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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6월 30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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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셔츠를 입고 여행용 가방을 든 채 다소 초췌한 모습으로 귀국한 그는 소감을 묻자 “모든 것을 1일 감사원에 출두해 밝히겠다”며 “우선 김선일씨의 유족을 만나 잘못을 빌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김씨가 납치된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시점에 대해 “김씨가 실종된 날(5월 31일)로부터 10여일 뒤인 6월 11∼13일경으로 기억한다”며 “회사의 이라크인 직원을 팔루자에 보내서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라크 주재 한국대사관을 네 번이나 방문하고도 대사관에 피랍 사실을 알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는 “자체적으로 해결하려고 했기 때문”이라며 “미군측에도 알리지 않았다”고 짧게 대답했다.
또 김씨 피랍과 관련한 진술을 자주 바꾼 사실을 지적하자 김 사장은 “사실과 다르다. 진술을 바꾼 것은 한 번뿐이다. 모술공항에 직원 최욱씨가 고립됐다는 보도도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무장단체와 단독으로 협상을 벌인 것과 관련해 “종교와 종파 등 특수한 사정 때문에 이라크에서는 납치사건이 발생할 경우 보통 회사의 책임자 등이 혼자 협상에 나선다”며 “무장세력이 돈을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사관의 대피 경고를 무시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립경찰을 채용해 경계를 강화했기 때문에 별일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부산으로 내려가 김씨의 유족을 만나 잘못을 빌고 싶다”며 “1일 감사원에 나가 조사를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친동생 같은 선일이를 구하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구하지 못해 부모님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용서를 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감사원은 1일 오후 2시 김 사장을 불러 김씨의 피랍 사실을 알게 된 경위 및 김씨 석방교섭 과정의 의혹 등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감사원은 특히 김씨의 피랍 사실을 이라크 주재 한국대사관과 미군측에 알렸는지와 김씨 피랍을 전후해 가나무역에 대한 테러위협을 인지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인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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