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개발된 최초의 터보팬 엔진인 롤스로이스 ‘콘웨이 RCo.12’. 사진 출처 롤스로이스
이원주 산업1부 기자한국 국적 저비용항공사(LCC)에서 가장 많이 쓰고 있는 보잉 737-800 기종에 달린 엔진은 지름이 155cm다. 그런데 이 737 기종의 최신 버전인 ‘737-8(맥스)’에 달린 엔진은 지름이 176cm로 커졌다. 이처럼 항공기 제작사들은 같은 기종이라도 최신형 항공기를 새로 내놓을 때마다 기존보다 조금씩 더 큰 엔진을 장착하려 한다.
엔진 크기는 왜 커질까. 엔진 크기가 커질수록 더 큰 힘을 낼 수 있고, 그만큼 연료소비효율(연비)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통상 ‘제트 여객기’라고 부르는 요즘 여객기 엔진은 정확히는 ‘터보팬’ 엔진이다. ‘터보’가 ‘제트’에 해당하고, ‘팬’은 그 앞에 달린 커다란 선풍기라고 이해하면 편하다. 이 엔진은 추력을 두 가지 방식으로 내는데, 하나는 ‘제트 엔진’으로 흡입된 공기에 연료를 분사해 태워서 내는 추력, 또 하나는 ‘팬’이 돌아가면서 선풍기처럼 만들어 내는 바람으로 생기는 추력이다.
‘팬’은 ‘제트 엔진’의 축과 직접 연결돼 있다. 그래서 연료를 태우는 제트 엔진이 돌아가면 자동으로 함께 돌아간다. 그래서 ‘팬’이 바람을 일으켜 만들어 내는 추력은 사실상 ‘공짜 추력’에 가깝다. 그리고 ‘팬’의 지름을 키울수록 만들어지는 바람도 더 많아지고 강해진다.
실제 1950년대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터보팬 엔진인 롤스로이스의 ‘콘웨이 RCo.12’ 엔진은 지름이 107cm였다. 최대 8t의 힘을 낼 수 있었다. 반면 요즘 장거리 여객기로 많이 쓰이는 보잉 777에 달리는 엔진은 지름이 343cm이고 최대 추력은 52.2t으로 콘웨이 엔진보다 6.5배 높은 힘을 낼 수 있다.
그런데도 연비 향상을 위한 신기술이 적용된 777 엔진이 소비하는 연료량은 콘웨이 엔진의 1.15배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콘웨이 엔진을 단 과거 여객기는 최대 탑승객 수가 100여 명 수준이었고, 보잉 777은 350명 이상을 태울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승객 1명당 연료 소모량은 오히려 777이 적은 수준이다.
그러면 엔진은 앞으로 계속 커질까. 그렇지는 않다. 엔진이 지나치게 커지게 되면 오히려 공기 저항이 커져서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엔진 제조업체에서는 현재 엔진 기술로 만들 수 있는 가장 큰 엔진의 지름이 약 355.6cm(140인치)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큰’ 엔진은 전투기에는 쓰지 않는다. 기동성이 생명인 전투기에 쓰기에는 엔진 반응 속도가 너무 느리기 때문이다. 선풍기 날개가 클수록 전원을 꺼도 한참 돌아가듯, 항공기 엔진도 팬이 커지면 속도를 높이거나 낮추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 그래서 전투기에 들어가는 엔진은 지름이 작은 엔진을 쓴다. KF-21 전투기에 장착되는 GE에어로스페이스의 ‘F414’ 엔진 지름은 약 89cm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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