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많은 민주, 당권 투쟁 본격화

  • 입력 2008년 4월 14일 03시 00분


孫대표, 방역요원 격려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오른쪽)가 13일 전북 김제시 용지면 용수리의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초소를 찾아 방역요원을 격려하고 있다. 김제=연합뉴스
孫대표, 방역요원 격려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오른쪽)가 13일 전북 김제시 용지면 용수리의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초소를 찾아 방역요원을 격려하고 있다. 김제=연합뉴스
당 현대화, 국민 생활 속으로 ‘하향하(下向下)’, 중도개혁론, 선명한 정체성….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이 모인 통합민주당에서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앞두고 사실상 노선투쟁이 시작됐다. 하지만 백가쟁명 식으로 터져 나오는 이런 구호의 이면에는 자파 세력이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속내가 담겨 있다.

▽당권 도전 속속 시사=김효석 원내대표는 1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띄운 글에서 “전당대회가 당의 현대화를 시작하는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당 살리기 해법을 가장 잘 이행할 수 있는 당 체제와 인물을 찾는 게 순서”라는 말도 남겼다. 정부 관리와 교수를 지낸 뒤 3선 고지에 오른 지역구 의원(전남 담양-곡성-구례)인 자신이 당 현대화를 위한 적임자라는 뜻으로, 당권 도전의 운을 뗀 셈이다.

친손학규계로 서울 동작갑에서 재선에 성공한 전병헌 의원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좌향좌냐 우향우냐의 소모적 이념 논쟁이 아닌 낮은 자세로 국민의 생활로 들어가는 ‘하향하’의 생활정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발언은 손 대표가 총선기간 자주 거론한 ‘민생야당론’과 맞닿아 있다.

박상천 공동대표는 일찌감치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그는 11일 “중도개혁 노선을 가겠다. 총선 때 민생을 앞세우면서 강한 야당의 모습을 부각시키지 못한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옛 열린우리당의 색채를 빼면서 동시에 총선 패배에 대한 손 대표의 책임을 묻겠다는 뜻이 담긴 말이다.

천정배 의원 역시 “누구를 뽑느냐보다 새 대표가 무엇을 할지가 중요하다”며 선명한 정체성 논쟁을 주도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임박한 구조조정=원내 의석이 141석에서 81석으로 40% 이상 줄어든 민주당으로서는 당직자 감원 등 구조조정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게다가 대통합민주신당과 옛 민주당의 결합으로 불어난 인원과 조직에 대한 구조조정도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그 대상과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5월 30일 18대 국회가 개원하기 전에 현재 260여 명인 당직자 가운데 100명가량을 줄이고, 서울 여의도에 남아 있는 옛 민주당사도 없앨 계획이다.

민주당은 현재 당 사무처에 100여 명, 당 기구인 한반도전략연구원(대통합민주신당 측)과 국가전략연구소(옛 민주당 측)에 100여 명, 원내에 60명가량의 연구원, 사무보조원 등이 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각 조직에 대한 통폐합 과정에서 계파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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