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고교 수준별 수업 부실” 교육계 “현실무시 곁핥기”

입력 2005-12-09 02:59수정 2009-09-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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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수요자 중심의 제7차 교육과정이 부실 운영되고 있으며 대입 전형 방식과의 연계가 불합리하다는 내용의 정책 감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이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감사 결과가 고교와 대학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피상적인 문제점만 지적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감사원은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교육인적자원부 등 11개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한 ‘수요자 중심 교육과정 운영실태’ 감사 결과 고교 교육과정과 대입제도 간 연계가 불합리하고 수준별 학습 운영도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수준별 이동 수업 부실=감사원이 전국 2078개 고교를 대상으로 영어 수학 과목의 학습능력별 이동 수업 여부를 조사한 결과 19.3%인 402개만이 이동 수업을 실시하고 있었다. 이동 수업 후 보충 과정까지 하도록 한 지침에 따른 학교는 7.9%인 164개교에 불과했다.

또 학교의 교사만으로 선택과목 수업이 어려울 경우 순회교사나 시간강사를 적극 활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1238개 일반계 고교 가운데 72.2%인 894개 학교가 이를 따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리 ‘가’형 가산점 줘야=감사 결과 2005학년도 4년제 105개 대학 이공계열 입학생 4만6984명 가운데 55%인 2만5863명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수리영역에서 ‘나’형을 선택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행 수능 제도에서 수리영역은 미적분 등 수학Ⅱ가 포함된 심화 과정은 ‘가’형, 인문계 학생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Ⅰ 과정은 ‘나’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또 이공계 입학생의 29%인 1만3138명이 과학탐구가 아닌 사회탐구 과목을 선택한 뒤 이공계 대학에 입학하고 있어 대학 전공과목 공부에 필요한 과목의 예비지식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입학 전형에서 수리 ‘가’형을 선택하는 이공계열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줘야 한다는 의견을 각 대학 측에 제시했다.

2005학년도 수능의 경우 ‘가’형과 ‘나’형에서 원점수 만점을 받아도 대입 전형에 반영되는 표준점수에서는 ‘가’형이 ‘나’형보다 13점(10%) 정도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현실 모르는 감사” 지적=제7차 교육과정은 수준별 수업 등 학생의 과목 선택권 보장을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고 교육부도 이를 인식하고 있다.

수준별 이동 수업을 하려면 교수학습 자료, 교실, 교원이 충분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교육 여건이 턱없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내년 3월부터 여러 학교를 돌며 가르치는 순회교사제도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지만 역시 한계가 있다.

그러나 감사원이 제기한 수리 ‘가’ ‘나’형의 난이도 차이로 인한 유·불리 현상은 이미 대학들이 여건에 따라 가산점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내 주요 대학 등 중상위권 대학들은 이공계열이나 의약학계열에서 수리 ‘가’형과 과학탐구 선택 수험생에게 일정한 가산점을 주고 있다.

하지만 신입생 모집이 어려운 대학의 경우 수리 ‘가’형과 과학탐구에 가산점을 주며 학생을 모집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이 누구보다 선발 방법을 고민하고 있고 대학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정부의 원칙”이라며 “가산점을 줘도 과목 간 차이를 똑같이 맞추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홍성철 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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