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3년째 쪼그라든 한미훈련 더 축소… 軍안팎 “허울뿐인 훈련”

박효목 기자 , 신규진 기자 , 신진우 기자 입력 2021-08-07 03:00수정 2021-08-0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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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논란끝 축소 실시로 가닥
2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헬기가 계류돼 있다.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이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을 실시하되,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더 축소해 실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한 2단계인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은 이번에도 예행연습만 이뤄지게 돼 ‘실속 없는 훈련’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 군은 2018년 평창 올림픽 때를 제외하고는 한미 연합훈련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며 “전작권 전환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하면서 우리 군이 할 일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통신선 복원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비난 담화 이후 여권에서 훈련 연기 주장이 나왔지만 일단 훈련은 한다는 뜻이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도 이날 “한미 합동훈련은 시행돼야 한다. 한미 간 신뢰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했다.

다만 국방부는 10∼13일 사전 훈련을 거쳐 16일부터 9일간 훈련을 진행하되, 참여 인원을 줄이는 등 훈련 규모를 더 축소하는 방안을 미국 측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야권에서는 “북한 눈치를 본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전작권 전환 이후 상황을 가정해 한국군의 작전 수행 및 통제 역량을 점검하는 FOC 훈련은 지난해 하반기, 올해 상반기에 이어 이번에도 예행연습만 실시돼 한미가 목표로 한 연내 평가는 어렵게 됐다.

한미 연합훈련 이달 중순 실시… 규모 더 줄일듯
靑 “평창올림픽때 빼곤 훈련 진행”참여인원 축소 등 美와 논의중
전작권 전환 검증은 ‘예행연습’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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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에서 제기된 한미 연합훈련 연기론에도 불구하고 일단 한미 정부는 상반기 연합훈련 정도로 규모를 축소하되 예정대로 훈련을 진행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동맹인 미국과의 관계,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이 훈련 실시라는 기존 태도를 바꾸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전작권 조기 환수를 위해 훈련은 진행하면서도 향후 남북 관계 등을 고려해 규모를 축소하는 타협책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반대로 전작권 전환 2단계 검증(FOC·완전운용능력)은 예행연습으로만 진행되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훈련 인원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군 안팎에서 허울뿐인 훈련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軍, 사전연습훈련 계획대로 진행

청와대 관계자는 6일 “정부는 전작권 전환 문제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정치권에선 취소나 연기론을 주장할 수 있지만 정부는 정부의 입장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정대로 훈련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연합훈련은 야외의 대규모 기동 병력이 동원되지 않는 연합 지휘소 훈련이자 전작권 회수를 위해 불가피한 절차”라며 “한미 간 신뢰를 위해서도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한미 군 당국은 10일부터 진행될 훈련의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까지 정상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조만간 CMST를 위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점검에 들어갈 예정이고, 원인철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이 주관하는 연합훈련 세미나도 3일부터 이날까지 계획대로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에는 연합훈련에 참가할 미 증원 병력이 순차적으로 입국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한미 간 논의를 주무하는 군 당국은 미군 측에 훈련 연기를 요청한 적도, 요청할 계획도 없다”고 전했다.

○ FOC는 3차례 연속 예행연습만

그러나 훈련의 규모는 당초 계획했던 수준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강화된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훈련 기간 중 합참과 한미연합사에 파견되는 예하 부대 인원 이동에 일부 어려움이 있어 참가 병력이 대폭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이 이뤄지는 지휘소 내부에서도 인원 간 2m 거리 두기를 엄격히 시행해야 한다는 점도 추가 축소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미군도 우리 군으로부터 전달받은 방역지침을 존중하겠다는 태도다. 이를 바탕으로 한미 당국은 16일 본훈련 전까지 규모를 더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군 내부에선 지난해 하반기 훈련처럼 주간에만 훈련을 실시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미는 16∼26일 이뤄질 연합훈련에서 지난해 하반기, 올해 상반기에 이어 또다시 FOC를 예행연습만 하기로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FOC 검증에 대한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예행연습만이라도 실시되는 건 우리 군의 요청 때문이다.

전작권 전환에 대비해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맡는 미래연합사령부 체제로 훈련을 해보는 것인데, 각각 일주일씩 진행되는 1부(방어)와 2부(반격) 훈련에서 김승겸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은 1부와 2부 각각 하루만 사령관을 맡아 군을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훈련 기간엔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이 현행 체제대로 사령관을 맡는다.

이번까지 3차례 연속 예행연습만 이뤄지는 상황을 두고 군 일각에선 “사실상 실속 없는 훈련”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소식통은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 FOC 예행연습은 사령관만 교체해 보는 게 아니라 미래연합사 예하에 꾸려질 각 군 구성군을 전제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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