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주

이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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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가 되고 싶었는데 되지 못해서, 조종사 다음으로 비행기 많이 탈 것 같은 직업을 택했습니다. 비행기와 날씨에 대한 '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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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8~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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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온 부산… 3전4기 승격쇼

    기업 구단으로는 처음으로 2부 리그(K리그2)에 강등됐던 프로축구 원년 멤버 부산이 5년 만에 K리그1에 돌아온다. 부산은 8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과의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방문경기에서 호물로의 페널티킥 선제골과 노보트니의 쐐기골로 2-0으로 승리하며 승격을 확정했다. 1차전에서 득점 없이 비겼던 두 팀은 이날도 후반까지 ‘0의 행진’을 이어갔다. 승부의 추가 부산 쪽으로 기운 것은 후반 27분. 오른쪽 코너킥 지점 부근에서 경남 골대를 향해 디에고가 찬 크로스가 이를 막으려던 경남 수비수 이재명의 팔에 닿으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슬라이딩 과정에서 고의가 아닌 핸드볼이라며 경남 선수들은 강하게 어필했지만 주심은 약 5분이 걸린 비디오판독(VAR) 끝에 원심을 유지했다. 부산은 이를 호물로가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선제골을 허용한 경남 선수들은 거세게 부산을 몰아붙였지만 마음만 급해지면서 되레 부산에 역습을 허용했다. 결국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49분 노보트니에게 헤딩골을 허용하면서 허무하게 무너졌다. 2015년 승강 PO에서 수원FC에 1, 2차전을 모두 지며 K리그2로 내려갔던 부산은 승강 PO 3수 끝에 다시 K리그1에 복귀하는 감격을 맛봤다. 부산은 2017년 상주, 2018년 서울과 승강 PO를 치렀지만 모두 패했다. 부산의 구단주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다. 이날 승리로 조덕제 부산 감독의 ‘승격 전도사’라는 별명도 재조명됐다. 조 감독은 수원FC 사령탑이던 2015년에 부산과 승강 PO를 벌여 부산을 K리그2로 밀어냈던 주인공이다. K리그에서 2부 팀을 2차례나 1부로 승격시킨 감독은 조 감독과 남기일 현 성남 감독(2014년 광주FC, 2018년 성남) 둘뿐이다. “승격 전도사라는 별명은 영광”이라고 말한 조 감독은 내년 시즌 K리그1의 운영 구상에 대해 “수원FC에서 경험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머릿속에 담겨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19-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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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영 20점, 복수의 손끝은 매웠다

    흥국생명이 선두를 달리던 GS칼텍스를 상대로 3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따냈다. 흥국생명은 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3라운드 방문경기에서 이재영(20득점·사진), 루시아(13득점), 김미연(10득점) 등 주전들이 고르게 활약한 데 힘입어 3-0(25-20, 25-20, 25-19)으로 완승을 거뒀다. 승점 24가 된 3위 흥국생명은 한 경기를 덜 한 GS칼텍스를 승점 1점 차로 따라붙었다. 흥국생명은 1세트 초반 GS칼텍스의 최장신 외국인 선수 러츠(206cm·16득점)의 블로킹에 고전하며 3-6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이후 김세영(5득점·블로킹 3득점)의 연속 블로킹이 나오고 이재영, 루시아의 스파이크가 살아나면서 역전에 성공한 뒤 여유 있게 경기를 풀어갔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이번 시즌 개막전 이후로 이렇게 좋았던 경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반면 GS칼텍스는 부상으로 빠진 이소영의 빈자리가 뼈아팠다. 이소영은 지난달 17일 흥국생명과의 2라운드 맞대결에서 오른쪽 발목과 발등에 부상을 당한 뒤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GS칼텍스의 강소휘는 팀 내 2번째로 많은 13점을 올렸지만 손가락 부상으로 최고 기량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남자부에서는 삼성화재가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치른 안방경기에서 3-0(26-24, 25-13, 25-17)으로 한국전력을 꺾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19-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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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2서 2-2… 태국 탈락시킨 ‘박항서 매직’

    60년 만에 동남아시아(SEA)경기대회 남자 축구 우승에 도전하는 베트남이 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5일 필리핀에서 열린 2019 SEA경기 남자 축구 B조 리그 최종 5차전에서 태국과 2-2로 비겼다. 4승 1무(승점 13)로 조 1위가 된 베트남은 7일 A조 2위 캄보디아와 4강 대결을 벌인다. 인도네시아는 이날 라오스를 4-0으로 대파하고 4승 1패(승점 12)로 2위를 차지하며 준결승에서 A조 1위 미얀마를 만난다. 4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최다 우승국(16회) 태국은 조 3위로 탈락했다. 니시노 아키라 감독과 ‘벤치 한일전’을 펼친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은 경기 초반 수비 실수로 먼저 2골을 내주며 0-2로 끌려갔지만 전반 15분 응우옌띠엔린의 만회골로 추격을 시작했고 후반 24분 페널티킥 동점골을 넣었다. 베트남은 1959년 초대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뒤 우승이 없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19-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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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 사령탑 정정용 “3년 안에 서울 더비”

    “3년 안에 ‘서울 더비’를 성사시켜 보겠습니다.” 2019시즌 K리그2 최하위(10위) 서울 이랜드의 6대 감독으로 부임한 정정용 전 20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50)은 5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취임식 겸 기자간담회에서 “프로는 성과로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감독은 “저는 늘 새로운 일에 도전해야 할 운명인가 보다. K리그2에서 2시즌 동안 최하위에 머무른 만큼 올라갈 일만 남은 데다 이 팀에서 하고자 하는 의욕과 간절함이 느껴져서 수락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6월 폴란드에서 끝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사상 처음으로 결승전에 진출해 준우승의 성적을 내며 ‘명장’으로 떠올랐다. 정 감독은 계속 20세 이하 대표팀을 맡으려 했지만 이랜드의 끈질긴 요구에 프로행을 결정했다. 사실 이랜드는 2014년 말 창단 이후 5시즌을 치르면서 감독을 5명 교체하는 등 감독 교체가 지극히 잦아 지도자들이 꺼리는 분위기가 있었다. 이 때문에 이랜드는 정 감독 영입을 위해 오랜 기간 공을 들였다. 장동우 이랜드 대표는 “수개월간 매주 직접 정 감독이 있는 곳이면 가리지 않고 찾아가 감독직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팀 성적이 꾸준히 나오려면 감독에게 긴 시간을 줘야 한다는 축구계 조언을 받아들여 임기도 5년을 먼저 제안했다. 하지만 정 감독은 “프로 감독이 3년 안에 성과를 못 내면 안 된다”며 “나도 3년 후에는 돈 벌러 가야 하니 3년으로 하자고 했다”며 웃었다. 정 감독은 대학을 졸업한 직후 1993∼1997년에 신생팀 이랜드 푸마에서 활약했다. 정 감독은 은퇴 후 유소년과 청소년 대표, 올림픽 대표 등 어린 선수들을 주로 지도했다. 축구계에서는 정 감독이 조금 더 어린 선수들을 육성하기를 바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정 감독은 “모든 연령대에 좋은 지도자가 계시고 선수들도 좋은 훈련 프로그램을 경험하면서 상위 연령대로 올라오는 만큼 누가 하더라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춘천=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19-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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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세계선수권 개최 유승민 회장 “현정화-덩야핑 등 레전드매치 추진”

    탁구장이 무지개 색으로 물든다. 내년 3월 부산에서 열리는 2020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는 각국 선수들의 개성을 살린 다양한 색상의 라켓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37·사진)은 4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개막한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 개막식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올해 국제탁구연맹(ITTF) 총회에서 기존에 빨강과 검정으로 제한돼 있던 탁구채의 고무판 색깔을 다양하게 쓸 수 있도록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이런 라켓을 쓰는 선수는 많지 않지만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ITTF는 국제대회 탁구 라켓의 색상을 ‘무광의 밝은 적색’과 ‘검은색’으로 제한해 왔다. 유 회장은 “공 색깔이 하얀색인 만큼 하얀색 탁구채는 불가능하겠지만 파랑, 녹색, 분홍 등 선수 개성에 따라 다양한 색의 라켓을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루마니아의 미녀 탁구 선수 베르나데트 쇠치(24)가 붉은색과 검은색이 아닌 탁구채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유 회장은 또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탁구 세계선수권대회인 만큼 분위기 고조를 위해 내년 1월 중순 ‘레전드 매치’를 추진하고 있다”며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50)이 라켓을 드는 모습을 오랜만에 보실 수 있다”고 전했다. 현 감독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양영자와 짝을 이뤄 여자복식 금메달을 획득했다. 유 회장이 금메달을 땄던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당시 4강에서 맞붙었던 스웨덴의 탁구 황제 얀 발드네르(54)와 왕하오(36), 중국의 ‘탁구마녀’ 덩야핑(46)이 부산에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유 회장은 “부산 세계선수권에 남북 단일팀이 출전하기 위해 ITTF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춘천=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19-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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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시, 6번째 ‘황금 축구공’ 번쩍… 호날두는 없었다

    리오넬 메시(32·바르셀로나)가 세계 최고 축구스타의 자존심 경쟁에서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유벤투스)를 앞질렀다. 메시는 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황금 축구공’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남자선수 부문 트로피를 받아 총 6번 발롱도르를 들어 올려 역대 최다 수상자가 됐다. 그동안 5번으로 타이를 이루고 있던 라이벌 호날두를 제쳤다. 호날두는 발롱도르 톱10 순위에서도 버질 판데이크(28·리버풀)에 이어 3위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발롱도르는 1956년부터 프랑스 축구전문지 ‘프랑스풋볼’이 주는 상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 경험이 있는 96개국 각 1명의 기자단 투표로 가린다. 오로지 축구의 성과로만 평가돼 권위와 객관성을 자랑하고 있다. 2008년 이후 메시와 호날두는 서로 발롱도르를 나눠 가졌다. 호날두는 2008, 2013, 2014, 2016, 2017년 각각 수상했고, 메시는 2009∼2012년 4해 연속 발롱도르의 주인공이 된 뒤 2015년 다시 받았다. 지난해에는 크로아티아 출신 루카 모드리치(34·레알마드리드)가 발롱도르 수상자로 결정됐다. 메시는 수상 소감에서 “아내에게서 ‘꿈꾸는 것을 멈추지 말고 실력을 키우면서 축구를 즐기라’는 말을 들었다”며 “아름다운 시간은 아직 많고 나는 계속 축구를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메시의 수상은 예상된 결과였다. 통산 기록으로 보면 호각을 이루는 메시와 호날두지만 2018∼2019시즌과 현재 시즌 활약상만 놓고 보면 메시가 압도적인 기량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메시는 2018∼2019시즌 총 43경기에 출전해 51골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도 14경기 10골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호날두는 유벤투스로 이적한 지난 시즌 41경기에 출전했지만 득점은 28점에 그쳤다. 이번 시즌도 3일 현재까지 16경기에 출전해 7골을 넣는 데 그치고 있다. 자신이 주인공이 아닐 것을 예상한 호날두는 발롱도르 시상식 대신 같은 날 자신이 최우수선수(MVP) 상을 받은 이탈리아 세리에A 시상식에 참석했다. 호날두는 올해 9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 시상식 때는 후보에 올랐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최종 30인 후보에 올랐던 손흥민(27·토트넘·사진)은 22위를 기록해 아시아 선수로는 발롱도르 최고 순위에 올랐다. 손흥민은 한국 미디어를 포함해 그리스, 핀란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에서 5위 표 4장을 받아 4점을 기록했다. 기존 아시아 선수 최고 순위는 이라크에서 전설로 불리던 유니스 마흐무드(40)가 2007년 기록했던 29위로 당시 마흐무드는 1점을 받은 바 있다. 손흥민과 마흐무드 외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아시아 선수는 5명이 더 있지만 점수를 받은 선수는 없다. 일부 토트넘 현지 팬들은 발롱도르 시상식을 주관하는 프랑스풋볼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댓글을 달며 “팀을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으로 이끈 손흥민에 대한 평가가 지나치게 낮았다”고 투표인단의 평가를 비판하기도 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1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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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상철 찾아간 모라이스 “인천 생존 확신했다”

    K리그 2019 대상 시상식이 열린 2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 행사가 시작되기 15분 전쯤 전북 조제 모라이스 감독(54)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고는 통역도 대동하지 않은 채 뚜벅뚜벅 걸어가기 시작했다. ‘목적지’는 행사장 맞은편 끝에 있던 인천 유상철 감독이었다. 얼굴을 마주한 두 감독은 서로 끌어안았다. 잠시 뒤 모라이스 감독은 자리로 돌아갔다. 끝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통역과 다시 유 감독을 찾아 “(K리그1) 잔류를 축하한다. 인천이 남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는 덕담을 전했다. 10분가량 통역을 통해 대화를 나누는 동안 두 감독은 여러 번 손을 맞잡았다. 모라이스 감독의 왼손은 췌장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인 유 감독의 어깨를 계속해서 두드리고 있었다. 모라이스 감독은 “10월 인천 방문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을 때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인천이 잔류하기 위해 그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그 결과에 만족한다”며 웃었다. 두 감독의 주위에 훈훈한 온기가 흘렀다. 유 감독과 함께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주역인 이천수 인천 전력강화실장은 “전북과 인천은 한 팀이나 다름없다”고 거들기도 했다. 유 감독은 모라이스 감독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는 “트위터에 쾌유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올린 것을 봤다”며 “제가 트위터를 하지 않아 코치를 통해 답장을 보내드렸다. 정말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축구 감독은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지만 꼭 건강을 되찾았으면 좋겠다”며 다시 한 번 유 감독의 손을 꼭 잡았다. 힘든 암 투병을 잠시나마 잊은 것일까. 이날 베스트포토상을 받은 유 감독은 행사 내내 얼굴에서 미소를 내려놓지 않았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1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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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승 놓쳤지만… 울산서 거듭난 그가 마땅히 MVP

    “잊고 싶어도 잊을 수가 없어서 기차를 탄 채 멍하니 왔어요. 잠도 안 와 어제 경기를 다시 보다 새벽까지 그냥 집에서 누워 있다 왔습니다. 우승을 못 하고 최우수선수(MVP)상을 받는 게 슬프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 다 잡은 우승을 놓친 후유증은 컸다. 그렇다고 기쁨마저 감출 수는 없었다. 2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K리그 2019 대상 시상식에서 MVP로 뽑힌 김보경(30·울산)은 발표 직전까지 자신의 수상을 의심했다. “후보 자격이 되는지 모르겠다. 어제부터 MVP 생각은 모두 잊었다”고도 했다. 1일 K리그1 최종전에서 포항에 1-4로 완패하며 강원을 이긴 전북에 우승을 내준 아쉬움 때문이었다. 김보경은 감독 12표 중 5표, 각 팀 주장 12표 중 5표, 미디어 투표 101표 중 43표를 얻어 총 환산점수 42.03점을 기록해 2위 전북의 문선민(감독 3표, 주장 2표, 미디어 30표·환산점수 24.38점)을 큰 점수 차로 따돌리고 MVP가 됐다. 지난해 경남의 말컹에 이어 2년 연속 준우승팀에서 MVP가 나왔다. “세징야(대구)는 볼을 빼앗을 수 없는 선수였고 문선민에게는 볼이 안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경기했다. 완델손(포항)은 어제 봤듯 너무 잘하는 선수였다. 이들 대신 받게 돼 영광이다”며 다른 MVP 후보들을 칭찬한 김보경은 “선수와 팬 등 K리그 전체와 이 영광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한때 ‘박지성의 후계자’로 불리며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카디프 시티에서 뛰었던 그는 2016년 국내에 복귀해 전북에서 뛰다 2017년 중반 일본프로축구 가시와 레이솔로 향했다. 그동안 주춤하며 올해 초 1년 임대로 울산에 온 그는 “다시 태어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여겼고 “간절함이 나를 움직였다”고 했다. 그는 올해 축구 인생 처음으로 개인 피지컬트레이너(PT)를 고용했다. 단순한 체력 향상이 아니라 상하체 균형을 잡는 훈련으로 효율적인 동작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두 발 사이에 탁구공만 한 작은 공을 끼워 놓고 들어올려 1분간 버티기, 허리 굽혀 60∼70kg 역기 들어올리기, 10kg 아령 한 손 들어올리기 등을 섞어 1주일에 3회, 1회 1시간 20분 정도를 매일 반복했던 그는 “개인 훈련이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됐고 경기력도 높여줬다”고 했다. 미드필더이면서도 13골, 9도움으로 공격포인트(22) 국내 선수 1위, 전체 5위에 오르며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 김보경은 “정말 내가 이런 점을 갖고 있었나 싶을 정도로 나에 대해 많은 걸 알게 됐다”고 했다. 다음 시즌 거취에 대해서는 “울산에서 많은 걸 얻었고 이루지 못한 우승 욕심이 있다. 가시와로 돌아갈지 울산에 남을지 신중히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10일부터 열리는 동아시안컵(EAFF) 대표팀에 합류하는 그는 “이 대회에 해외파를 부르지 못하니까 K리그 선수를 쓴다는 분위기가 있어 안타깝다. 대표팀에 가면 동료들에게 K리그 선수들이 능력이 있다는 걸 제대로 보여주자고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감독상은 전북 조제 모라이스, 영플레이어상은 27경기에 출전해 10골, 1도움을 기록한 강원 김지현(23)이 받았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이원주 기자}

    • 201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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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음바다 울산’… 14년 만의 정상복귀 어이없게 놓쳐

    후반 10분 포항 일류첸코가 골을 터뜨리자 김도훈 울산 감독(사진)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르며 굳었다. 1-2. 경기장을 찾았던 1만5000여 울산 팬의 열기도 식어가기 시작했다. 울산의 파상 공세가 번번이 포항의 수비에 막히거나 포항 골키퍼 강현무가 쳐낼 때마다 울산의 응원은 탄식으로 바뀌어 갔다. 후반 42분 울산의 수문장 김승규가 상대 발끝에 스로인 하는 ‘있을 수 없는 실수’로 세 번째 골을 내주자 겨울비를 맞으며 젖 먹던 힘까지 짜내 응원하던 울산 팬들은 찬물을 뒤집어쓴 듯 경직됐다. “경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계속해서 울산을 외쳐 달라”고 응원단을 독려하던 장내 아나운서도 멘트를 중간에 끊은 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경기 종료 직전 비디오판독(VAR)으로 페널티킥까지 허용한 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관중석에선 어린이 팬들이 서럽게 소리 내 울기 시작했다. 비에 젖은 입장권을 손에 꼭 쥔 채 차마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안타까운 표정으로 경기가 끝난 그라운드를 내려다보는 팬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울산종합운동장이 초겨울 비와 함께 울음바다가 됐다. 울산이 다 잡은 우승을 놓치며 김도훈 감독뿐만 아니라 선수, 팬들도 안타까움에 눈물을 터뜨렸다. 2005년 이후 14년 만의 정상 복귀를 노렸던 울산은 이날 비기기만 해도 자력 우승, 지더라도 다득점에서 전북에 앞선다면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6년 전 당한 ‘포항 징크스’를 떨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울산은 2013시즌에도 12월 1일 포항과 벌인 최종전에서 지면서 우승컵을 포항에 내주고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김도훈 감독은 경기 후 “끝까지 응원해주신 여러분들께 우승 모습을 보는 보람을 느끼시지 못하게 해드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감독은 “우승을 놓쳤다고 축구가 끝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일부에서는 벌써 김 감독의 경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김 감독의 거취에 대한 질의응답은 오가지 않았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우리가 울산에 이기고 저쪽(전북)이 잘못돼 울산이 우승했으면 좋다고 생각했는데…”라며 이기고도 크게 웃지 못했다.울산=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19-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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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러클 전북’… 울산 소식에 애태우다 대반전

    “우승이 확정된 순간 이런 일도 벌어지는구나 싶더라고요.”(전북 이동국) “기적이 일어나기만을 바랐는데…. 희망이 현실이 됐다.”(조제 모라이스 전북 감독) 그들의 말처럼 프로축구 K리그1 전북에 1일은 기적 같은 하루였다. 전북의 안방인 전주월드컵경기장. 전광판에는 추가 시간이 진행 중인 울산과 포항의 경기가 상영됐다. 1-0으로 강원에 승리한 전북 선수들은 중앙선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이를 지켜봤다. 역전 우승을 확신한 팬들은 “챔피언은 누구?”라는 장내 아나운서의 말에 “전북!”을 연호했다. 울산이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더 내주며 악몽 같은 1-4 패배를 당한 순간. 전주에서는 축제가 벌어졌다. 폭죽이 터지는 가운데 선수들은 팬들과 함께 목이 터져라 응원가 ‘오오렐레’를 부르며 정상 등극의 기쁨을 만끽했다. 전북 베테랑 이동국(40)의 말이다. “울산의 경기에 신경 쓰지 않고 우리 경기에만 집중했다. 경기 중간에 관중석에서 함성이 들려 우리가 원하는 대로 경기가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전광판을 통해 포항이 이기고 있는 것을 확인한 순간 온몸에 전율이 돋았다.” 전북은 올 시즌 최종전에서 짜릿한 뒤집기로 K리그1 3연패를 달성했다. 전북은 자신들의 승리와 울산의 패배라는 단 하나의 우승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전날까지 선두는 울산(승점 79), 2위가 전북(승점 76)이었다. 이날 승리로 울산과 나란히 승점 79가 된 전북은 다득점(전북 72득점, 울산 71득점)에서 앞서 정상에 올랐다. 전북은 성남(1993∼1995년, 2001∼2003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3연패를 달성한 팀이 됐다. 또한 통산 우승 횟수도 7회로 성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우승이었다. 경기 전 빗속에서도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은 1만80명의 팬들은 ‘배수의 진.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등의 펼침막을 들고 응원전을 펼쳤다. 전주(전북-강원)와 울산(울산-포항)에서 동시에 킥오프한 경기. 울산에서 전반 26분 포항 완델손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스마트폰으로 울산의 경기 소식을 확인하던 전북 팬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하지만 전반 36분 울산 주니오의 골로 1-1 동점이 됐다. 전북은 전반 39분 손준호가 이승기의 프리킥을 헤딩골로 연결해 ‘0의 균형’을 깼다. 같은 시각 울산에서는 포항이 추가골을 터뜨렸지만 비디오판독(VAR) 끝에 득점이 취소됐다. 이번에는 전북 팬들 사이에서 탄식이 나왔다. 후반 10분 우승 향방을 가를 결정적 골이 터졌다. 일류첸코가 추가골을 터뜨린 포항이 울산에 2-1로 앞선 것이다. 전북 팬들은 “우승이 보인다”며 환호했다. 비기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었던 울산은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2골을 더 내주며 무너졌다. 전북은 손준호의 골을 잘 지켜내면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북과 울산의 ‘양강 체제’가 시작된 7월 7일 이후 8번째로 선두가 바뀌면서 전북이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전북은 2005년부터 팀을 이끌었던 최강희 감독(60)이 떠나고 조제 모라이스 감독(54·포르투갈) 체제로 새롭게 출발했다. 시즌 도중 주포 김신욱(31)이 상하이 선화(중국)로 이적하면서 공격력도 약화됐다. 하지만 간판스타 이동국(9골)과 기량이 만개한 문선민(10골)의 활약 속에 왕좌를 지켜냈다. 모라이스 감독은 “올해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FA컵, K리그 중 하나만 우승했지만 내년에는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와 0-0으로 비긴 FC서울은 최종 3위를 기록해 내년 ACL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획득했다. 수원 타가트가 20골로 득점왕에 올랐고 도움왕은 10개인 전북 문선민이 차지했다.전주=정윤철 trigger@donga.com / 울산=이원주 기자}

    • 2019-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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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희찬, 최전방 나설때 ‘황소본능’ 나온다

    선발, 최전방, 자유로운 플레이. 황희찬(23·잘츠부르크)에게 날개를 달아 주는 세 가지 조건이다. 28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잘츠부르크와 헹크(벨기에)의 경기에서 이 조건들이 충족되면서 황희찬은 이번 시즌 UCL 3호골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했다. 투톱으로 선발 출전해 왼쪽 최전방을 담당한 그는 수비진을 교란하면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스스로 중앙으로 파고들어 가 득점 기회까지 만들어냈다. 대표팀에서는 다르다. 19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치렀던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는 선발로 출전하긴 했지만 오른쪽 윙어를 맡아 주로 중원에서 머물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대표팀 전체의 분위기도 비슷했다. 황희찬이 선발 출전했던 지난달 10일 스리랑카전에서 8-0 대승을 거둔 이후 대표팀은 북한전(지난달 15일)과 레바논전(이달 14일)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두 경기에서 황희찬은 모두 교체 출전했다. 전문가들은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이 황희찬을 공격수로 전방 배치시키면 답답한 분위기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은 “황희찬은 최전방 공격수로 자유롭게 뛸 때 돋보이는 경기력을 발휘하는 선수”라며 “최근 대표팀에서는 수비에 치중하다 보니 잘츠부르크에서처럼 좋은 활약을 보이지 못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황희찬 본인도 중앙 공격수를 원하고 있다. 황희찬은 지난달 스리랑카전을 앞두고 “감독님이 지시하는 어느 위치에서든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가장 자신 있는 자리는 중앙 공격수”라고 말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19-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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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톱’ 황희찬, 챔스 벌써 3골째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황희찬(23·잘츠부르크)이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UCL 3호 골이자 시즌 8호 골을 터뜨렸다. 황희찬은 28일 벨기에 헹크 KRC 헹크 아레나에서 열린 벨기에 리그 헹크와의 UCL E조 5차전 방문경기에서 팀이 2-0으로 앞선 후반 24분 팀 승리에 쐐기를 박는 골을 잡아내 4-1 승리를 견인했다. 순간적으로 수비를 속이고 결정적인 찬스를 만든 황희찬의 센스가 빛난 경기였다. 팀 동료 엘링 홀란(19)이 페널티박스 왼쪽 바깥에서 안쪽으로 공을 몰고 들어가는 순간 황희찬은 상대 중앙수비수의 오른쪽 등 뒤로 돌아 들어가 수비의 시야에서 사라졌다가 재빠르게 다시 왼쪽으로 달려 나왔다. 이 순간 홀란이 황희찬의 발끝에 땅볼 크로스를 정확하게 배달했고 황희찬은 논스톱으로 오른발을 갖다 대며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잠비아 출신 공격수 팻슨 다카(21)와 함께 투톱으로 선발 출전한 황희찬은 왼쪽 측면과 중앙으로 쉴 새 없이 침투하며 동료의 위치를 파악하고 정확하게 찔러주는 킬 패스를 수차례 선보였다. 2승 1무 2패(승점 7)를 기록한 잘츠부르크는 조 3위를 유지하면서 다음 달 11일 열리는 리버풀(잉글랜드)과의 조별리그 최종 안방경기에서 16강 진출 여부를 가리게 됐다. 리버풀은 3승 1무 1패(승점 10)로 E조 1위인 동시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한편 이강인(18·발렌시아)은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첼시(잉글랜드)와의 H조 5차전 안방경기에서 후반 33분 교체 출전했으나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 이강인은 경기가 끝난 후 다리를 절뚝거리며 의료진의 도움을 청하는 모습을 보여 부상을 당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발렌시아는 2-2로 비겨 2승 2무 1패(승점 8)로 조 3위를 기록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32)는 F조 5차전 도르트문트(독일)와의 안방경기에서 1-0으로 앞선 전반 33분 점수 차를 벌리는 골을 기록했다. 메시는 통산 34개 팀을 상대로 골을 넣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유벤투스)를 뛰어넘어 UCL 사상 가장 많은 팀을 상대로 골을 넣었다.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1골 2도움 활약으로 3-1로 이겼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19-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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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자 럭비, 96년만에 처음 올림픽 출전

    한국 남자 럭비 7인제 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서천오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4일 인천 남동아시아드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 지역예선 결승에서 홍콩에 12-7로 역전승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아시아 지역예선 우승팀에 주어지는 도쿄 올림픽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한국 럭비가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는 것은 1923년 럭비가 국내에 도입된 이후 96년 만이다. 전날 조별리그에서 아프가니스탄(19-0), 스리랑카(44-7)를 꺾고 C조 1위를 차지한 한국은 이날 8강에서 말레이시아(32-7), 준결승에서 중국(12-7)을 차례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홍콩과의 결승에서 0-7로 끌려가던 후반 종료 1분54초 전 박완용(한국전력공사)의 트라이로 극적인 동점을 만든 데 이어 연장 6분 26초에 터진 장용흥(일본 NTT)의 트라이로 경기를 끝냈다. 럭비는 1924년 파리 대회를 마지막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사라졌으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92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복귀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19-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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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투병 감독 웃게한 팬들의 응원[현장에서/이원주]

    “우리에게 준 소중한 기적들, 이제는 다시 그대를 찾을 차례.” 인천과 상주의 프로축구 K리그1 경기가 열린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 비가 쏟아지고 바람까지 강하게 부는 궂은 날씨였지만 평소보다 많은 1만1000여 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췌장암 4기로 투병 중인 유상철 인천 감독(48)을 응원하기 위해 축구팬들은 우비를 입고, 우산을 쓴 채 끝까지 경기장을 지켰다. 경기장 곳곳에는 유 감독을 응원하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수십 명의 상주 방문 응원단도 상대 팀 감독의 쾌유를 기원하는 문구를 내걸었다. 충남 홍성군체육회에서도 응원 플래카드를 보내왔다. 홍성은 인천이 6월에 전지훈련을 했던 곳이다. 유 감독을 응원하는 퍼포먼스는 전국에서 이어졌다. 23일 서울, 춘천, 울산, 안양에서 열린 경기에 이어 이날도 인천, 성남, 제주에서 모든 관중이 시작 직후 30초간 유 감독의 이름을 외치며 박수를 쳤다. 국내뿐만이 아니다. 일본 J리그 요코하마의 팬들은 23일 마쓰모토와 치른 방문경기에서 응원석에 ‘할 수 있다 유상철 형’이라고 한글로 적은 현수막을 내걸고 유상철의 이름을 외쳤다. 유 감독은 선수 시절 요코하마에서 활약했다. 유 감독은 경기에 앞서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팬들을 위해 1승을 거두라”고 강조했다. 경기 내내 선 채로 비를 맞으며 승리를 기원한 유 감독의 마음을 알았을까. 인천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문창진(26)과 케힌데(25)의 골에 힘입어 2-0으로 화끈하게 이겼다. 5월에 부임한 후 안방에서 처음 이긴 유 감독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2부 리그 강등 위기에 몰린 인천은 30일 마지막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1부 리그에 남는다. 첫 골을 넣은 문창진은 “어느 때보다 간절하게 이번 경기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적장인 김태완 상주 감독은 “그 간절함이 인천을 이기게 한 것 같다. 감동적인 경기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경기 뒤 유 감독은 찬비를 맞아가며 경기를 지휘한 것에 대해 묻자 “선수들도 맞고 하는데 나도 그렇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근 자신의 투병 사실을 알린 후 “응원 메시지를 받고 기사를 볼 때마다 힘이 난다. 팬들을 위해, 같이 투병하는 환자들을 위해 반드시 완쾌하겠다”고 강조했던 유 감독은 “좋아하는 축구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한다. 포기하지 않고 꼭 일어나겠다고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관중석의 한 팬은 유 감독이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룰 때 입었던 유니폼을 흔들며 열띤 응원을 보냈다. 당시 주역으로 활약하던 유 감독의 모습은 아직도 많은 국민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그라운드를 질주하며 희망을 전하던 그의 곁에는 이제 많은 팬들이 지키고 있다. 병마와 싸우고 있어도 유 감독은 결코 외롭지 않아 보였다.이원주 스포츠부 기자 takeoff@donga.com}

    • 2019-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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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이강인 병역특례 못받아… 산업분야는 1300명 단계 축소

    정부가 방탄소년단(BTS) 등 대중문화 예술인은 사실상의 병역 특례인 대체복무 대상에 포함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체육 분야의 대체복무는 계속 유지하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1분 출전’ 관행을 없애기로 했다. 정부는 21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세종청사에서 국정현안 조정회의를 열어 ‘병역 대체복무 제도 개선방안’을 심의, 확정했다. 당초 전면 폐지가 검토됐던 체육·예술 분야 대체복무는 ‘유지’로 결론 났다. 다만 BTS 등 대중문화 예술인에 대한 일각의 대체복무 확대 요구는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체육 분야의 병역 특례 대상은 올림픽(3위 이내) 및 아시아경기(1위)로 최소화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 현행대로 유지된다. 6월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거둔 이강인 선수 등은 대체복무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는 축구 등 단체종목 경기 출전자의 편입 인정 조항을 삭제해 후보 선수 등 경기 미출전자도 대체복무 편입을 인정하기로 했다. 경기 종료 직전 불필요한 교체 출전에 따른 논란을 감안한 조치다. 정부가 병역 특례 확대를 수용하지 않은 것은 형평성 논란을 의식한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대중가수는 자신을 위한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어서 병역 혜택 대상이 되기 어렵다”며 “대중음악을 특례 분야로 인정하면 ‘영화는 왜 안 되느냐’는 지적이 나올 것이고, 그러면 대상 분야를 한없이 확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대중음악은 개인 기량 외에 기획사 역량에 따라 인기가 좌우되는 점도 고려됐다. 기존 체육 분야 병역 특례를 유지하기로 한 것은 특례 대상자가 연간 45명 안팎에 불과한 데다 이들이 국민 사기 진작에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체육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대한체육회는 “기존 제도가 유지됐다는 점에 대해 감사하는 선수와 지도자가 다수”라고 전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골키퍼로 뛰었던 김병지 SPOTV 해설위원은 “골키퍼 등 교체가 거의 없는 포지션 선수들이 불이익을 보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런 부담이 사라지게 됐다”고 했다. 그러나 기존 제도와 관련해 그간 여러 문제가 발생해온 만큼 정부는 보완책도 함께 내놨다. 먼저 ‘단체종목은 실제 출전 선수만 해당한다’는 규정은 개정하기로 했다. 선수 본인이 직접 기관을 지정해 봉사하던 방식도 특수학교 등 정부가 지정한 기관에서 봉사하게 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과거 축구선수 장현수의 경우 병역 특례로 체육요원에 편입된 뒤 병역 의무의 일환으로 34개월간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해야 했지만 허위 서류를 제출해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야구대표팀 선발 당시 병역 특례 혜택을 주기 위해 실력과 무관하게 선발했다는 논란을 일으킨 이른바 ‘오지환 사태’ 예방책도 마련된다. 정부는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 선발 방식, 절차 등을 명시하는 방식으로 투명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예술 분야에선 병역 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48개 국내외 대회 가운데 7개가 제외되고 3개는 축소된다. 국제 대회지만 병역 특례 대상인 1, 2위 수상자 전원이 한국인인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 서울국제무용콩쿠르 중 1개는 제외하는 등의 방식으로 정비하는 것. 이에 따라 연평균 23.5명인 예술 분야 병역 특례 대상자는 17%(4명) 줄어든다. 조흥동 한국무용협회 고문은 “인재들의 기량 발전에 큰 역할을 하는 병역 특례가 축소되면 예술계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업 분야 대체복무는 박사 전문연구요원은 현 수준(1000명)이 유지된다. 석사 전문연구요원(1500명→1200명)과 산업기능요원(4000명→3200명), 승선근무 예비역(1000명→800명)은 2022∼2026년에 걸쳐 1300여 명을 감축하기로 했다. 석사 과정 전문연구요원은 1500명에서 1200명으로 줄이는 대신 모두 중소·중견기업에 배치해 기업 연구현장의 공백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이종원 산업계 전문연구요원제도 유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장은 “인력난이 극심한 중소·중견기업의 숨통이 다소 트일 수 있는 소식”이라며 환영했다. 손효주 hjson@donga.com·이원주·손효림 기자}

    • 2019-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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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중이 선수 인종차별? 그럼 우리는 경기안해”

    네덜란드 프로축구 선수들이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퍼포먼스에 나선다. 네덜란드 리그 에레디비시 1, 2부 선수들은 23, 24일(현지 시간) 열리는 모든 경기에서 시작 휘슬이 울려도 1분 동안 누구도 플레이를 하지 않는 집단행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21일 보도했다. 같은 시간 안방 구단은 전광판에 “인종차별? 그렇다면 우리는 경기를 하지 않겠다”라는 문구를 띄우기로 했다. 이는 최근 경기장에서 발생한 관중의 인종차별 행동에 대한 적극적인 항의다. 18일 열린 2부 리그 경기에서 홈 관중인 덴보스 팬들은 로테르담의 아마드 멘더스 모레이라를 향해 흑인을 비하하는 행동과 야유를 쏟아낸 바 있다. 당시 주심은 이 같은 분위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경기를 중단시키기까지 했다. 덴보스 구단은 해당 선수에게 사과했고 네덜란드축구협회도 진상조사에 착수하는 등 파문이 확산됐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19-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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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성기 화려함 없어도… 베테랑의 저력

    “코트에서 배우지 못한 것들을 벤치에서 알았다.” 최근 코트에서 뛰기보다 후배들을 응원하는 모습이 더 많았던 유광우(34·대한항공)와 황연주(33·현대건설)가 동료의 부상으로 얻은 기회를 통해 베테랑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유광우는 우리카드 소속이던 지난 시즌 92세트에 출전했다. 전성기 때의 3분의 2 정도였다. 주전 세터는 후배 노재욱(27·126세트)이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대한항공으로 이적한 유광우는 10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손가락을 다친 한선수(34)를 대신해 최근 2경기 연속 천금같은 선발 기회를 얻었다. 유광우는 14일 한국전력과의 방문경기 때는 다소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스스로도 고개를 갸웃거릴 때가 많았다. 하지만 20일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는 달랐다. 전후방을 가리지 않는 비예나의 강한 스파이크와 김규민의 속공이 득점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공을 배급했다. 마지막 5세트 때는 9-3으로 앞선 상황에서 상대의 공격을 2번 연속 단독 블로킹으로 막아낸 뒤 두 팔을 번쩍 들며 환호하기도 했다. 유광우의 활약에 팀은 두 경기를 모두 3-2로 이겼다. ‘꽃사슴’ 황연주 역시 외국인 선수 마야(31)가 무릎 통증을 호소하면서 13일 흥국생명과의 안방경기 때부터 출전 기회가 늘었다. 이 경기에서 시즌 첫 득점(총 9득점)을 기록했고, 19일 IBK기업은행과의 방문경기 때는 8점을 올렸다. 두 경기 모두 현대건설이 3-2로 이겼다. 2013∼2014시즌부터 5시즌 연속 전 경기 출전해 100세트 이상 소화하고 경기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하던 전성기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고비에서 제 역할을 해주는 ‘베테랑의 품격’은 여전했다. 19일 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1세트 마지막 두 점을 혼자서 책임지며 첫 세트를 따냈던 황연주는 듀스가 이어졌던 2세트에서도 29번째 마지막 점수를 블로킹으로 올리며 세트를 마쳤다. 코트 위에서는 보기 쉽지 않았지만 두 베테랑은 언제든 출격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 왔다. 수비 참여도가 낮은 라이트 포지션인 황연주는 젊고 실력 있는 후배들이 주전을 꿰차자 이전보다 몇 배는 더 수비 연습에 치중하며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의 변신을 시도해 왔다. 유광우도 단점을 지적받으면 부단한 노력으로 이를 수정하는 뛰어난 적응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14일 경기에서 잘 안 됐던 부분을 닷새 만에 완벽하게 개선했다. 괜히 최고의 세터라는 칭찬을 듣는 게 아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광우는 “프로라면 계속 부족한 점을 찾아야 한다. 만족감을 느낀다면 그때가 은퇴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한편 21일 삼성화재는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라이벌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3-1(27-29, 25-15, 25-19, 25-21)로 역전승했다. 여자부 경기에서는 흥국생명이 3-1(25-20, 25-17, 25-27, 25-14)로 KGC인삼공사를 꺾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19-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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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칙 삼바’에 허둥지둥… 씁쓸하게 끝난 벤투의 2019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9시즌을 무겁게 마감하게 됐다. 올해 마지막으로 해외파까지 총출동한 A매치에서 여러 문제점을 드러냈다. 성인 대표팀은 다음 달 10∼18일 부산에서 동아시안컵(EAFF-1 챔피언십) 경기를 치르지만 이 경기에는 유럽파 등 해외에서 뛰는 선수 대부분이 불참할 예정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9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무함마드 빈 자이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벤투 감독 부임 후 한국 대표팀은 11승 9무 2패를 기록했다. 1월 25일 아시안컵에서 카타르에 0-1로 패한 뒤 두 번째 패배이면서 최다 실점 경기로 남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9위 한국은 3위 브라질을 맞아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열세를 드러냈다. 9월 시작된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경기를 치르며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한국 수비진은 현란한 개인기를 앞세운 ‘삼바 축구’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공격에서도 상대 압박 수비에 막혀 이렇다 할 득점 루트를 찾지 못한 채 최근 3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 이날 브라질 왼쪽 후방 수비수로 나선 헤낭 로디(21·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측면 미드필더처럼 한국 골문 앞까지 치고 들어왔다. 필리피 코치뉴(27·바이에른 뮌헨)는 중앙 최전방 공격수처럼 활약했다. ‘전술이 경직됐다’는 평가를 받던 벤투호는 이 같은 브라질의 변화된 전술에 당황했고 수시로 구멍이 뚫렸다. 경기 시작 9분 만에 루카스 파케타(22·AC 밀란)가 넣은 첫 골은 코치뉴가 중앙에서 왼쪽에 있는 로디에게 넘긴 패스로부터 나왔다. 한국은 후반 15분에도 골대 주변에서 서성이던 히샤를리송(22·에버턴)을 신경 쓰다가 뒤에서 달려드는 다닐루 다시우바(28·유벤투스)를 놓치면서 3번째 골을 허용했다. 반면 한국의 공격은 유기적인 패스보다는 김진수(27·전북)나 김민재(23·베이징 궈안)가 최전방으로 한 번에 찌르는 롱패스에 의존했다. 원톱으로 나선 황의조(27·보르도)는 존재감을 잃었다. 손흥민(27·토트넘)도 몇 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다닐루의 밀착 견제 속에 고전했다. 공격 루트 둘이 막힌 상황에서 또 하나의 옵션인 황희찬의 역할 변화는 눈에 띄지 않았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황희찬을 전방 깊숙이 투입하는 등의 전술 변화를 준비하지 않으면 최종 예선에서 전력 분석을 마친 상대팀에 크게 고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한 점도 만회하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한국 대표팀의 슈팅이나 공격 의지가 2차 예선 경기 때보다 훨씬 과감해졌다”며 “빌드업을 해 나가는 패스 속도도 이전 경기보다 빨라지는 등의 성과는 계속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투르크메니스탄은 월드컵 2차 예선 안방경기에서 스리랑카를 2-0으로 눌렀다. 3승 2패, 승점 9가 된 투르크메니스탄은 H조 1위로 올라섰다. 레바논과 북한은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H조는 골득실 차로 순위가 갈린 2위 한국(2승 2무), 3위 레바논(2승 2무 1패), 4위 북한(2승 2무 1패)이 모두 승점 8로 같아져 대혼전을 예고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1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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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상철 감독, 췌장암 4기… 황달증세 입원 뒤에도 현장 지켜

    ‘투병’ 중인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48·사진)의 병이 췌장암 4기로 밝혀졌다. 유 감독은 19일 구단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팬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공개하며 이 같은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유 감독은 “받아들이기 힘든 진단을 받았지만 선수와 팀에 피해가 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또 “계속해서 치료를 병행해야 하지만 저는 현장에 있을 때 가장 좋다. 저도 그라운드 안에서 긍정의 힘을 받고자 한다”고 썼다. 유 감독은 지난달 중순 황달 증세로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았다. 현장 지휘를 못 할 정도로 병세가 좋지 않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계속 현장을 지켰다. 누리꾼들은 “월드컵 4강(2002년) 기적을 일군 힘으로 반드시 쾌유하는 기적을 이루시길 바란다”며 유 감독을 응원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19-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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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벤투호, ‘남미 챔피언’ 브라질에 3-0 완패

    브라질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였다. 한국 선수들은 활발하게 뛰었지만 실력 차이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 새벽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끝난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0-3으로 패했다. 벤투 감독의 부임 후 최다 실점 경기였다. 이로써 한국은 브라질과의 역대 전적에서 1승 5패로 절대 열세를 기록하게 됐다. 또 2002년 11월 평가전(2-3 패)에서 설기현과 안정환이 골을 넣은 이후 17년간 브라질을 상대로 골을 넣지 못했다. 한국은 2013년 평가전에서 2-0로 졌다. 벤투 감독은 이날 황희찬과 골키퍼 조현우를 선발로 기용했다. 9월 시작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잘 얻지 못했던 선수들이다. 2차 예선 이후 처음 대표팀에 발탁된 주세종도 이날 선발로 나섰다. 황의조가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섰고 손흥민과 황희찬이 각각 좌우 날개 역할을 맡았다. 브라질의 수준은 한국보다 명백히 한 수 위였다. 작은 찬스도 허투루 날려보내지 않았다. 첫 골은 경기 시작 9분 만에 터졌다. 양팀을 통틀어 최고 몸값(1160억 원)을 자랑하는 필리피 코치뉴가 왼 쪽으로 치고 들어가는 헤낭 로디에게 넘겨준 공을 로디가 최종수비를 제친 뒤 가운데로 띄웠다. 몸을 날리며 헤딩슛을 시도한 루카스 파케타의 머리에 맞은 공은 골대 왼 쪽 그물을 갈랐다. 선제골을 내준 뒤에도 한국은 파상공세를 펼치며 만회골을 노렸다. 하지만 브라질은 후반 36분 한국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수비를 하던 황의조의 파울로 얻어낸 프리킥 기회를 또 한 번 골로 연결했다. 페널티 서클 바로 왼 쪽에서 코치뉴가 수비벽 머리를 살짝 넘겨 찬 골이 조현우의 허를 찌르며 왼 쪽 골대를 파고들었다. 브라질은 후반 15분에도 한국의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진 틈을 놓치지 않고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좌우로 공을 빠르게 돌리며 공격 루트를 찾던 브라질이 골대 왼 쪽에서 가운데로 낮은 크로스를 찌르는 순간 한국 선수들은 골대 근처에 서 있던 히살리송을 신경쓰느라 멀리서 달려드는 다닐루를 놓쳤다. 다닐루는 오른 쪽 대각선에서 강한 슈팅을 때려 자신의 성인 대표팀 첫 골을 한국을 상대로 기록했다. 골을 넣지 못한 채 적지 않은 점수 차로 패했지만 소득도 있었다. 월드컵 예선전에서 레바논 등 중동 팀들의 밀집수비에 고전하며 답답한 경기를 펼쳤던 한국 선수들은 이날은 한결 가볍게 움직였다. 김민재는 전방 선수들이 역습을 노릴 수 있도록 수시로 날카로운 전진 패스를 찔러넣으며 공격 활로를 뚫었다. 공격 라인에서도 모처럼 좌우 공간을 넓게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활발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수차례 브라질 골문 앞에서 펼쳤던 위협적인 공격이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손흥민은 다닐루에게, 황희찬은 에데르 밀리탕에게 밀착 견제를 당하며 장점인 기량을 발휘할 기회를 쉽사리 찾지 못 했다. 황희찬은 후반 20분 나상호와 교체됐다. 골대 앞에서 우물쭈물하거나 서로 공을 돌리다 공격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자주 보였다.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기습적인 슈팅이 수 차례 선보였지만 브라질의 골키퍼 알리송 베케르의 선방에 모두 막혔다. 후반 27분 침투 패스를 담당하던 김진수가 브라질 페널티박스 바깥 왼쪽 대각선에서 기습적인 강슛을 때려봤지만 알리송의 손에 걸렸다. 3분 뒤에는 손흥민도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역시 알리송의 선방이 빛났다. 치치 브라질 감독은 후반 39분 이후 여러번 선수교체 카드를 쓰면서 다양한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제공했다. 한국도 후반 31분 이재성을 빼고 권창훈을, 42분 주세종을 빼고 황인범을 넣으며 마지막 득점 기회를 노렸지만 더 이상 골이 터지지는 않았다. 이원주기자 takeoff@donga.com}

    • 2019-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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