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규모가 150억달러(약 20조원)에 이르는 미국 내 양돈업 종사자들에게 이번 사태는 재앙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전 세계 양돈업으로의 피해 확산이 우려되는 시점이다.
문제는 SI의 감염이 전적으로 돼지를 통해서 이뤄지거나 돼지고기를 먹는다고 감염되는 것은 아니라는 데 있다.
SI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과거에 찾아볼 수 없었던 인간과 돼지, 조류인플루엔자의 변종이지만 이번 사태 발발부터 SI로 굳혀져 불리고 있다.
미 아이오와 주(州) 디모인 외곽에서 돼지 600마리를 키우고 있는 프랜시스 길모어(72) 씨는 "우리가 다 죽을 지경"이라며 "도대체 이번 전염병 이름을 붙인 이가누구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미양돈업자위원회(NPPC) 데이브 워너 대변인은 "불행한 단어의 선택이었다"며 "돼지 인플루엔자라는 말이 사람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멕시코와 미국 일부에서 나는 돼지고기 수입 중단조치를 취했으며, 이로 인해 미국의 양돈업자들은 올해 들어 봄이면 매년 돼지값이 오르는 특수 현상마저 기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과 5월 사이 미국 내 돼지고기 가격이 100파운드(약 45kg)당 70달러를 넘어선 데 반해 올해에는 28일 오전 가격을 기준으로 평균 59달러에 머물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문가들 사이에서 SI의 명칭을 바꾸자는 의견이 끊이지 않고 있으나 이미 그 용어가 굳혀진 상황이라 개명이 녹록치 않다.
유럽연합(EU)의 보건당국은 '신(新) 플루'라고 부르자고 제안했으며, 브라질의 양돈업자들도 세계보건기구(WHO)에 질병의 명칭이 양돈업에 미치는 영향이 심대하다며 이의 개칭을 요구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WHO는 SI의 명칭에서 '스와인(Swine.돼지)'을 뺄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질병의 확산속도 못지 않게 빠르게 전파되는 SI 병명이 경제적으로 미치는 파장은 심대하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랄레이에 사는 메리베스 윈스테드(44) 씨는 "당분간 돼지고기를 식탁에 올리게 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