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첼시 매각대금 우크라에 사용하라”…러 재벌에 최후통첩

  • 뉴시스(신문)

25억 파운드 기부 약속 미이행에 법적 조치 경고


영국 정부가 러시아 억만장자 로만 아브라모비치에게 약속한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자 지원 기금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17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2022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 매각 당시 아브라모비치가 공언한 25억 파운드(약 4조9300억원) 규모의 기부금이 아직 전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첼시 구단 매각 당시 아브라모비치가 한 약속을 지킬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정부는 이 자금이 전쟁 피해자에게 전달되도록 법원을 통해 강제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아브라모비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연계성으로 인해 영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올랐고, 이로 인해 2022년 첼시 구단 매각을 강제당했다. 당시 그는 매각 수익을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자를 위한 인도주의 기금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해당 기금은 영국 내 은행 계좌에 동결된 채 남아 있으며, 기부 방식과 관련 기구 설립 문제로 인해 협상이 여러 차례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대금 총 42억5000만 파운드 중 25억 파운드가 이에 해당한다.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도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25억 파운드가 여전히 계좌에 묶여 있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아브라모비치가 행동하지 않으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아브라모비치 측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브라모비치는 2003년 첼시를 인수한 후, 구단을 유럽 정상급 클럽으로 성장시켰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첼시는 챔피언스리그 2회, 프리미어리그 5회 우승 등 주요 대회를 제패했다. 이후 구단은 미국의 토드 보얼리와 클리어레이크 캐피털 컨소시엄에 매각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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