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처리 수방대책, 막을수 있는 「水魔」더 키웠다

입력 1998-08-10 06:34수정 2009-09-2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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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째 서울 경기지역을 휩쓴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는 관계당국의 안이한 ‘겉치레’ 수방(水防)대책 때문에 그 규모가 더 커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해당 시도나 군이 ‘눈에 보이는’ 공사에만 치중, 본질적인 홍수방지를 위한 투자를 외면해온 것도 피해를 확대시킨 한 요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96년 한차례 물난리를 겪었던 파주시는 지난해 문산 펌프장을 추가로 완공했다. 그러나 이 펌프장은 이번 물난리에 그 기능을 거의 발휘하지 못했다. 배수용량이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95년 24억원을 들여 금촌동 배수펌프장을 완공한 뒤 도시전체가 물에 잠기는 수재를 겪고 펌프장을 추가로 설치하면서도 기존 처리용량의 2분의 1 규모로 설치하는데 그친 것.

서울시도 중랑천 상류지역이 지대가 높아 안전지대란 이유로 배수펌프장을 설치하지 않고 중랑천의 하상(河床)을 낮추는 준설작업도 60%밖에 하지 않아 상계동 침수를 확산시켰다.

서울시는 또 시내 전역의 하수관이 70년대초 설계돼 최근의 국지적인 집중호우에 대비하기에는 부족한데도 그대로 방치해뒀다가 집중호우로 빗물이 역류할 때마다 예산타령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자체는 하천의 바닥을 낮추는 공사 대신 시멘트로 제방을 보강하는데 주력, 하상만 높여 범람에 따른 피해 규모가 커졌다는 지적이다.의정부와 동두천의 소하천과 서울 도봉구 방학천이 이같은 케이스.행정자치부의 수해대책도 ‘뒷북치기’양상은 마찬가지.

재해대책 부서들은 수십차례 나타난 엘니뇨 등 기상이변과 중국 양쯔강 홍수를 강건너 불구경하듯 방관하면서 재래식 분류방식에 따라 재해 빈발지역만 ‘재해위험지역’으로 지정했다.

이번 호우 피해지역 대부분이 행자부의 ‘위험지역’지정에서 제외됐다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 3만4천여명의 이재민이 생긴 경기 북부지역 대부분과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송추계곡 등이 행자부의 지정구역이 아닌 것이다.

〈이진영·정위용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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