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사법시험 부활”, 유승민 “육아휴직 3년”, 원희룡 “반반주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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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최재형 ‘대세론’ 경쟁 맞서… 정책 이슈 선점해 차별화 움직임
“국정은 벼락치기 아냐” 공세도… 하태경 “정규직도 상시해고 허용”
윤희숙, 52시간제 탄력 적용 공약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일정이 확정되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제외한 당내 경쟁 후보들은 정책 선점 경쟁에 나섰다. 비교적 정치권에 늦게 발을 들인 윤 전 총장, 최 전 원장을 향해 “국정은 벼락치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하는 동시에 ‘준비된 후보’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 대선 재수생 유승민·홍준표 ‘공약 릴레이’
유승민 전 의원은 5일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에서 ‘저출생 대책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에서 앞세웠던 ‘따뜻한 보수’ 이미지를 다시 꺼내 들었다. 그는 “민간에서 일하는 엄마 아빠 모두에게 육아휴직 3년을 보장하겠다”며 “자녀가 18세가 될 때까지 3회에 걸쳐 나눠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2015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시절 공무원연금 개혁을 주도했던 유 전 의원은 고갈 시점을 늦추는 방향의 국민연금 개혁을 주장하는 한편 하태경 의원과 함께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상태다.

또 다른 대선 재수생인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에 자신의 이니셜을 딴 ‘JP의 희망편지’라는 이름으로 13차례에 걸쳐 공약을 발표하며 보수 성향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는 “흉악범에 한해서는 사형 집행을 부활하겠다”며 1997년 이후 중단된 사형 집행을 재개하겠다고 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대입 수시 제도를 폐지하고 정시로만 선발하고 법학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 국립외교원을 없애고 사법시험과 외무고시를 부활시키겠다고 했다. 방송 분야에서는 KBS의 수신료를 폐지하고, MBC를 상업방송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 원희룡 ‘반반주택’…하태경·윤희숙 ‘규제 개혁’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지난달 말 1호 공약으로 첫 내 집 마련 비용의 절반을 국가가 부담하는 ‘반반주택’을 내세웠다. 원 전 지사는 “국가가 주택 구매 비용의 반값을 부담하는 대신 지분도 공동 보유하는 것”이라며 “신혼부부를 시작으로 전체 무주택자까지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주도한 탈원전 정책, 임대차 3법, 소득주도성장 등을 꾸준히 비판해 온 원 전 지사는 다음 주부터 교육 공약 등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하태경, 윤희숙 의원은 경제 활성화를 위한 노동시장 개혁과 규제 폐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청년일자리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부적격자와 저성과자 상시 해고가 가능하도록 70년 묵은 근로기준법을 개정하겠다”며 “대기업과 공공부문 정규직 정원의 10% 범위 내에서 상시 해고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출신인 윤 의원은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과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 52시간제 탄력 적용 등을 약속한 상태다.

○ 尹·崔 겨냥 “국정은 벼락치기 아냐” 공세
당내 유력주자인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아직까지 공약을 발표하지 않은 채 전·현직 의원 영입 경쟁을 벌이면서 당내 대세론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자 당내 경쟁 주자들은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을 싸잡아 “준비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공정이나 헌법정신처럼 구름 잡는 소리를 하면서 그게 정치이고, 정책은 한 급이 낮은 것처럼 생각하는 후보는 생각을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준비가 안 되셨다면 벼락치기 공부라도 해서 다시 나오라”고 꼬집었고, 원 전 지사도 “준비가 없다면 소신 없이 주변인들에게 휘둘리는 허수아비, 꼭두각시 대통령이 될 뿐”이라고 했다. 당 관계자는 “당내 기존 주자들은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이 아직 준비가 부족하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정책 경쟁을 유도하고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국민의힘#대선후보#후보별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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