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경찰 선거개입 여부’ 수사…‘고래고기 사건’ 잊혀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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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11일 1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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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하 “고래고기 관련 검찰 당당하게 경찰 출석해야”

변동기 광역수사대장이 지난해 6월 27일 울산경찰청 프레스센터에서 고래고기 압수물 불법환부 의혹사건과 관련해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검찰의 비협조로 사건 실체 규명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2018.06.27/뉴스1 © News1
변동기 광역수사대장이 지난해 6월 27일 울산경찰청 프레스센터에서 고래고기 압수물 불법환부 의혹사건과 관련해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검찰의 비협조로 사건 실체 규명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2018.06.27/뉴스1 © News1
“검찰의 비협조로 (고래고기)사건 실체 규명이 어려웠다.”

울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해 6월 고래고기 불법 유통 사건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검찰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울산 고래고기 무단 환부 사건은 2017년 4월 검찰이 멸종위기종인 밍크고래를 불법 포획한 일당 24명을 검거하고 북구의 한 냉동창고에 보관 중이던 밍크고래 고기 27톤(시가 40억원 상당)을 압수했으나 검찰이 약 한 달만에 피고인 신분인 유통업자에게 21톤을 되돌려준 사건으로 경찰이 위법성이 있는지를 두고 수사 중이다.

당시 ‘경찰 수사권 독립’의 상징으로 불리며 울산경찰청장으로 있던 황운하 현 대전지방경찰청장은 취임 이후 이 사건과 맞물려 임기 내내 검찰과 각을 세웠다.

황 청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울산 고래고기 환부사건은 검찰이 수사를 무력화 한 것”이라며 “검찰 비협조가 수사 난항에 영향이 컸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9일 지방선거 당시 김기현 전 시장의 동생을 수사한 경찰관을 지목하며 압수수색을 벌인 검찰에 대해 “울산경찰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하등의 이유가 없다”며 “경찰 수사 정당성에 타격을 가하겠다는 그런 의도를 가지고 진행되는 결정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 라디오 매체를 통해 밝혔다.

이처럼 검찰이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수사를 지휘했던 황운하 전 청장의 선거 개입 수사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시점에 당시 검찰과 각을 세웠던 경찰의 ‘고래고기 불법 유통 사건’은 잊혀지고 있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조약골(왼쪽), 황현진 공동대표가 13일 울산지방경찰청 앞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경찰청에 고발장을 전달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지난해 4월 불법포획된 고래고기를 유통업자에게 돌려준 것으로 알려진 울산지방검찰청 담당 검사 2명을 직권남용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2017.9.13/뉴스1 © News1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조약골(왼쪽), 황현진 공동대표가 13일 울산지방경찰청 앞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경찰청에 고발장을 전달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지난해 4월 불법포획된 고래고기를 유통업자에게 돌려준 것으로 알려진 울산지방검찰청 담당 검사 2명을 직권남용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2017.9.13/뉴스1 © News1
울산광역수사대 관계자는 11일 뉴스1과 전화에서 “고래고기 불법 유통 사건은 현재 진행중”이라면서도 “고래고기사건으로 고발당한 검사들은 단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당 검사는 고래고기 환부사건과 관련해 2017년 9월 고래보호단체 핫핑크돌핀스로부터 고래고기 불법 유통 사건과 관련해 직무유기, 직권남용 등 혐의로 울산경찰에 고발됐다.

황 청장은 이임전 “당시 지휘 부장검사와 해외 출장을 간 담당 검사 조사 없이는 어렵다보니 수사가 늦어졌다”며 “조사 여부를 떠나 소환 요청 후 절차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해외연수에서 돌아온 해당 검사는 경찰의 거듭되는 소환 요청에 불응하며 “합법적으로 고래고기를 돌려줬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서면으로 두 차례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청장은 이에 대해 “선거개입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소환하면 기꺼이 공개적으로 당당하게 응할 것”이라며 “검찰도 고래고기사건으로 고발당한 검사들이 출석 요구를 받으면 저와 같이 출석을 해야 한다”고 맞섰다.

(울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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