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병사10명중 1명은 부적응자"

  • 입력 2006년 12월 4일 17시 44분


병사 10명 중 1명이 군 생활에 적응을 못하지만 이들을 가려내거나 적응을 도와줄 장치가 군 부대 내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4일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는 '군복무 부적응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는 이화여대 산학협력단이 병무청, 육군훈련소, 육군 5개 사단 총 7개 부대를 방문해 병사 9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심층면접, 문헌조사 등을 통해 실시했다.

진단 결과 조사 대상자의 10.9%인 103명이 편집증과 적대감, 대인민감성 등을 느끼는 군 생활 부적응자로 나타났다.

부적응 병사 103명에게 원인을 중복 선택하게 하자 49명이 선임병과의 갈등을 꼽았고 비합리적인 군대문화(47명), 고된 훈련(30명), 부당명령 및 처벌(29명), 제대 후 진로부담(22명) 순으로 응답했다.

반면 성격문제(16명), 가정문제(12명), 여자친구 문제(9명), 성문제(4명)라는 '개인적 사유'는 상대적으로 소수였다.

그러나 군 간부 142명을 대상으로 병사의 부적응 원인을 답하게 한 결과 가정문제, 성격문제, 여자친구 문제 순으로 답해 일반 병사들과 큰 인식차를 보였다.

한편 간부 대상으로 정신진단검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 대상자의 28.4%인 40명이 부적응자로 나타나 일반 병사보다 부적응도가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과다한 업무와 부적응 병사 관리에 따른 스트레스, 상사와의 갈등 등으로 빚어지는 심리적 어려움 때문이라고 응답자들은 답했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군 내 인성 검사 시 심리검사 전문가 활용, 학생생활기록부 활용, 판정이 어려운 대상자들에 한해 정밀진단캠프 운영 등을 제안했다.

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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