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선박 전방위 추적…대만→홍콩 화물선 첫 검문-억류

  • 입력 2006년 10월 2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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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따라 복수의 북한 선박을 감시 추적 중인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미국은 20일 북한 남포항을 떠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선박을 추적 중이다. 이 선박은 과거에 ‘군사 장비(military equipment)’를 운반한 전력이 있다.

미국 정부는 이와 별도로 22일 밤 홍콩에 도착한 북한 화물선 강남1호를 검색하도록 홍콩 당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홍콩 해사처는 23일 이 배를 억류하고 검문했다. 이는 안보리 결의안이 통과된 뒤 북한 선박에 대한 첫 검문이다.

미국은 추적 중인 북한 선박들의 검색 여부 및 방법을 놓고 PSI 참여국들과 긴밀히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은 PSI에 소극적인 한국에는 한반도와 동북아 주변 해역을 운항 중인 북한 선박 중 핵물질이나 군사 장비를 운반 중인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의 수와 항해 경로 등 구체적인 정보를 알려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는 20일 남포항을 떠난 선박과 23일 홍콩에 억류된 강남1호에 대한 정보를 국내외 언론 보도 이전에 미리 미국 정부로부터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강남1호가 홍콩에 도착하기 하루 전 유도미사일을 탑재한 프리깃함 게리호를 홍콩에 보내 정박시키고 강남1호에 대한 검문에 대비했다.

강남1호는 홍콩 해사처의 검문 결과 유엔 결의안에 따라 북한 반입이 금지된 핵이나 대량살상무기 관련 장비나 자금, 무기, 사치품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 홍콩 빅토리아 항 외곽에 정박 중인 이 배는 당초 2035t급으로 알려졌던 것과 달리 실제로는 700t 급의 단순 화물선으로, 대만 가오슝(高雄)에서 고철을 싣고 22일 홍콩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해사처는 “검문 결과 25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됐다”며 “이 중 12건은 항로 이탈, 화재예방 및 인명구조 장비의 부적합 등으로 억류가 가능한 항만국 통제(PSC·Port State Control)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해사처 관계자는 “강남1호가 올해 들어 홍콩에서 검문을 받은 9번째 북한 선박으로 이 중 6척을 억류한 적이 있다”며 “이번 조치는 통상적인 선박안전 검사의 하나로 안전규정 위반사항이 모두 시정되면 즉시 출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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