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선 운행중단]사전점검 소홀 조기개통 『화근』

  • 입력 1997년 1월 10일 20시 23분


《서울지하철 5호선 전동차 운행중단사고는 충분한 준비와 점검을 하지 못한 채 서둘러 개통한 데 기인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5호선을 관장하는 도시철도공사는 당산철교 철거에 따른 교통대책의 하나로 5호선 도심구간 개통을 앞당겼다. 이 때문에 전동차 시격(출발간격)조정을 위한 영업시운전을 10일밖에 실시하지 못했다. 운행시격 변경과 이에 따른 문제점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결과 전동차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운행중단사고가 발생한 것.》 「河泰元 기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울의 동서를 관통하는 기간노선임을 자랑했던 5호선에 대한 대대적인 재점검이 불가피하게 됐다. 일단 서울시와 도시철도공사측은 사고의 원인을 세가지로 보고 있다. 첫째, 출퇴근 시민들을 위한 수송대책으로 열차를 2분30초 간격으로 너무나 촘촘하게 배치한 결과 해당 구간내에 많은 차가 몰리면서 과전류가 흐르는 바람에 전력공급이 끊겼다는 것. 둘째, 지하철에는 과전류가 흐르는 것에 대비해 △선로 △집전장치 △전동차에 3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이때 통상적으로 전동차위쪽에 있는 차단기는 끊어지지만 바퀴옆 제어장치에 있는 차단기는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 그러나 이번에는 바퀴옆 제어장치내의 차단기마저 끊어져버려 빠른 복구가 어려웠다. 셋째는 운전자의 숙련도 부족. 2기 지하철 전동차 운전석 내부에 있는 모니터를 보면 열차의 장애요인을 알 수 있고 숙련된 기관사라면 응급조치를 취해 신속히 열차운행을 재개해야 하나 당황한 결과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고대책반의 늑장 출동도 문제. 실제로 사고구간이 아닌 발산∼오목교역 사이의 터널구간에는 3대의 전동차가 2시간동안이나 갇혀 있어야 했다. 안내방송도 제대로 안돼 운행중단 30분이 지날 때까지 『잠시 열차운행이 지연되니 기다려달라』며 사고발생상황을 정확히 알리지 않았다. 지하철공사가 운영을 맡고 있는 1∼4호선 구간에서는 『5호선의 운행이 전면중단됐다』는 짤막한 소식만이 흘러나왔을 뿐 정확한 원인이나 얼마나 있으면 운행이 재개될 수 있다는 등에 대한 안내가 전혀 없어 시민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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