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대다수가 꼽은 ‘새 천년의 생존법’이다. 장영실 정약용 백남준과 같은 인물 유형이 모든 연령대에서 골고루 많은 추천을 받았다. 이는 ‘정보화 사회’, ‘실력 위주의 사회’라는 새천년의 시대정신에 부합되는 결과로 보인다.
반면 정몽주류의 지조파가 50대, 40대에서 각각 2,3위를 기록했으나 30대, 20대에서는 8,9위로 밀려난 것은 냉엄한 현실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황 이이처럼 ‘고매한 인격자’나 순수학문에 정진한 학자들이 아예 거론조차 되지 않은 점만 해도 그렇다.
‘세상은 고상하지도 만만하지도 않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 진짜 실력이 필요하다.’
새천년에 대한 우리 시대의 ‘평균적 인식’은 대략 이런 게 아닐까. 그래야 이방원(야심가) 한명회(모사가) 김선달(수완가) 등이 새천년의 ‘난 사람’으로 복권된 점도 납득할 수 있게 된다.여성 응답자가 황진이를 2위(남성의 응답 결과로는 6위)에 올려놓은 점도 짚어봐야 할 대목. 소설가 김주영씨는 “연예(인)문화가 단순히 보고 즐기는 차원을 넘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문화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한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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