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주

이원주 기자

동아일보 DX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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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가 되고 싶었는데 되지 못해서, 조종사 다음으로 비행기 많이 탈 것 같은 직업을 택했습니다. 비행기와 날씨에 대한 '왜'에 관심이 많습니다.

takeoff@donga.com

취재분야

2024-03-28~2024-04-27
사회일반26%
정치일반11%
환경11%
일본11%
운수/교통11%
사고11%
칼럼5%
기상/기후5%
인사일반5%
인물4%
  • 대마도 인근 규모 3.9 지진…영남권 다수 진동 감지

    부산과 인접한 대마도 북쪽 해역에서 지진이 발생해 영남권 대부분 지역에서 진동이 감지됐다.19일 기상청 발표를 보면 이날 오후 11시 28분 일본 나가사키현 대마도 북북동쪽 96km 해역에서 규모 3.9의 지진이 발생했다.이 지진으로 부산과 울산, 대구와 경북 등 영남권 다수 지역에서 진동이 감지된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부산과 울산 대부분 지역과 경남 거제시 거창군 김해시 밀양시 창원시 등 남해안가 지역을 중심으로 진도 II의 진동이 감지됐다. 경북에서도 경산, 경주, 청도군 등 일부 지역에서 진도 II가 기록됐다.진도 II는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들이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정도다.이번 지진은 대마도 북쪽 해안가를 중심으로는 32년 만에 가장 강한 지진이다. 1992년 1월 21일 규모 4.0의 지진이 이 해역 인근에서 발생한 바 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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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조 탈퇴 강요 의혹’ 허영인 SPC 회장 구속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 대해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구속됐다.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오전 2시 경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허 회장에 대해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허 회장은 2019년 7월부터 약 3년 간 제빵사 채용 및 양성을 담당하는 PB파트너즈가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에 대해 노조 탈퇴를 하도록 종용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검찰은 허 회장에 앞서 구속기소한 황재복(62) SPC 대표이사를 포함란 임원진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가 시위를 벌인 이후 허 회장이 노조 와해를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2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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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시내버스 멈췄다…총파업에 출근길 비상

    서울 시내버스가 2012년 이후 12년 만에 파업에 돌입한다.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28일 오전 2시 20분 경 사측인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의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노조와 조합 측은 27일 오후 3시 경부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 회의를 열어 11시간 넘게 협상을 벌였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서울시 버스노조는 그간 12.7% 임금 인상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사측은 최근 5년 간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과도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결국 양측의 주장은 이견을 좁히지 못 했고, 버스노조의 파업 찬반 투표에서는 재적 조합원 88.5%가 파업에 찬성했다.서울 시내버스 노조에는 65개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번 파업으로 전체 서울 시내버스 7382대 중 97.6%에 해당하는 7210대가 운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서울시는 출퇴근길 시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할 예정이다. 우선 지하철 운행을 1일 총 202회 늘린다. 또 출퇴근 연계 교통으로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할 예정이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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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피스텔 창 너머로 기업 사무실 창문이?… ‘옆 건물 창문 뷰’ 갈등 해결 어려운 이유는

    “앞으로 창밖을 내다볼 때 오른쪽 건물의 사무실 직원과 눈이 마주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답답하죠.”21일 서울 중구의 A 오피스텔에서 만난 주민은 취재진을 만나자마자 하소연했다. 2층인 그의 오피스텔 창문 바로 앞에선 B 사의 본사 재건축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집 안에서 철골 구조물 위에 앉아서 일하는 건설현장 인력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는 “B 회사가 오피스텔에 접한 쪽으로 사무실 창문을 내면서 이제 우리 오피스텔 거주민들은 창문은커녕 커튼도 열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최근 전국 주요 도심에서 고밀도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일조권이나 사생활 침해와 관련된 갈등이 늘고 있다. 주민이 사는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아파트 옆에 사무용 건물 등을 고층 재건축하면서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일조권이나 조망권 등은 소송이 가능하지만, 사생활 침해는 명확한 법률 규정이 없어 행정관청에서도 “양측이 알아서 협의하라”고 권유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피해 우려가 있는 기존 주민들과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생기는 신축 건물주가 ‘알아서’ 갈등을 조율하게 되면서 모두 피해자가 되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90도로 창 마주보게 된 두 건물…둥근 모양에 “사생활 피해 클 것”A 오피스텔은 2016년 서울 중구의 준주거지역에 건설된 오피스텔이다. 12층 건물에 198세대가 입주해 있다. 주민들은 “서울 도심 한가운데라는 지리적 특성상 입주자 중 인근 직장 여성들이 많다”고 전했다. A 오피스텔 건물 창문 방향을 기준으로 바로 오른쪽에 B사가 본사 재건축을 시작한 것은 2022년 11월. 이에 따라 두 건물은 니은(ㄴ) 모양으로 접하게 됐다(도면 참고). 각각 12층(A 오피스텔)과 16층(B 사 본사) 높이로 가장 인접한 거리가 3m 정도다. 문제는 두 건물이 90도 각도로 서로 창을 마주보는 ‘옆 건물 창문 뷰’를 가지게 됐다는 점이다. A 오피스텔은 부채꼴 모양의 둥근 건물로, 유일한 창이 남쪽을 바라보고 있다. 반면 B사 본사 건물은 창문이 동쪽을 향할 예정이다. 두 건물이 ‘ㄴ’ 모양으로 꺾여 있어 건축 허가를 받을 수 있었지만 먼저 지어진 오피스텔 건물이 전체적으로 둥근 형태라 오피스텔 주민들은 “사생활 침해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 오피스텔 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밤에 오피스텔에서 불을 켜면 신축 B사 본사에서 오피스텔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건물 높이도 B 사 본사가 더 높아 고층도 예외없이 사생활 침해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알아서 상의하라” 중재 없어 갈등 더 커져오피스텔 주민들은 서울 중구청에 200여 장의 탄원서를 제출하며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당사자들끼리 잘 상의해 보라”는 답만 받았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서울 중구청 관계자는 “사생활 침해 문제와 관련해서 양측이 협의중이라고 해서 일단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청 측은 B사 본사 건축과 관련해서는 “(구청에서) 법률 검토를 거친 후 진행했다”고 전했다. 구청이 건축 허가를 내준 뒤에 손을 놓으면서, 사생활 침해 문제와 관련해 피해를 우려하는 주민들과 재산권 행사 침해를 걱정하는 신축 건물주가 직접 충돌하게 됐다. 양쪽 당사자가 직접 부딪히면서 문제 해결이 더욱 어려워진 것이다.현재 오피스텔 주민들은 동쪽을 바라보는 신축 건물의 창문 방향을 지금보다 남쪽으로 틀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B 사는 주민들에게 건물 완공 이후 자사 내부에 블라인드 및 사생활 보호 필름을 부착하는 등의 보완책을 제시했다. B 사는 2016년 A 오피스텔 준공 전 소음과 분진이 심했을 때 본사 건물을 임시 이전하는 등 당시 오피스텔 주민들을 배려했던 것이 현재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는 점을 아쉬워하고 있다.B 사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창문 방향을 바꾸는 변경안 수용은 불가능하다”며 “현재 (주민들과) 논의가 중단된 채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오피스텔 입주민들과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2024-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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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직접 타 본 C-390, 첨단 조종시스템으로 스스로 운항 최적화

    “‘C-390’의 임무 완수율은 99.7%입니다.” 20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서 열린 ‘싱가포르 에어쇼 2024’ 현장. 주앙 보스쿠 엠브라에르 방산부문 대표는 “C-390은 물자 공수, 구조 및 탈출, 군사 작전 투입 등 다양한 임무를 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라며 이같이 말했다. 본보는 지난해 12월 한국 공군의 차세대 대형 수송기로 미국 록히드마틴 ‘C-130J’를 제치고 선정된 브라질 엠브라에르 C-390에 국내 언론 최초로 탑승했다. C-390은 2026년까지 총 3대가 전력화될 예정으로 총사업비가 7100억 원에 이른다. 1969년에 설립된 엠브라에르는 현재까지 8000여 대의 민항 및 군용기를 생산했다. 군 수송기는 군인과 군수물자를 싣는 것 외에도 다양한 역할을 한다. 지난해 4월엔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현지 교민 28명을 탈출시키는 ‘프로미스(약속)’ 작전에 투입됐다. 2021년 미국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을 싣고 오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실전 전투는 물론이고 긴급 상황에 투입되는 만큼 군 수송기는 더 많은 중량을 싣고 더 빨리, 더 멀리 비행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C-390은 한국 공군이 주로 운용하는 C-130J보다 동체 길이가 5m가량 길다. 이에 최대 적재량이 26t으로 C-130J보다 6t 정도 많다. 미국의 블랙호크 헬기를 나르는 작전이 가능할 정도다. C-390은 완전 무장을 한 공수 병력 80명을 태울 수 있다. C-130J(64명)보다 많다. C-390은 화물 14t을 실을 경우 약 5820km를 갈 수 있다. C-130J는 약 3300km를 간다. 순항 속도도 시속 870km로 C-130J(시속 644km)보다 빠르다. C-390 내부에 들어가 보니 민간인을 태워야 할 상황을 대비해 좌석에는 산소마스크가 달려 있었다. 좌석은 100석 이상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넓었다. 들것 등 구급용 장비를 좌석에 탈부착할 수 있어 다양한 임무에 맞는 좌석 운영을 가능하게 했다. 낙하 임무를 위한 ‘낙하 도어’도 인상적이었다. C-390 낙하 도어에는 강한 바람을 막아주는 특수 칸막이를 달았다. 수송기가 날고 있는 상황에서 낙하를 할 때 바람이 방해하는 걸 막아주는 장치다. 또 C-390은 사람이 머리를 내밀 수 있도록 특수 형태의 문을 만들었다. 운항 중 필요하면 문을 떼어내고 임무에 맞는 문으로 갈아 끼울 수 있다. 압권은 조종석이었다. 조종석은 ‘플라이 바이 와이어’라 불리는 전자식 조종 시스템을 갖췄다. 브라질 공군에서 C-390을 직접 몰고 있는 한 파일럿은 “항공기가 스스로 운항을 최적화하다 보니 조종사의 업무가 30%가량 줄었다. 집중도가 올라가고 피로도도 낮아졌다”며 “C-130을 타본 브라질 파일럿들이 제기한 문제들을 모두 반영해 만든 항공기가 C-390”이라고 말했다. C-390은 외관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 우선 보통 날개 아랫부분에 달려 있는 제트엔진이 날개 앞쪽으로 튀어나와 있다. 보스쿠 대표는 “비포장도로 등에 착륙하면 바위나 돌이 튀어 엔진을 손상시킬 수 있어서 엔진을 앞쪽으로 높게 달았다”며 “메인 랜딩 기어(바퀴)를 둘러싸는 장치를 달아서 돌 등이 엔진을 파손시키는 일이 없도록 했다”고 말했다. 특히 메인 랜딩 기어가 독특했다. 보통의 항공기들은 비행 시에 바퀴가 동체 안쪽으로 접혀 들어간다. 그런데 C-390은 ‘보기(bogie) 디자인’을 적용했다. 랜딩 기어가 동체 밖에서 접히도록 한 것이다. 동체 안쪽 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디자인 면에서는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해 운항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외부에는 곳곳에 센서가 달려 있었다. 이는 항공기가 스스로를 보호하는 장치다. 적기의 위치를 감지하고 미사일 공격을 감시한다. C-390은 2019년 양산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약 40대 주문을 받았고 브라질(6대)과 포르투갈 공군(1대)이 실제 운영하고 있다.싱가포르=변종국 기자 bjk@donga.com싱가포르=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2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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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멍 뚫린 비행기엔 왜 안 쓰는 문이 달려 있었나[이원주의 날飛]

    항공기 ‘문’이 계속해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날고 있던 아시아나 항공 비행기의 문을 승객이 강제로 열어 논란이 됐었습니다. 2024년 새해에는 미국에서 날던 비행기의 문이 갑자기 뜯겨 나가 전 세계적 이슈가 됐습니다. 사상자가 없어 다행입니다.사고 항공기 기종은 보잉에서 만든 737-9 기종입니다. 예전에 MAX라고 이름을 붙이고 홍보하다가, 큰 사고가 난 후 ‘MAX’라는 이름을 슬쩍 가린 그 비행기 맞습니다. 사고가 났던 기종은 737-8이고, 이번에 구멍이 난 기종은 737-9 기종입니다. ‘8’보다 ‘9’가 조금 더 동체 길이가 깁니다. 그만큼 좀 더 많은 사람을 태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그런데 이처럼 ‘좀 더 많은 사람을 태울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사고의 간접 원인이 됐습니다. 상업용 항공기가 기종 승인을 받으려면 태울 수 있는 승객 수에 따라 ‘문’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가 매우 세부적인 규제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항공 516편 화재 사고로 유명해진 바로 그 ‘90초 규정(사고 시 모든 승객이 90초 안에 대피할 수 있도록 비행기가 설계돼야 한다는 규정)’입니다.미국 연방항공청(FAA)이 만든 문서를 보면, 항공기에 붙는 문(비상구 포함)은 총 9종류로 나뉩니다. 문의 크기뿐만 아니라 문턱의 높이, 위치에 따라 분류가 달라집니다. 이 중 항공기 바닥 쪽 문(Ventral), 꼬리 쪽 문(Tailcone)처럼 요즘 여객기에서 보기 어려운 문들을 제외하면 보잉이나 에어버스 기종에서 볼 수 있는 문은 6종류 정도로 압축됩니다.이 중 이번에 사고가 난 737 기종에 쓰이는 문은 I II III 형입니다. 앞뒤에는 이 중 가장 큰 I형 문이, 날개 위 비상문에는 III 형 문이 달립니다. 그리고 미국 연방항공청은 어떤 형식의 문이 몇 개 달렸느냐에 따라 최대 탑승 인원을 다르게 제한하고 있습니다. I형 문이 양쪽으로 한 쌍씩 달리면 45명을 더 태울 수 있고, III 형 문이 양쪽으로 한 쌍씩 달리면 35석을 추가할 수 있는 식입니다.보잉 737-8, 9(MAX)기종에는 I형 문이 맨 앞과 맨 뒤에 2쌍, 날개 위에 III 형 비상구가 2쌍 달려있습니다. 그러면 이런 비행기들에 태울 수 있는 최대 승객 수는 I형 2쌍 × 45명, III 형 2쌍 × 35명. 즉 160명이 최대 탑승객 수가 됩니다.다만 요즘 이 규정대로 160석만 넣고 날아다니는 737기는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 이보다 수십 명 많은 좌석이 있습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FAA, 유럽항공안전청 등 형식승인 당국이 ‘특별 조건’이라는 규정을 만들어 좌석 수를 늘릴 수 있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보잉 737 기종의 앞뒤 문 크기는 (눈에 잘 띄진 않지만) 크기가 조금씩 다릅니다. 승객이 주로 탑승하는 왼쪽 맨 앞문은 너비 86.4cm, 높이 182.9cm입니다. 맞은편에 달린 오른쪽 앞문은 가로 폭이 조금 좁은 76.2cm이고, 뒷문 두 개는 여기서 높이도 조금 낮춘 165.1cm입니다.규제 당국이 명시한 I형 문의 최소 크기는 폭 61cm, 높이 121.9cm입니다. 737기 앞뒤에 달린 문이 이보다 큽니다. 보잉은 큰 문에 몇 가지 안전장치를 추가해 탈출 효율을 높이고 ‘Oversized Door’ 인증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승객 수를 737-8(MAX) 기준 189석까지 늘릴 수 있었습니다.이번에 문제가 된 737-9 기종은 737-8 기종보다 길이가 좀 더 깁니다. 항공사는 당연히 좌석을 더 넣고 싶었을 겁니다. 중간에 문 하나를 더 달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생긴 문이 이번에 뜯어져 나간 자리에 있던 그 ‘여분의 문’입니다. 이 여분의 문이 생기면서 737-9의 최대 좌석 수는 220석까지 늘어났습니다.물론 이런 ‘특별 조건’은 에어버스 비행기에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에어버스 A320시리즈의 앞뒤에는 C형 문이 달려있고, 날개 위에 III 형 탈출구 2개가 있습니다. A321의 경우 아예 C형 문이 4쌍 주르륵 달려 있습니다. 규제에 따라 계산하면 A320은 180석, A321은 220석이 한계지만 ‘오버퍼포밍(고효율) 도어’라는 예외 규정을 적용받으면 각 기종의 승객 수는 195석, 230석까지 늘어납니다.그런데 항공기에 문 하나를 추가하는 비용은 비쌉니다. 또 문을 추가하면 최소한 양쪽 중 한쪽 문에는 승무원 좌석 등을 이유로 좌석을 팔지 못합니다. 항공사 입장에선 손해입니다. 최대 승객 수가 200석이 넘어가는 순간 객실승무원 수도 4명에서 5명으로 늘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런 비용을 들이기 싫거나, 상대적으로 넓은 좌석을 배치하고 고급화를 홍보하는 항공사들은 문을 달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이번에 사고가 난 알래스카항공 비행기도 전체 좌석 수는 178석이었습니다. 문을 추가하지 않는 게 유리했던 겁니다.그래서 보잉에서는 몇 가지 옵션을 제시했습니다. 아예 안쪽 바깥쪽 모두 문 자체를 없애버리고 벽으로 막는 옵션과, 출입구 구멍을 그대로 두되 문 대신 덮개를 씌우고 내부도 벽처럼 덮어버리는 방식입니다. 이 중 두 번째 방식을 ‘도어 플러그 방식’이라고 부릅니다. 쓰지 않는 콘센트에 잠시 덮개를 덮어둔 뒤 필요할 때 다시 덮개를 제거하고 쓰겠다는 것과 비슷합니다. 나중에 비행기 좌석 수를 늘릴 필요가 있을 때 문으로 다시 개조할 수 있을 겁니다. 보잉은 많은 비용이 든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비행기를 새로 사는 것보다는 훨씬 싸겠죠.문제는 매우 높은 고도와 저온, 저압 환경에서 비행하는 비행기에는 이런 문, 창문 주위에 가해지는 피로도가 매끈한 동체 부분보다 높다는 데 있습니다. 이 추가적인 피로도를 견디도록 잘 설계하고 잘 조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도어플러그는 볼트 4개로 고정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나만 어설프게 잠겨도 대형 사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번에 FAA에서 점검한 결과 이 ‘도어플러그’ 부분을 제대로 조립하지 않은 비행기가 우수수 나왔고, FAA는 모든 안전성 검사가 완료될 때까지 이 기종의 운항을 금지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이번 사고 기종인 737-9 기종이 없는 점은 다소 안심입니다. 다만 형식이 매우 유사한 전(前) 세대 기종이 있고, 미국 현지에서는 이들 기종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는 언론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737-900ER 기종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한항공에서 6대를 운용하고 있으며, ‘도어플러그’ 옵션이 적용돼 있습니다.물론 지금까지 900ER이 유사 사고를 낸 적이 없는 만큼 안정성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또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에서는 이번 737-9 기종의 사고가 “설계나 정비가 아닌 제작 과정의 문제”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또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MAX’ 자매 기종인 737-8에 대해서도 점검 지시를 내린 만큼 이 기회에 또 다른 유사 기종에 대해서도 철저히 점검해서 안전성을 확실히 입증하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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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L 항공기, 日 하네다공항 착륙중 화재… 공항 폐쇄

    일본 도쿄의 하네다 공항에 착륙하던 일본항공 여객기에서 착륙 중 화재가 발생해 승객들이 긴급대피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네다공항은 오후 6시 30분 현재 전면 폐쇄된 상태다.2일 NHK 등 일본 다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후 5시 47분 경 하네다 공항에 착륙하던 일본항공 516편이 착륙 활주 도중 폭발하며 화염에 휩싸였다.에어버스사에서 만든 A350 기종인 이 비행기는 홋카이도 신치토세에서 출발해 도쿄로 돌아오던 중이었다. 기내에는 승객과 승무원 등 약 360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현장에서는 "탑승객 전원이 탈출했다"는 정보가 나오고 있지만 정확한 확인은 안 된 상태다. 외교부는 한국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일본 현지 언론에서는 사고 비행기가 착륙하던 중 해상보안청 소속 비행기와 충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사고 직후 하네다 공항 측은 모든 활주로를 폐쇄했다. 공항 운영 재개 시점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2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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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6 도야마 지진, 동일본 대지진 이후 가장 강했다

    새해 첫날 일본 노토반도 도야마현에서 발생한 규모 7.4(일본 기상청 발표 규모 7.6) 지진은 2000년 이후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 중 3번째로 강력한 지진이다. 특히 일본 근해나 육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한정하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가장 강력한 지진인 것으로 확인됐다.1일 기상청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력한 지진은 2011년 3월 11일 일본 혼슈 센다이에서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이다. 당시 규모 9.0의 초강력 지진이 발생하면서 1만5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0m가 넘는 지진해일이 발생하면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하는 등 최악의 피해가 발생했다.특히 동일본 대지진은 일본 해역에서 190km 이상 떨어진 바다에서 발생했지만 워낙 위력이 강했기 때문에 태평양 연안 일본 거의 전 지역에 큰 피해를 남겼다.2010년 이후 일본에서 발생한 두 번째로 강력한 지진은 2015년 5월 30일에 발생한 규모 8.5 지진이다. 다만 이 지진은 일본 도쿄에서 남쪽으로 870km 떨어진 바다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일본에도 유의미한 피해를 남기진 않았다.1일 발생한 지진은 2010년 이후 발생한 일본 지진 중 세 번째로 강한 지진이다. 특히 도야마 해안에서 90km 떨어진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기 때문에 동해에 접한 일본 해안 지역에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규모 7.0 이상의 강력한 지진이 일본의 오른쪽 태평양 해역이 아닌 왼쪽 동해 쪽에서 발생한 점도 이례적이다. 기상청 해외지진 통계를 보면 2000년 이후 일본에서 발생한 규모 7.0 이상의 강진은 총 33회다. 이 중 일본 중북부 서쪽 해안(우리의 동해 쪽)에서 발생한 지진은 2007년 3월 25일에 발생한 지진과 이번 지진 두 건뿐이다. 2007년 발생한 지진 역시 도야마 서북서쪽 93km 해안에서 발생했으며 당시 규모는 7.1이었다.지진의 규모는 숫자가 커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에너지가 커진다. 규모가 0.1 증가할 때 1.4배, 규모가 1 증가하면 32배 강한 지진이 된다. 2016년 일본 후쿠오카 지역 구마모토 내륙에서 발생한 지진의 최대 규모는 7.3이었다. 1일 도야마에서 발생한 지진은 규모 7.4(우리나라 및 미국 등의 계산 규모)로 가정할 경우 구마모토 지진의 약 1.4배, 일본 기상청이 계산한 규모 7.6으로 가정할 때 약 2.8배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24-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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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울릉공항 시계비행하면 10번 중 1번 꼴로 결항

    80인승 항공기 취항을 위해 설계 변경을 추진하는 울릉공항이 활주로 운영 방식을 변경할 경우 열 번에 한 번 꼴로 항공편이 결항 또는 지연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다 한 가운데 솟아난 화산섬인 울릉도의 지리적 특성 때문에 수시로 해무 등 저시정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울릉공항은 3C급 항공기 취항을 위해 계기비행 방식으로 운영하려던 활주로를 시계비행 방식으로 변경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시계비행 방식으로 변경할 경우 착륙대(활주로 주변 안전지대) 폭을 현재 설계안인 140m에서 2배 넓은 280m로 늘려야 하는 대규모 확장 공사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보 5일자 A1, 2면 참조)시계비행은 조종사가 항행시설 등의 도움 없이 육안으로 지형과 장애물을 파악해 이착륙을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시계비행으로 공항을 지을 경우 가시거리(시계) 불량으로 비행기가 울릉공항에 이착륙하지 못 하는 상황이 10번 중 1번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일보가 최근 10년치(2013~2022년) 울릉도의 기상 기록을 1시간 단위로 분석한 결과다.국토부에서 정한 항공교통관제절차에는 비행기가 시계비행으로 공항에 접근하려면 시정이 최소 3마일(4.8km) 이상이어야 한다. 분석한 시정 자료 8만3452건(총 8만7647건 중 데이터가 입력되지 않은 4195건 제외) 중 울릉도의 시정이 4.8km를 넘지 못하는 때는 총 7867회였다. 전체 분석 대상의 9.4%에 해당하는 수치다.특히 시계 불량 상황은 오전 6~10시에 23.9%가 집중됐다. 이 시간대에는 2~3시간 연속해서 시정이 나쁜 경우가 많아 특히 결항률이 높을 것으로 항공업계는 보고 있다. 여기에 눈비 등 악천후, 강한 바람, 구름의 최저고도, 항공기 결함 등으로 인한 결항이나 지연이 더해지면 결항률은 더 오를 수 있다.한국항공협회가 운영하는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통계를 보면 국내선 결항률 집계가 시작된 2016년 이후 2021년까지 국내선 총 결항률은 0.98%(총 204만3888편 중 1만9967편 결항), 총 지연율은 10.7%(202만8022편 운항 21만6917편 지연)다.항공업계에서는 울릉공항이 시계비행 방식으로 운영될 경우 ‘반쪽 공항’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내항공사의 한 조종사는 “시계비행은 야간운항도 많은 제한이 있기 때문에 지연율이 높아지면 승객들이 섬에 발이 묶이는 상황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국토교통부 측은 현재로서는 시계 비행이 최선의 대안이라는 입장이다. 울릉공항은 활주로 내륙 쪽으로는 산으로 둘러 싸여 있고, 반대쪽으로는 바다와 연결돼 있다. 활주로 폭이나 길이를 늘이려면 바다를 매립해야 하기 때문에 수천 억 원의 비용이 더 들어간다. 공사비가 더 들어가면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 시계비행에 따른 결항률 문제에 대해서 국토부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한 국토부 관계자는 “영국 등에서는 비계기활주로(시계비행)에서도 계기접근 비행 만큼의 안전 수준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과 규정 등이 논의되고 있다”며 “안전과 결항에 문제가 없도록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23-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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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한국에 없는 소형機 맞춰 설계한 울릉공항, 또 재설계 추진

    2025년 개항을 목표로 이미 30%가량 공사가 진행된 울릉공항이 또다시 설계 변경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에 한 대도 없는 50인승 소형 항공기에 맞춰 설계했지만, 항공시장 여건상 그보다 큰 항공기 투입이 필요해 활주로 등을 더 넓혀야 하는 것이다. 4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교통부 등은 현재 80인까지 탑승이 가능한 ‘ATR 72’ 항공기와 ‘E190-E2’ 항공기의 울릉도 취항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건설 중인 공항은 그보다 작은 ‘ATR 42’나 ‘DHC-8-300(Q300)’ 등 50인승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크기(2C급)다. 항공업계에서는 50인 이하 항공기는 경제성이 없어 현재 보유한 곳도, 도입을 계획 중인 곳도 없다. Q300은 심지어 2009년 단종됐다. 정부는 앞서 2013년 2C급 공항을 기준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했다. 이대로 공사를 끝낸다면 항공사들이 취항을 하지 않는 ‘유령 공항’이 될 가능성이 높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정부는 80인승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공항 기준에 맞도록 활주로 양옆 안전구역(착륙대) 등을 확장하는 쪽으로 설계를 변경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총 사업비도 현재 6651억 원에서 최소 수십억 원, 많게는 수백억 원이 더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울릉공항 착륙대 폭 80→140→150m… 사업비 900억+α 추가 개항 2년 앞두고 설계변경 불가피2010년 150m로 신청… 예타 퇴짜사업비 줄이려 80m로 수정해 통과안전 문제 제기되자 140m 되돌려울릉공항이 개항 2년을 앞두고 또다시 설계 변경이 불가피한 것은 항공시장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기본계획이 확정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울릉공항은 특히 이전에도 수차례 활주로 길이나 안전구역 폭이 늘어나는 설계 변경이 이뤄지면서 총사업비가 10년 전 계획 확정 시 대비 약 900억 원이 늘어났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기는 이륙하기 위한 최소 거리와 항공기 날개폭 등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 국토교통부가 현재 울릉공항 취항 가능성을 염두에 둔 프랑스 ATR의 ‘ATR 72’와 브라질 엠브라에르의 ‘E190-E2’ 항공기는 최소 이륙 거리가 1200m가 넘고, 날개폭이 24∼36m로 ‘3C’ 등급으로 분류된다. ‘공항·비행장 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 기준’에 따라 공항도 3C 등급에 맞게 건설돼야 한다. 울릉공항은 현재 1200m의 활주로 주변으로 착륙대(활주로 양옆에 설치된 안전구역)가 지어지고 있다. 활주로 양 끝에는 길이 60m의 착륙대가, 활주로를 따라서는 폭 140m 착륙대가 건설 중이다. 계획 중인 활주로 운영은 각종 항행 시설의 도움으로 이착륙을 할 수 있는 ‘계기활주로’(정밀 진입 비행)다. 그런데 3C 등급 공항이 되려면 계기활주로 기준 폭 280m 이상의 착륙대가 필요하다. 착륙대 끝엔 최소 90m 이상의 종단안전구역(240m 권고)도 설치해야 한다. 현재 울릉공항의 크기보다 착륙대의 폭과 길이가 모두 2배 이상 커져야 한다는 얘기다. 울릉공항은 특히 바다를 매립해 만들고 있다. 착륙대 폭과 활주로 끝단을 늘리려면 바다를 추가로 매립해야 할 수도 있다. 사업비 조정액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커질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받을 가능성도 있다. 국토부는 사업비를 최소화하면서 3C 등급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활주로 운영 등급을 계기활주로에서 ‘비계기활주로’(시계비행)로 바꾸는 방향도 고민하고 있다. 시계비행은 조종사가 직접 눈으로 지상의 지형지물 등을 확인하며 비행하는 방식이다. 비계기활주로 기준일 경우 착륙대의 폭은 현재 140m에서 150m로 10m만 늘리면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시계비행 방식으로 바꿔 설계를 변경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정확한 설계 변경안이 나와야 추가 비용 규모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시계비행 방식으로 변경할 경우 악천후나 안개, 야간 등에는 이착륙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계의 도움으로 정밀한 이착륙이 가능한 계기비행에 비해 시계비행은 상대적으로 안전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국내에서 시계비행으로 운영되는 공항은 한 곳도 없다. 울릉공항 인근 한 주민은 “울릉도는 해무가 끼면 불이 났다고 착각할 정도로 앞이 안 보이는데 비행기를 사람 눈에 의지해 운항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설계를 지금 또 바꾸면 공사 기간이 더 늘어나는 건 아닌지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울릉공항 설계 변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11월 울릉공항은 활주로 1200m와 착륙대 폭 150m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았는데 통과하지 못했다. 이후 사업비를 줄이려고 활주로 길이 1100m, 착륙대 폭은 80m로 수정한 채로 2013년 3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자 2015년 11월 고시된 공항 개발 기본계획에서는 활주로 길이가 다시 1200m로 되돌아갔다. 2019년 5월 총사업비도 5755억 원에서 6633억 원으로 878억 원 늘리면서 착륙대 폭도 140m로 복구됐다. 착륙대 폭을 150m로 다시 넓히면, 결국 최종 설계안은 예타를 통과하지 못한 2010년 당시와 거의 같아진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근시안적 공항 정책으로 계획이 계속 수정되는 ‘누더기 공항’이 됐다”며 “공항 안전과 효율성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2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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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라운지]윤두현 의원 “포털, 뉴스 유통자로서 걸맞는 책임 져야”

    한국온라인신문협회(회장 박학용)는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포털 정책 어디로 가야 하나’를 주제로 윤두현 국민의힘 미디어정책조정특위 위원장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간담회에서는 뉴스 유통망을 장악하고 있는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의 책임을 강화할 필요성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윤 의원은 “네이버가 검색 수(PV)에 중점을 두고 이익을 배분하면서 양질의 뉴스는 묻히고 자극적인 기사만 부각되고 있다”며 “이는 다양하고 건전한 여론을 형성하는 데 걸림돌이 될 뿐만아니라 가짜뉴스를 양산하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에 공적 책임을 전가하는 포털의 태도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윤 의원은 “포털이 자신들은 뒤에 숨은 채 외부 인원으로 구성된 제평위를 ‘방패막이’처럼 활용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포털 스스로 제휴사를 결정하고 뉴스 유통자로서 그에 걸맞는 책임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다만 윤 의원은 정치권 일부에서 나온 ‘제평위 법제화’에 대해서는 “언론 자율성을 침해하는 조치가 될 수 있는 만큼 정부와 여당이 관여할 일이 아니라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해야 할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박 회장은 “디지털뉴스 생태계가 부작용 없이 올바르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쾌도난마식 정책 결정이 아닌 정교하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23-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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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 열린 채 착륙’ 아시아나 사고, 근본 원인은 FAA 규정 미비[이원주의 날飛]

    승객이 약 200m 상공에서 착륙중인 비행기 문을 열어버린 ‘아시아나 개문(開門) 사고’의 수리 비용이 6억4000만 원이라는 국토부 발표가 나왔습니다. 다른 승객까지 위험하게 만들었으니 돈이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 소위 ‘인생은 실전’이라는 의견 등 많은 의견이 있습니다. 그 중에 ‘날飛’는 “비행기가 날고 있을 때 문이 열리지 않도록 잠금 장치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에 주목했습니다. 사실 이 내용은 지난번 ‘날飛’에서 일부 다뤘던 내용이긴 한데, 되도록 빨리 내용을 독자 여러분께 전달해드리려 하다 보니 조사도 설명도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이 기사를 통해 지난 번 기사의 AS를 해 드릴까 합니다.▶날고 있는 비행기 문이 왜 열렸을까[이원주의 날飛]항공기는 매우 복잡한 안전 규정을 지키면서 만들어지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안전 규정을 사실상 선도하는 국가는 미국입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정한 규제를 다른 나라에서 그대로 차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처럼 촘촘한 규정을 만들기 쉽지 않기도 하고, 또 무엇보다 FAA 규제를 지키지 않은 항공기는 미국 영내에 들어갈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그래서 이번 ‘날飛’에서는 항공기 문에 대한 FAA의 지침을 보여드리려 합니다. 미국 정부는 각 분야의 규정과 규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연방 규정집(Code of Federal Regulations, CFR)’을 발간하고 있고, 이 CFR 중 미국 교통부 산하 FAA에서 발행한 항공기 제작 등에 관한 부분도 있습니다. 이 중 항공기 문에 대한 규정(§25.783)도 나열돼 있습니다.문제는 이 규정이 법 조항과 비슷해서 너무 원리원칙적 내용만 담고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1항)각 문은 비행 중 기계적 고장, 구조적 문제 등으로 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 장치가 있어야 한다.·2항)걸쇠(latch)가 있는 문은 비행 중 걸쇠가 풀리지 않도록 설계되어야 한다.내용이 너무 두루뭉술합니다. 그렇다보니 항공기 제작사들도 이 규정을 다 해석해가며 항공기를 제작하기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FAA는 ‘자문 일람(Advisory Circular, AC)’라는 문서를 추가로 내놓습니다. CFR의 내용을 한 줄 한 줄 해석해서 항공기 제작사들이 비행기를 제작할 때 참조할 수 있도록 만든 ‘해설서’입니다. AC의 앞부분에는 “이 문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내용이 있지만, 이는 CFR 내용과 AC 내용이 상충할 경우 CFR 내용이 우선한다는 일종의 ‘면책조항’을 써 놓은 것에 가깝습니다.해설서에서 항공기 문에 대한 내용을 찾아보면 비행기 문 제작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하나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로 ‘어떤 고장이든 비상 상황에서 비행기 문이 안 열리는 경우는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잘 잠겨야 하지만 비상시에는 잘 열려야 하고, 비행기에 어떤 고장이 발생하든 문이 안 열리는 상황은 “있을 수 없다”는 내용이 FAA가 설명하는 항공기 문 설계의 핵심입니다.그러면 이번 사고처럼 사람이 문을 열어버리는 경우는 어떻게 할까요. AC에서는 이 부분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AC에서는 “기압차를 이용해 열리지 않도록 설계된 문의 경우 추가적인 안전 장치를 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어서 추가적인 안전장치란 “일부러 조작해야 하는 방식으로 (문열림) 핸들 조작 방향을 설계하는 것”이라고 설명해 놓았습니다. 사고 항공기인 에어버스는 이 내용을 비상문 핸들을 위로 젖혀올리는 것으로 적용한 겁니다.댓글을 달아주신 분들 중에는 “속도나 고도를 감지해서 비행기가 떠 있을 때는 잠기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주시기도 했습니다. AC에는 이 내용도 있습니다. 다만 조건이 하나 붙습니다. ‘여압을 안전장치로 사용하지 않는 문’에 이런 장비를 하도록 규정해놓았습니다. 사고 항공기는 여압을 안전장치로 사용하는 항공기이고, 이런 ‘추가 잠금장치’의 적용 대상은 아니었다는 해석이 가능한 겁니다.그런데 이번 사고처럼 비행기 문이 여압을 안전장치로 하고 추가 잠금 장치가 없다면 이륙 직후나 착륙 직전에는 승객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문을 열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CFR에도, AC에도 ‘규제’가 없습니다. CFR에는 “비행 중 승객이 의도적으로 문을 열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규제만 있고, 그 뒤에 “만약 보조 (잠금)장치를 쓸 경우에는” 이 잠금장치가 어떤 고장이 나더라도 비상시에 문이 열리도록 설계돼야 한다는 내용만 있습니다. 해설서인 AC에도 “(고도가 낮은) 이착륙 상황은 (시간이) 짧고, 승객들은 좌석벨트를 메고 앉아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사고 직후 아시아나에서는 “비상구 주변 좌석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조치는 CFR의 “승객이 비행 중 문을 의도적으로 열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조항에 대한 항공사 측의 적극적인 조치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이 조치를 우리 정부가 국내 항공사 전반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FAA의 AC는 2005년에 만들어진 문서입니다. 아직까지 ‘유효(ACTIVE)’한 것으로 미국 정부정보 사이트에 나옵니다. 사고가 해외에도 많이 보도된 만큼 비슷한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각 정부기관의 추가 조치가 필요해 보입니다.이원주기자 takeoff@donga.com}

    • 2023-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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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고 있는 비행기 문이 왜 열렸을까[이원주의 날飛]

    ‘날飛’는 26일 아시아나 8124편 개문 사고로 병원으로 후송된 탑승객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2023년 5월 26일 제주에서 대구로 향하던 아시아나 8124편의 비상문이 착륙 직전에 열리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아시아나와 경찰 등의 발표를 종합하면 비상문은 30대 남성 승객이 (이유가 무엇이든) 고의로 열었고 이 과정에서 내부로 강한 바람이 유입되어 승객 여러 명이 큰 충격을 받아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사고 기종은 에어버스에서 만든 A321 기종이고 열린 문은 맨 앞에서부터 3번째 왼쪽 문입니다. 좀 더 짧은 A320기종과 달리 이 기종은 비상문이 승객이 타고내리는 출입문과 거의 동일한 구조로 돼 있습니다. 출입문을 열려면 커버를 젖히고 레버를 위로 들어올려야 합니다. 문을 열 마음을 먹었다면 쉽게 열 수 있지만, 실수로 문을 열기는 어려운 구조로 돼 있습니다.이번 사고 소식을 접한 분 중에는 승객이 그렇게 문을 쉽게 열 수 있냐. 비행 중에 문이 열리는 게 가능하냐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 ‘날飛’에서는 이런 상황이 왜 가능한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먼저 승객이 그렇게 문을 쉽게 열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해당 승객이 열어젖힌 문은 출입문이 아닌 ‘비상문’입니다. 그리고 비행기 비상문에는 사고가 났을 때 승객들이 빠르게 문을 열고 탈출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문 여는 법까지 빨갛고 큰 글자로 붙어있습니다.이렇게 하는 이유는 비행기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승객 전원이 90초 이내에 탈출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입니다. 만약 승무원이 비상문을 승객이 모르는 방식으로 잠글 수 있다면 사고로 모든 승무원이 유고(有故)인 상황일 경우 꼼짝 못 하고 갇힐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최악의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비행기 비상구는 승객이 직접 열 수 있게 돼 있습니다.그럼 이렇게 문이 쉽게 열리면 나쁜 마음을 먹은 사람들이 높은 고도에서도 쉽게 문을 열 수 있지 않을까. 그건 어렵습니다. 비행기 안과 밖의 기압차 때문에 문이 열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비행기의 모든 문은 기압차를 안전장치로 활용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이번에 사고가 난 A321 비상문의 경우 높은 하늘에서는 기압차 때문에 레버 자체를 위로 들어 올리는 게 불가능합니다. A321의 문은 대략 가로 1m, 세로 1.8m 크기입니다. 비행기의 객실 기압(약 800hpa)과 외부 기압(약 400hpa, 국내선 통상 고도인 7000m 기준) 차이를 고려했을 때 이 정도 기압차 환경에서 이 크기의 문을 강제로 열려면 7t이 넘는 힘으로 레버를 잡아당겨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그런데 이번 사고에서는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비행기가 거의 착륙 직전이어서 고도가 매우 낮았기 때문입니다. 아시아나 발표 내용을 보면 문이 열린 시점에서 비행기 고도는 약 200m(800피트)였습니다. 비행기 안팎의 기압차가 거의 없는 높이입니다. 우리가 200m 높이의 산에 올랐다고 해서 공기가 희박하다고 느끼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기압차를 안전장치로 하는 비상구도 구조상 열릴 수 있습니다.이번 사고의 경우 비행기 안팎의 기압차가 없었기 때문에 문이 열렸다고 사람이 빨려 나가는 상황까지는 생기지 않습니다. 문제는 속도입니다. 우리가 타는 민항 여객기는 하늘을 날 때 아무리 느려도 시속 250km는 가뿐히 넘어갑니다. 고속으로 달리는 KTX 유리창이 뜯겨나간 상황과 비슷한 겁니다. 비행기를 안전하게 이용하려면, 비행기 사고가 나지 않은 이상 일반 승객이 출입문을 만지면 절대로 안 됩니다. 비행 중이 아니라 비행기가 땅에 정지해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위에서 계속 말씀드린 대로 비행기에는 기내 압력을 조절하기 위한 여러 가지 장치들이 있고, 이 장치들이 어떤 이유로 비행기가 땅에 정지해있을 때도 작동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문을 강제로 열 경우 문이 바깥으로 펑 하고 튀어 나가듯 열려서 비행기 안팎에 있는 사람이 다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객실승무원들도 출입문을 열 때는 기압에 이상이 없다는 조종사의 확인을 받은 후 비행기 바깥의 지상조업자와 문에 있는 창문으로 수신호를 주고받은 뒤에야 문을 여는 절차를 지키고 있습니다.이원주기자 takeoff@donga.com}

    • 2023-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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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 활동 중단”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뉴스 서비스 운영을 위해 설립한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 활동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포털에 뉴스를 공급해온 제휴 언론사에 대한 규제와 신규 언론사의 입점 심사를 중단한다는 뜻으로 향후 논의에 따라 포털과 언론 관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2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평위 운영위원 전원회의에서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적합한 제휴 모델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대내외적 요청을 반영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2015년 ‘자율규제’를 명분으로 출범한 제평위는 언론 유관 단체와 학계, 시민사회 단체 등 15곳이 참여해 운영되어 왔다. 올해 7월부터는 참여 기관이 18곳으로 늘어나는 ‘제평위 2.0’ 체제가 출범할 예정이었다.● 각계 비난에 카카오 ‘결별 선언’ 한 듯 제평위 활동 중단 이유는 복합적이다. 지난해부터 제평위를 탈퇴하고 네이버와의 결별을 희망했던 카카오는 지난주 이를 공식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변화하는 언론 환경 속에서 82개의 콘텐츠제휴사(CP)와 700여 개의 검색제휴사들을 한 울타리에 넣고 규제 및 심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에 오랫동안 고민해 왔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올해 들어 네이버의 잇따른 실책으로 포털에 대한 사회적 비난과 감시가 강화된 것도 요인이다. 네이버는 언론사에 아웃링크(포털 기사를 통해 언론사 홈페이지로 이동하는 방식) 선택권을 주겠다고 밝혔다가 돌연 취소하고 불공정 조항을 담은 약관 개정안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가 언론계 안팎의 비난을 산 뒤 철회했다. 이 가운데 정부와 국회, 언론계 등에서 ‘포털 중심의 뉴스 유통 구조가 온라인 공간에서 허위정보(disinformation)를 확산시키고 저널리즘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터져 나왔다. 뉴스 유통에 대한 포털의 영향력이 과도해 뉴스 생산과 소비의 생태계를 압도하고 있으며 네이버와 카카오가 만든 임의기구이면서 법적 행위를 해온 제평위가 이제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학계에서도 이런 뉴스 유통 구조하에서 일부 대형 언론사들마저 포털 기사의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 저질·연성 기사를 경쟁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고 경고했다.● 공정성, 투명성 논란 이어진 제평위 온라인 기사 어뷰징(조회수를 늘리기 위해 같은 기사를 반복하여 송고하는 등의 일)을 막기 위해 출범했지만 제평위는 7년 동안 끊임없이 폐쇄성과 공정성 시비에 휘말렸다. 정보기술(IT) 플랫폼업체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다수의 언론사를 관리하기 위해 ‘자율규제기구’를 내세웠으나 실상은 양사 실무자들이 운영하는 ‘사무국’을 통해 움직였다는 의구심이 이어졌다. 6기(2021년) 제평위원을 지낸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겸임교수는 “개별 심사위원의 성향 등에 따라 평가 결과가 달라지는 등 심사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참여한 언론계 인사들과 균형을 맞춘다는 명분으로 초대된 외부 인사들은 전문성 시비에 휘말렸다. 5기(2020년)에 참여한 학계 인사는 “한 위원이 입점을 신청한 어떤 일간지의 발행 부수 자료를 보고 ‘이렇게 몇만 부를 얼마 동안 발행하는 거냐”고 묻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했다.● 포털 뉴스 서비스 정상화 계기 될까 제평위의 미래에 대해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못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어떠한 구조가 투명성과 공정성을 가장 높일 수 있는 구조일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뉴스 제휴 문제로 네이버와 협의하거나 같이 자리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제평위 중단 이후 도입할 새로운 방식의 뉴스 서비스를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심 교수는 “(포털이라는) ‘가두리’ 안에서 이뤄졌던 종속적인 관계가 아니라 포털과 언론사가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용진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이번 기회에 포털에서 뉴스 서비스를 없애고 기사는 해당 언론사 플랫폼에서 소비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해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2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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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불 키운 강풍, 왜 강릉에서 특히 심했을까[이원주의 날飛]

    ‘날飛’는 2023년 4월 11일 강릉 산불로 유명을 달리한 주민의 명복을 빌며, 이재민 여러분의 빠른 일상 회복을 기원합니다.강릉 산불은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산불은 담뱃불이나 실화(失火)처럼 사람이 잘못한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나무가 부러질 정도의 강한 바람이 불었고, 실제로 나무가 부러지면서 전신주를 건드렸고, 고압선이 끊어지면서 튄 불꽃이 화마로 커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기상청과 소방청이 낸 자료를 보면 이날 강릉에는 최대 풍속이 초속 30m에 이르는 강풍이 불었습니다. 단위를 바꾸면 시속 100km가 넘는 매우 강한 바람입니다.뉴스나 각종 매체를 통해서 이번 산불이 커진 원인이 ‘푄현상’, ‘양간지풍’이라는 분석을 보셨을 겁니다. 상대적으로 따뜻한 공기가 산을 타고 오르면 온도가 떨어지고, 공기 중에 섞여 있던 수증기가 안개, 비 같은 형태로 분리됩니다. 이처럼 수증기가 비나 안개로 바뀌는 과정에서 수증기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에너지를 열로 내뿜습니다. 그래서 이 과정에서는 공기가 처음 산을 타기 시작하는 낮은 고도에서보다 기온이 덜 내려가게 됩니다.통상 고도가 100m 높아지면 기온이 1도씩 떨어지는데, 수증기를 떨어뜨리는 (포화 상태인) 공기는 고도가 100m 높아져도 그 절반 수준인 0.5도씩만 떨어집니다. 이렇게 충분히 수증기를 분리한 공기가 산을 내려가기 시작하면 다시 100m마다 1도씩 기온이 올라갑니다. 공기 중 수증기량은 줄었는데 기온은 올라가니 공기는 뜨겁고 건조해집니다. 이게 ‘푄현상’입니다.● 왜 강릉만 강풍?다만 이 같은 푄현상만 가지고는 강릉 지역에 불었던 강풍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남쪽에 고기압, 북쪽에 저기압이 위치하면서 우리나라에 강한 바람이 부는 통로가 만들어졌다고는 하지만, 그렇다면 전국에 강릉과 비슷한 수준의 강풍이 불었어야 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날 강풍 경보가 내려진 지역은 강원 영동 지역에 집중됐습니다.여기에는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태백산맥의 꼭대기 부근에 탄탄한 ‘공기의 벽’이 생겼고 이 벽이 바람이 흐르는 틈을 좁게 만들면서 ‘덜 강한 바람’이 ‘매우 강한 바람’으로 바뀌게 만든 겁니다. 이 ‘공기의 벽’을 ‘역전층’이라고 부릅니다. 역전층이 생긴 공간에는 공기가 움직이지 않고 버티면서 다른 공기가 섞이지 않도록 방해하는 역할을 합니다.지표면에서 고도 약 12~13km까지는 높아질수록 온도가 낮아집니다. 아래쪽에는 따뜻한 공기가 위로 아지랑이처럼 올라가고, 위에 있는 찬 공기는 무거워서 아래로 떨어지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이 복잡하게 어우러지면 우리가 말하는 ‘날씨’가 됩니다. 그런데 특정 고도나 장소에서 따뜻한 공기가 찬 공기 위로 올라타는 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면 위아래로 섞이는 공기 움직임이 막힙니다. 기온이 거꾸로 쌓인 이 현상이 바로 ‘역전층’입니다.강릉에 산불이 발생한 날 한반도에는 남서쪽에서 따뜻하고 다소 습한 바람이 불어들었습니다. 반면 높은 하늘에서는 북쪽 저기압 영향으로 찬 공기가 밀려왔습니다. 평지가 많은 한반도 서쪽에서는 이 두 공기가 뒤섞이면서 비가 내렸습니다.그런데 태백산맥이 많은 동쪽에서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산을 타고 오른 ‘남쪽 출신’ 따뜻한 공기가 충분히 차가워지지 못 한 채 위쪽 찬 공기 위로 올라타버리면서 산 정상에 ‘역전층’을 스스로 만들어버린 겁니다. 그다음, 산 밑에서 올라오는 공기가 이 역전층과 산꼭대기 사이의 좁은 공간을 통과한 뒤 경사면을 따라 내려가면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강풍으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이 강한 바람이 강릉 산불을 더욱 강하게 키운 원인이 됐습니다.● ‘양간지풍’은 왜?태백산맥을 넘는 강한 바람 중 강원 영동 중북부에서 부는 바람은 ‘양간지풍’이라는 이름을 따로 갖고 있습니다. ‘양양’과 ‘간성(고성)’의 앞 글자를 딴 이름입니다. 길고 긴 태백산맥 중 이 지역 바람만 이름이 따로 붙은 이유는 바로 지형 때문입니다.한반도 산맥은 태백산맥에서 갈라져 나온 많은 산맥 줄기가 북동→남서 방향으로 뻗어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이사이에 있는 골짜기들이 바람의 통로 역할을 합니다. 이번처럼 남서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면 바람은 이 산맥들 사이 골짜기를 타고 모입니다. 그리고 태백산맥 북쪽은 1.5km 전후의 높은 봉우리가 많습니다. 골짜기를 타고 강원도로 모인 바람이 강원 영동 중북부 산맥을 넘을 때 강해질 조건이 만들어지는 이유입니다.● 바람이 아니어도…하지만 굳이 바람 탓을 하지 않더라도 늦겨울~봄철 산불은 이미 심각한 수준입니다. 산림청이 발간한 산불통계연보를 보면 2020년에는 총 2900여 ㏊가 산불 피해를 입었는데, 이 중 2100㏊가 4월에 타버렸습니다. 1㏊가 약 3000평이니까 2021년 4월에만 630만 평이 잿더미가 된 셈입니다. 2021년에도 산불 피해 면적 총 765㏊ 중 거의 대부분인 625㏊가 2월에 발생한 산불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이유는 한국을 비롯한 지구 전체가 계속해서 건조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1981~2010년 사이 서울 기준 습도 평균값은 64.4%였지만 1991~2020년 사이 평균치는 61.8%로 낮아졌습니다. 산불이 발생한 강릉의 경우 같은 기간 평균습도가 61.4%에서 59.5%로 떨어져 60% 벽이 깨졌습니다.일시적인 산불과 바람을 기후변화 탓으로 돌리긴 어렵지만, 적어도 대기가 계속해서 건조해지는 현상은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기온이 더 오르면 대기는 더 건조해지고, 산불도 그만큼 많아질 수 있습니다. 산불 예방이든, 기후변화든,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작은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더 거세진 산불, 원인은 ‘지구 사막화’[이원주의 날飛]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23-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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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뉴스약관 불공정” 청문회 검토…편집인협회

    네이버가 뉴스 제휴 언론사에 일방적으로 통보한 개정 약관의 내용이 불공정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언론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한국온라인신문협회(온신협)가 네이버에 약관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는 의견서를 전달하고 한국신문협회(신문협회)가 이에 대한 법률 검토 작업을 시작한 데 이어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편집인협회)도 유관 단체들과 함께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편집인협회는 신문, 방송, 통신사의 간부들이 회원으로 있는 언론단체다. 서양원 편집인협회 회장은 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신문협회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며 “한국기자협회 및 한국여성기자협회 등 유관 단체들과도 협의해 성명서를 내거나 일종의 민간 청문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문의 날 기념대회 개회사에서 “포털의 하청업체가 되어가고 그들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우리 언론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럴싸한 명분으로, 때론 푼돈으로 가해지는 우리 언론에 대한 압박, 언론 자유에 족쇄를 채우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자인 우리 신문부터 단결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기자협회보도 “주요 신문사들 ‘뉴스 약관 불공정’… 네이버에 의견서 전달”이라는 제하에 온신협 의견서 제출 사실을 보도했다. 온신협은 의견서에서 네이버가 이런 불공정한 약관 변경을 추진하면서 언론사에 이를 미리 알리고 의견을 듣거나 협의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의견서를 전달받은 네이버는 7일 온신협에 보낸 공문을 통해 “일정을 정해 알려주면 참석해 협회 회원사들의 의견을 듣고 질문에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네이버는 언론사 뉴스 서비스에 아웃링크(네이버에서 기사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로 넘어가는 서비스) 방식을 적용하는 문제에 대한 동아일보의 질의에 “(언론사들에 대한) 의견 수렴 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고 답했다. 네이버는 당초 4월부터 언론사들이 아웃링크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으나 언론사들이 ‘편집권과 경영권을 침해하는 아웃링크 가이드라인’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회원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며 3월 일방적으로 아웃링크 도입 계획을 철회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23-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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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채널A서 3일 TV토론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4명이 채널A에서 마지막 TV토론에 나선다.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가나다 순) 후보는 3일 오후 5시 20분부터 1시간 40분 동안 채널A에서 경선 전 마지막 TV토론을 벌인다. ‘뉴스TOP10’을 진행하는 김종석 앵커가 진행하는 3일 토론회에서는 그동안 다른 TV 토론회에서 보아 왔던 ‘주도권 토론’ 외에도 예능 요소를 결합한 다양한 코너들이 준비된다.정치 인생의 분기점이 된 한 장면을 본인이 직접 설명하는 ‘내 인생의 사진’과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질문을 ‘거짓말 탐지기’를 활용해 유쾌하게 풀어낼 진실 게임 등 차별화된 코너들이 예정돼 있다.또 결선 투표가 치러질 경우 시청자들이 각 후보 간 연대 가능성을 엿볼 수 있도록 ‘나 아니면, 이 사람’ 코너도 준비된다. 채널A 측은 “다양한 형식의 코너를 통해 시청자들이 후보자들에 대한 정보를 얻으면서도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네 후보들의 위기 대처 능력도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3일 채널A TV 토론을 마지막으로 국민의힘은 8일 전당대회를 열고 당 대표를 최종 선출한다.이원주기자 takeoff@donga.com}

    • 2023-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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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스트셀러’ 보잉737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까[이원주의 날飛]

    ‘날飛’는 예티항공 691편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우리 국민 2분과 그 외 모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자유로운 해외여행’이 사실상 가능해진 명절 연휴입니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번 설 연휴기간동안 37만 명 넘는 인원이 해외여행을 떠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가장 큰 국제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에서만 약 30만 명이 출국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작년과 비교하면 무려 1236% 증가한 수치입니다.3, 4일 간 짧은 연휴에 멀지 않은 국가로 해외에 나갈 때 여행객이 가장 많이 접하게 될 비행기가 아마 보잉의 소형 비행기 737 기종이 아닐까 싶습니다. 1968년 처음으로 승객을 태우고 이륙한 이후 지금까지 총 1만1100대가 넘는 보잉 737이 하늘을 날았거나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이원주의 날飛]이 비행기 엔진은 왜 납작한가하지만 보잉 737은 현재 생산되고 있는 737MAX 기종을 끝으로 더 이상 새 기종이 나오지 않고 단종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최근 보잉이 겪었던 여러 가지 사건과 그로 인한 미국 정부의 규제 신설로 737 기종을 업그레이드할 이유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날飛’에서는 한 시대를 주름잡았지만 이제는 그늘이 드리운 이 작은 거인의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모든 것의 시작은 보잉이 737을 업그레이드한 기종 737MAX를 내놓으면서부터입니다. 737 MAX는 기존에 있던 737NG(New Generation)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모델입니다. 자동차 회사에서 같은 이름의 차를 세부 디자인 변화, 신기능 추가 등으로 포장한 뒤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는 것과 비슷합니다.737MAX는 2017년 상업비행을 시작한 최신 기종이지만 보잉이 유례 없는 위기를 맞게 한 기종이기도 합니다. 2018년 인도네시아의 ‘라이온 에어’와 2019년 에티오피아항공의 737MAX 기종이 잇따라 추락했기 때문입니다. 두 항공기의 사고 원인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원가 절감에 집착하던 보잉이 안전 시스템을 제대로 설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즉 변명할 수 없는 보잉의 실책이었습니다.추락의 귀책 사유가 보잉에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찾아내서 보도한 시애틀타임스의 도미닉 게이츠 기자와 취재진은 이후 미국 연방항공청이 신규 기종 등에 대한 감항성 인증(항공기가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국가기관이 증명하는 인증) 절차를 직접 진행하지 않고 보잉에 사실상 위탁해 진행했다는 사실까지 폭로합니다.보잉에 대한 분노가 전 세계에서 들끓자 미국 의회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2020년 가을 미국 의회는 항공기 인증에 대한 국가기관과 항공사의 책무를 강화하는 ‘항공기 절차 인증 개정 및 책임에 관한 법률’(the Aircraft Certification Reform and Accountability Act, H.R.8408)을 제정합니다. 사실상 보잉과 737MAX를 겨냥한 법률입니다. 그리고 이 법률 안에 보잉737의 ‘강제 은퇴’를 선언하는 내용이 숨어있습니다.위 법률 중에는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인명이나 화물 수송 목적의 비행기에는 운항승무원(조종사) 경보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어야 한다. 이 시스템에서는 경보와 주의보와 각종 안전에 대한 안내 사항이 구분되어 표시돼야 한다. 또 운항승무원이 문제 상황을 해결하거나 조치를 취할 때 해야 할 행동을 우선순위를 지정해 알려줄 수 있어야 한다.문제는 보잉737에는 이런 시스템이 탑재돼 있지 않다는 겁니다. 보잉은 737MAX의 조종석을 보잉787 등 최신 항공기와 같은 모양으로 만들었지만, 여기에 보잉787 등 다른 기종에 탑재된 경보 시스템은 탑재되지 않았습니다. 그냥 ‘모양만’ 최신으로 보일 뿐 속은 그대로라는 의미입니다.보잉에서는 이 승무원 경보 시스템을 엔진 정보 표기 및 승무원 경보 시스템(EICAS·Engine Indicating and Crew Alerting System)이라고 부릅니다. 보잉사의 다른 비행기인 747 767 777 787 기종에는 모두 이 시스템이 장비돼 있습니다. 같은 역할을 하는 시스템이 에어버스에서도 전자 중앙 집중식 항공기 관리 시스템(ECAM·Electric Centralized Aircraft Moniter)이라는 이름으로 탑재돼 있는데, 에어버스는 모든 기종에 이 장비를 탑재하고 있습니다.EICAS 시스템은 사소하게는 어느쪽 항공기 문이 열려 있다는 표시부터 중요하게는 심각한 안전상 문제까지 알려줍니다. 조종사는 EICAS에 표시된 메시지를 확인하고 그에 맞는 조치를 취합니다. 777 787 등 최신 항공기에는 조종사가 해야 할 조치까지 순서대로 나열해줍니다. 737MAX에 EICAS가 없다는 건 자동차로 예를 들면 이런 상황입니다. 최신 기종 차의 문을 열었는데, 어느 문이 열렸다는 표시가 디스플레이에 그래픽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빨간색 경고등만 하나 켜지고 끝인 상황.자동차 문열림 경고등이 켜지면 모든 문을 열었다 닫아봐야 하듯이 737 조종사들은 경고등이 켜지면 일단 그 경고등이 ‘왜’ 켜졌는지부터 알아내야 합니다. 수많은 곳에 분산된 경고등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부터가 일입니다. 반면 EICAS가 탑재된 기종의 조종사들은 바로 문제를 해결할 조치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비상상황에서라면 두 조종사의 업무량 차이가 상당할 수밖에 없습니다.그러면 보잉이 다음 737을 업그레이드할 때 EICAS를 장착하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문제는 해결되겠지만 항공사에서 더 이상 그 737을 선호하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돈 받고 사람을 태우는 항공사에서는 비행기에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되면 무조건 조종사를 새로 교육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항공사는 이 교육제도를 최대한 피하려고 합니다. 적잖은 교육기간동안 업무에 투입할 수 없으니까요. 교육비용도 상당합니다. 보잉이 737MAX를 출시하면서 추가된 조종 장비(MCAS)를 기를 쓰고 감추려고 했던 이유도 바로 이런 교육을 피하기 위해서였습니다.물론 수많은 항공사에서 운용하고 있는 737 기종이 건재하기 때문에 앞으로 수십년 간 더 공항에서 737을 보고 탈 수 있을 겁니다. 위에서 언급한 H.R.8408 법안 때문에 보잉은 현재 737MAX 중 두 하위기종(MAX 7과 MAX 10)의 인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보잉과 미국 내 737을 주로 운용하는 대형 항공사들의 로비로 결국 인증을 받아낼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하지만 최초의 737인 레거시 기종(100, 200)을 시작으로 클래식 기종(300, 400, 500) - 차세대 기종(NG, 600~900) – MAX로 이어졌던 737의 역사는 막내인 MAX를 끝으로 끝날 공산이 높아졌습니다. 737보다 늦게 태어나 하늘을 주름잡은 ‘하늘의 여왕’ 747도 이미 생산이 중단되었습니다. 흥망성쇠가 사람에게만 있는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23-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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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조인 한동훈 vs 정치인 한동훈… 오후 2시 ‘진면목’을 보여드립니다 [황형준의 법정모독]

    240일.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취임하고 나서 이만큼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이제 한동훈 장관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치인이 되었습니다. 한 장관은 검사 시절 일절 예외를 두지 않을 정도로 ‘교본’급 수사를 해 왔던 인물입니다. 법조계에서 그런 자세는 모범이었습니다. 하지만 정계에서도 그런 ‘교본’ 같은 태도가 긍정적으로 작용할까요. 이미 수많은 추측이 나돌기 시작했습니다. ‘태도’에 대한 대중과 전문가의 평판도 넘쳐흐릅니다. 그렇다면 한 장관을 가까이서 오래 본 지인들의 평가는 어떨까요. 그들이 본 법조인 한동훈과 정치인 한동훈은 같은 사람일까요, 다른 사람일까요.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동훈 장관의 이면을 ‘황형준의 법정모독’ 2화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 오후 2시 동아닷컴에서 공개됩니다.‘황형준의 법정모독’ 2화는 1화를 읽고 보시면 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23-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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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밤 놀라서 잠깨”…수도권 4년 만에 가장 강한 지진

    인천 강화군에서 수도권 발생 지진으로는 4년 만에 가장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9일 오전 1시 28분 인천 강화군 서쪽 25km 해역에서 규모 3.7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지진으로 인천에서는 진도 등급 4가 관측됐다. 진도 등급 4는 잠자던 사람이 깰 수 있고 깨어있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진동을 느끼는 정도다. 또 창문이 흔들리고 그릇이 떨어질 수도 있다. 또한 경기도와 서울에서는 최대 진도 등급 3이 감지됐다. 이 진도 등급이 감지된 지역에 있다면 정차하고 있는 차에서 흔들림을 느낄 수 있다. 강원 세종 충남 충북 등의 지역에서도 민감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진도 등급 2가 감지됐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당초 기상청은 규모 4.0으로 발표했으나 곧 규모를 3.7로 수정했다. 진도 3.7의 지진은 인천 등 수도권에서 발생한 지진으로는 4년 만에 가장 강한 지진이다. 이번 지진은 2019년 이후 수도권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력한 지진이다. 이전 지진은 정확히 4년 전인 2019년 1월 9일 새벽 3시 10분 경 인천 옹진군 백령도 인근에서 발생했으며 규모 역시 이번 지진과 같은 3.7이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진앙지와 육지 간 거리가 76km 떨어져 있어서 인천 지역에서도 진도 등급은 1로 흔들림을 거의 느낄 수 없는 수준이었다. 기상청은 “집 안에 있다가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 탁자 아래로 들어가 몸을 보호한 뒤 흔들림이 멈추면 전기와 가스를 차단하고 신속하게 밖으로 나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야외에 있을 경우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물건을 피해 넓은 공터로 대피해야 한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2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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