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러 관계, 기대 못미쳐 에너지사업 등 北核탓 부진”

  • 입력 2003년 10월 17일 19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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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제교류재단과 러시아 외교아카데미 공동 주최로 17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5차 연례 한-러포럼에서 참석자들이 북핵 문제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한국국제교류재단과 러시아 외교아카데미 공동 주최로 17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5차 연례 한-러포럼에서 참석자들이 북핵 문제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먼저 북한 핵사태가 해결돼야 철도 연결과 에너지사업 등 한국과 러시아간 각종 현안을 추진할 수 있다.”

16, 1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5차 연례 한-러포럼. 두 나라 참석자들은 양국 관계와 북핵 문제 등 지역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한-러포럼은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이인호·李仁浩)과 러시아 외교아카데미(원장 유리 포킨) 공동주최로 매년 서울과 모스크바에서 번갈아가며 열리는 비공개 회의.

올해는 한국측에서 김덕룡(金德龍·한나라당), 추미애(秋美愛·민주당) 의원, 한덕수(韓悳洙) 산업연구원장, 이부식(李富植) 교통개발연구원장, 김학준(金學俊) 동아일보사 사장 등이, 러시아측에서는 알렉산드르 살타노프 외무차관, 이 블라디미르 아태연구센터소장, 바딤 메드베데프 고르바초프재단 고문, 바딤 트카첸코 극동연구소 한국센터소장, 발레리 데니소프 모스크바국제관계대 교수(전 주북한 대사) 등이 참석했다.

포킨 원장은 “양국 수교 후 13년 동안 관계 발전이 기대에 못 미쳤던 점을 인정하자”며 “그 원인은 무엇보다도 상호 신뢰부족이었다”고 진단했다.

예브게니 아파나시예프 외무부 아태1국장(전 주한 대사)은 “한-러 관계의 최대 현안은 북핵 문제 해결”이라며 △북한의 비핵화 △북한을 포함한 역내 국가 안전보장 △남북 및 북-미간 대화와 협력 등에 대해 포괄적인 합의를 이뤄내자는 기존 러시아의 해결 방안(Package Plan)을 다시 강조했다.

아파나시예프 국장은 “8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6자회담은 북한이 다자회담을 수용하고 미국이 북한과 양자접촉을 가졌다는 점에서 커다란 진전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세종연구소 홍현익(洪鉉翼) 안보연구실장은 “북핵 문제는 안보, 군사적 측면보다 외교, 정치적 측면이 더 강하다”며 “해결이 어려운 이유는 북한과 미국의 자존심 싸움과 신뢰부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홍 실장은 “1991년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에 옛 소련이 결정적 역할을 했던 것처럼 러시아가 한반도 문제 해결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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