[광주/전남]서울∼강진 정약용선생 유배길 따라 걷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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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동호회 20여명 모집, 오늘부터 22일까지 체험

조선 후기 실학을 집대성한 다산 정약용(1762∼1836)의 남도 유배 길을 체험하는 행사가 처음으로 마련됐다. 전남 강진군이 주최하고 다산동호회가 주관한 ‘다산 유배길 아카데미’ 참가자 20여 명은 5일 1801년 당시 의금부 터였던 서울 종로구 견지동 제일은행 본점 앞에서 강진으로 출발한다. 이들은 숭례문∼남태령∼과천∼진위∼평택∼공주∼계룡∼정읍∼장성∼나주∼영암 등 4개 시도를 거쳐 22일 유배지인 강진군 도암면 다산초당에 도착할 예정이다.

다산동호회와 다산실학연구원 등은 다산이 환갑을 맞아 직접 쓴 ‘자찬묘지명(自撰墓誌銘)’ 기록을 토대로 유배길 체험 일정을 짰다. 자서전 성격인 자찬묘지명에는 다산이 유배 길에 오른 날자와 거쳐 간 곳, 도착일 등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이들 단체가 유배 길을 사전 답사한 결과 서울에서 강진까지 거리는 약 420km였다.

이번 유배 길에는 고교생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해 다산의 정신을 계승한다. 선진 학문과 사상의 교류, 경향(京鄕)문화와 지방문화의 소통, 길 위의 인문학 등 강좌를 통해 다산 유배 길을 재해석하는 시간도 갖는다. 첫날인 5일에는 체험에 앞서 무예 24기 시연과 과거 곤장 치는 모습, 주리 트는 모습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다산동호회는 앞으로 사단법인 다산연구소, 화성연구회, 경기 남양주시 다산학습동아리인 ‘여유당’, 남양주시 다산교육문화원, 무예도보통지 24기 보존회, 아름다운 도보여행 등 단체와 함께 다산의 유배 길을 경유하는 문화벨트를 만들기로 했다.

윤동옥 다산동호회장은 “올레길, 둘레길, 마실길 등 걷기 열풍이 일고 있지만 옛 선현의 유배 길을 따라 걷는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다산 유배 길을 새로운 문화관광 콘텐츠로 개발해 정기적으로 체험 행사를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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