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명 인공지능(AI) 기업인 딥시크가 엔비디아의 최신 반도체를 몰래 들여와 새로운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딥시크는 올 초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미국 오픈AI가 개발한 챗GPT와 맞먹는 성능의 AI 모델을 내놔 파장을 일으켰다.
10일 정보기술(IT)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딥시크는 2년간 엔비디아의 최신 반도체인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 수 천개를 미국의 수출 제재를 받지 않는 국가를 경유하는 방식으로 확보했다. 동남아 국가에 설치한 데이터센터를 통해 엔비디아 반도체를 구매한 뒤, 서버 해체 후 반도체 부품들을 중국에 들여왔다는 것. 이렇게 밀반입된 반도체들은 중국에서 재조립돼 딥시크로 흘러 들어갔다.
블룸버그통신은 해당 보도를 인용하며 “실제 중국의 AI 개발자들은 중국 본토 밖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이용하거나 다양한 우회 경로를 통해 AI 반도체를 확보해왔다”고 전했다. 미국 연방검찰은 지난해 11월 가짜 부동산 회사를 이용해 말레이시아를 거쳐 중국으로 반도체를 운송하려던 일당 4명을 기소했다.
엔비디아는 블랙웰 밀반출 보도에 대해 “아직 어떤 증거도 없고, 이런 내용의 제보를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매체의 보도가 사실일 가능성이 낮다면서도 “제보가 접수되면 모두 추적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엔비디아가 자사의 AI 반도체가 어디에서 가동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위치 추적’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GPU가 서버와 통신할 때 발생하는 시간 지연을 분석해 칩이 전 세계 어디쯤에 있는 지를 역추적하는 방식이다. 엔비디아는 이 기능을 최신 블랙웰 반도체에 우선 적용할 방침이다. 향후 고객이 직접 설치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이처럼 미중 간 AI 반도체 기술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내년 미중관계는 올해보다는 다소 안정되겠지만 서로를 향한 견제와 불신은 여전할 거라고 미 싱크탱크인 아시아소사이어티가 11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올해 초부터 무역전쟁을 벌여온 양국은 10월30일 부산 정상회담 뒤 휴전 모드에 들어갔다. 아시아소사이어티 산하 중국분석센터의 리지 리 연구원은 “양국이 타협하고 양보했다기보다 상대국에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통제 카드, 중국은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제한에 맞설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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