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이수동교수 "국립대 유치보다 시립대 설립을"

  • 입력 2003년 12월 8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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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온 대학 유치가 최근 잇따라 무산돼 대학 유치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울산 중구 다운동 다운목장 일대 12만3000평에 대학을 설립하기 위해 올 1월 ㈜화승으로부터 부지를 매입한 학교법인 동명문화학원(이사장 배명인·裵命仁·전 법무부장관·부산 남구 용당동 소재)은 최근 울산시에 보낸 공문을 통해 “급변하는 교육환경 등으로 울산 캠퍼스 설립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학원 측은 이곳에 올 연말 대학 건물을 착공, 2008년까지 첨단기술산업 중심의 4년제 특성화 대학을 설립키로 했으며, 시는 대학유치를 위해 부지 매입을 적극 알선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부터 시가 추진해온 부산 부경대 유치 계획도 ‘대학발전기금 1500억원 무상 제공’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지만 교수와 학생들의 반발로 9월 무산됐다.

당시 “울산에 부경대 제2캠퍼스를 우선 유치한 뒤 단계적으로 대학 전체를 유치하는 것이 학내 반발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라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경북대 김달웅(金達雄) 총장이 8월 “울산에 제2캠퍼스와 대학병원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공식 밝혔으나 시는 “부경대 이전 협상에 걸림돌이 된다”며 경북대측의 ‘러브콜’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울산기능대 이수동(李樹同) 교수는 최근 열린 심포지엄에서 “울산시립대학을 먼저 설립한 뒤 장기적으로 국립대 유치운동을 추진해야 한다”며 전략수정을 촉구했다.

‘울산 국립대 설립 범시민추진단’ 박일송(朴一松·춘해대 교수) 단장은 “울산으로 캠퍼스 이전 의사를 타진해온 3, 4개 국립대와 접촉하고 있으나 생활터전을 옮겨야 하는 교수와 학생들의 반대로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한편 지난해 울산지역 대학 진학자 1만3012명 가운데 울산의 유일한 4년제 대학인 울산대학(정원 7050명) 진학자는 5272명(40.6%)에 불과하고 7740명(59.4%)은 타 지역 대학에 진학했다. 이에 따른 시민들의 연간 대학 교육비 추가 부담액이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1994년부터 국립대 유치운동을 펼쳐온 시는 지금까지 시민의 절반인 57만명의 서명을 받아 9월 청와대와 교육부 등에 대학 설립 건의서를 제출했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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