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北대화 복귀 최우선 과제… 트럼프 4월 방중前 물꼬 기대
習 부담 고려 북핵 거론 안했을수도
李, 서울∼베이징 열차 구상 거론… 中 “흥미롭게 본다”면서도 신중
상하이 도착
중국 국빈 방문 사흘째인 6일 상하이 푸둥국제공항에 도착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영접을 나온 화동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상하이=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단기적·장기적인 구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이 회담을 통해 모색하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밝힌 ‘창의적 방안’은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중국이 ‘관여(engage)’하는 방안이 핵심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공식 문서에서 북한 비핵화를 지운 중국을 고려해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를 거론하지 않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4월 방중 전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대북 설득 역할을 중국에 당부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가 6일 중국방문 두번째 도시인 상하이 푸동 국제공항 도착해 영접나온 천위젠 상하이시 부시장과 인사하고 있다. 20260106 청와대사진기자단 상하이=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李, 여러 장단기 창의적 방안 제시”
청와대는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선 일단 북한의 대화 복귀를 가장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단기 과제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방중을 계기로 북-중 관계 복원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정부가 이 대통령의 1월 방중을 중국에 강하게 타진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 방중 전 북-미 대화나 남북 대화 재개의 물꼬를 트기 위해선 중국의 관여가 필수적이라는 점이 주요하게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김 위원장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한반도 안정을 중시하는 만큼 북-미 대화 추동을 위한 이른바 ‘페이스메이커(pacemaker)’ 역할에 동참해 달라는 것.
정부 소식통은 “북한과의 채널이 있는 중국이 간접 의사 교환 통로가 돼줬으면 하는 게 우리 정부의 생각”이라며 “북-미 대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전했다. 다른 정부 소식통도 “이 대통령이 창의적인 방안을 많이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장기적 방안으로 앞서 통일부가 업무보고에서 제안한 서울과 베이징을 잇는 열차 구상이나 북한의 원산갈마 해양관광지구를 활용한 관광 구상 등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을 통하는 북한 대상 사업인 만큼 중국이 한반도 평화에 자동적으로 관여 또는 기여할 수 있다는 구상인 셈이다. 다만 정부 소식통은 “장기적으로 길게 봤을 때란 (가능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중국 측은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중국은 ‘흥미롭게 잘 보고 있다’면서도 점진적, 단계적으로 해 나가야 할 일이 많다는 반응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북한의 9차 노동당 대회 등 올해 상반기 정세를 지켜보면서 시간을 두고 한중이 소통해 나가자는 취지로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대화 재개가 우선’ 방침에 비핵화 거론 안 해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공개적으로 거론되지 않은 것도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 내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첫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양 정상은 모두 발언이나 사후 자료에서 북핵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중국은 대한반도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북한을 고려해 비핵화 표현을 쓰지 않아 왔다. 우리 정부 역시 북한 비핵화 원칙을 견지하고 있지만 최근 ‘비핵화’ 표현 대신에 ‘핵 없는 한반도’를 공개적으로 쓰고 있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대북 관여에 대한 시 주석의 부담을 고려해 북핵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 소식통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최우선 순위가 대북 대화 재개인 만큼 비핵화를 앞세울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 방중 3일 차인 6일 북한 노동신문은 러시아 파병 군인을 기리는 기념관 건설 현장에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을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건설 현장에서 딸 주애와 함께 나무를 심고 직접 지게차를 모는 모습도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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