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40대 장관’ 발탁 필요성 제기]공직사회 ‘주축’ 확 바꾸나

  • 입력 2005년 8월 11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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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40대 장관’ 발탁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선 것을 계기로 공직사회에 강한 세대교체 바람이 몰아칠 전망이다.

청와대는 “세대교체는 시대의 대세이자 전 세계적인 흐름”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그리고 선진국에 해당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국가의 각료 연령도 50대(44.5%)를 주축으로 하되 30대(6.9%)와 40대(24.2%)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각료는 50, 60대가 주축을 이루면서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이해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 장관도 OECD 국가에서 평균 25.7%를 차지하고 있으나, 현 내각에는 1명(장하진·張夏眞 여성부 장관)뿐으로 30개국 중에서 꼴찌다. 이처럼 연령별 성별 불균형 현상이 심각하다는 게 청와대 측 진단이다.

이러한 논리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386세대의 전진배치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앞으로 40대 장관을 적극 발탁할 경우 현재 40대 초, 중반인 386세대의 공직 진출 기회가 크게 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현 정부 들어 고위공직자의 도덕성에 대한 국민의 잣대가 훨씬 엄격해졌고 그에 따라 올해 들어서만 여러 명의 고위공직자가 부동산 투기 등의 도덕적 하자로 잇따라 낙마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고위공직자 후보에 대한 인사검증을 하다 보면 50, 60대의 경우 병역이든 재산이든 뭔가는 하나씩 하자가 발견돼 극심한 인물난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재산축적 과정에서 편법을 동원하는 것이 당연시됐던 ‘고속성장’ 시대를 경험하지 않은 40대 신진인사 쪽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됐다는 설명이다.

청와대는 3일 이 보고서를 홈페이지의 ‘대통령과 함께 읽는 보고서’란에 올려 공개했으나 논란이 일 것을 우려한 탓인지 10일 아침 이를 삭제했다.

한편 1980년 8월 전두환(全斗煥) 정부가 들어선 이후 25년간 역대 정부에서 배출된 40대 장관은 모두 43명이다.

현 정부의 경우 첫 내각에 강금실(康錦實) 법무부 장관, 김두관(金斗官) 행정자치부 장관, 이창동(李滄東) 문화관광부 장관 등 3명이 있었으나 지금은 1명도 없다. 김대중, 노태우(盧泰愚) 정부 때도 3명씩의 40대 장관이 있었고 김영삼(金泳三) 정부 때는 5명이었다.

반면 전두환 정부에서는 아이로니컬하게도 무려 29명의 40대 장관이 배출됐다. 신군부 세력이 집권하면서 구정권의 유력 정치인이나 고위 관료들을 도태시킨 탓에 40대 인사의 발탁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5공 이후 최연소 장관은 1980년 9월 교통부 장관과 상공부 장관으로 각기 기용된 고건(高建) 전 국무총리와 서석준(徐錫俊) 전 경제기획원 장관. 두 사람은 당시 42세였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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