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한중일 전통의학 네트워크 만들자”

  • 입력 2005년 1월 20일 20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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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전통의학은 한·중·일 3개국이 새로운 구심점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일본 국립 도야마(富山)의약과대학의 일본한의학연구소 핫토리 마사오(服部征雄·61) 소장이 3개국의 공동 동양의학연구센터 설립 등을 협의하기 위해 18∼19일 대구한의대를 방문했다.

핫토리 소장은 “일본이 19세기 메이지유신(明治維新) 때 전통의학을 폐기 처분한 것은 잘못이었다”며 “지금 일본에서는 동양의학의 가치를 재발견하려는 움직임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야마의약과대학은 지난해 10월 국내 한의대와는 처음으로 대구한의대와 교류협력을 맺고 두 나라의 전통의학을 공동으로 발전시키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일본 전통의학 중심지인 도야마현은 2001년 일본전통한의학 특구로 지정된 이후 산·학·연 클러스트가 형성돼 동양의학의 국제화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지역.

대구 약령시를 둘러본 그는 전통의학이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분야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야마현의 전통의약품 제조회사들은 일본 전역의 가정에 각종 상비약을 제공한 뒤 1년 후 얼마나 사용했는지, 효과는 어땠는지를 꼼꼼히 점검해 사용한 만큼 돈을 받는다”며 “이 방식이 전통의학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높이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야마의약과대학이 2년 전부터 ‘일본한의학’을 필수과목으로 개설한 데 이어 지금은 일본의 모든 의과대학에서 한의학을 가르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통의학이 새롭게 주목받는 것에 대해 그는 서양의학만으로는 치료하기 어려운 ‘생활습관형 질병’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3개국의 전통의학은 한 뿌리인 만큼 협력 체계를 구축하면 훨씬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를 중심으로 인체의 360여개 경혈(經穴·침을 놓거나 뜸을 뜨는 자리)의 명칭과 위치 등을 통일하는 작업이 한창 추진되고 있다”며 “한·중·일 어디서나 몇 번 경혈은 어디라는 것이 통일되면 전통의학 표준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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