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전쟁 놓고 ‘조롱-막말’ 위험수위
헤그세스 국방 “쓰러졌을 때 두들겨 패야”
‘하루종일 죽음과 파괴’ 등 호전적 언사
아이언맨 등장 백악관 홍보영상도 눈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도럴리조트에서 열린 공화당 하원의원 정책 연찬회에 참석해 좌중을 둘러보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란과의 전쟁을 “짧은 외출(short-term excursion)”이라고 표현했다. 또 같은 날 진행된 기자회견에선 이번 전쟁이 “매우 곧(very soon) 끝날 것”이라고 했다. 마이애미=AP 뉴시스
“이란 군함, 침몰 시키는 게 더 재밌잖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쓰러져 있을 때 두들겨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내각이 중동 전쟁을 구경거리로 취급하거나 조롱하고 있다는 외신의 비판이 나왔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에서는 군인뿐만 아니라 민간인 사상자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백악관은 헐리웃 액션 영화, 게임 영상과 전쟁 영상을 합성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미국의 한 추기경은 “실제 전쟁과 실제 죽음, 실제 고통을 비디오 게임처럼 다루는 것은 역겹다“고 비판했다.
10일(현지 시간) 프랑스 르몽드 등 외신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의 이란 공습을 축하하는 듯한 발언으로 비판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란 군함을 나포하는 것보다 침몰시키는 것이 ‘더 재밌다’(more fun)고 발언해 전쟁을 구경거리로 취급하고 조롱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침몰 시키는 게 더 재밌어”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인근 트럼프 내셔널 도럴에서 열린 공화당 행사 연설에서 최근 군사행동과 관련해 “우리는 어떤 악을 제거해야 했기 때문에 작은 작전에 들어갔다”며 “그것은 단기 작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50척이 넘는 이란 선박을 침몰시켰다고도 했다. 그는 한 군 관계자와의 대화를 회상하면서 이란 선박을 나포하지 않고 침몰시킨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선박을) 사용할 수도 있었는데 왜 침몰시킨 것인가”라고 묻자, 군 관계자는 “침몰시키는 게 더 재밌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침몰시키는 게 더 재밌고, 더 안전하다고 했다. 그것은 아마도 사실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비평가들은 “백악관이 공개적으로 이 같은 발언을 반복하는 것은 전쟁을 구경거리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美국방장관 ”이란이 쓰러져 있을 때 두들겨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워싱턴=AP 뉴시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더 노골적인 표현을 썼다. 매체는 “헤그세스 장관은 기자회견과 공개석상에서 이번 공습에 대해 자랑스럽고 조롱하는 듯한 어조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8일(현지 시각) CBS의 ‘60분’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금 걱정해야 할 사람들은 자신들이 살아남을 거라고 믿는 이란 사람들뿐”이라고 말했다. 이란에 군사적 우위를 보이고 있음을 강조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는 4일 브리핑 때도 “전투기들이 (이란) 하늘에서 하루 종일 죽음과 파괴를 자행할 것” “애초부터 공정한 싸움을 할 의도도 없었고, 지금도 공정한 싸움이 아니다. 우리는 그들이 쓰러졌을 때 두들겨 패고 있고, 그게 옳은 방식이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으로 온라인 상에서는 이런 전쟁과 관련 미국 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국방부 장관의 발언이 거칠고 과도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또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 핵잠수함이 이란 군함을 격침시킨 것을 ”조용한 죽음“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분쟁에 불안해하는 동맹국들을 겨냥해 ”무력 사용을 두고 우물쭈물하며 호들갑 떠는 자들“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영화 ‘아이언맨’ 짜집기 영상…백악관 홍보 논란
백악관 X(구 트위터) @WhiteHouse
이 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조롱은 온라인에서도 지속됐다.
미국 백악관에서 여러 편의 할리우드 영화를 편집해 만든 전쟁 홍보 영상은 온라인상에서 비판을 받았다.
6일(현지시각) 백악관 공식 엑스(X·옛 트위터)에는 ‘미국식 정의(JUSTICETHEAMERICANWAY)’라는 멘트와 함께 42초 분량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는 아이언맨, 탑건 등 헐리우드 영화 속 장면들과 미국의 이란 공습 장면이 교차 편집돼 있었다.
‘완벽한 승리’라는 문구와 백악관 자막이 등장하며 영상은 마무리됐는데, 영국 가디언은 이날 홍보 영상에 대해 ”이 영상은 온라인에서 거의 만장일치로 조롱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트럼프 행정부는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점점 더 자극적인 시각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이는 조롱과 모욕을 특징으로 하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공격적인 소셜미디어 전략과도 맞닿아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시카고 대교구장 블레이즈 우피치 추기경은 해당 영상이 실제 전쟁 상황을 오락거리로 전락시켰다며 반발했다. 그는 “실제 전쟁과 실제 죽음, 실제 고통을 비디오 게임처럼 다루는 것은 역겹다“며 “수백 명의 어머니와 아버지, 딸과 아들, 그리고 그날 학교에 가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수많은 아이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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