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개혁하자고 초가삼간 태우면 안돼” 檢개혁 정부 주도 못박아

  • 동아일보

이틀새 또 與 강경파 주장에 제동
보완수사권 유지에 힘실어줘
개혁방안 놓고 갈등 불거질듯
李 “사법 신뢰도 최고” 띄우면서도
조희대 겨냥한듯 “문제 인사” 언급

이재명 대통령. 2026.03.09. 서울=뉴시스
이재명 대통령. 2026.03.09. 서울=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9일 “필요한 개혁을 하더라도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내 일부 강경파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과 공소청법 정부안을 수정하자고 주장하는 가운데, 향후 쟁점이 될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유지에 힘을 실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李, 정부 주도 검찰개혁 못 박아

이 대통령은 이날 X(옛 트위터)에 “검찰개혁이든 노동·경제 개혁이든, 법원 개혁이든 그래야 한다”며 “문제를 제거하고 문제 인사에게 엄정한 책임을 묻되, 무관한 다수 구성원의 의욕을 잃거나 상처 입게 하는 것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 지난하고 번거롭고 복잡하다고 혁명을 할 수는 없다”며 “국민통합과 개혁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과제를 모두 원만하게 이행하기 위해 제 나름대로 고심한 결과임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7일 집권세력의 책임감을 강조한 데 이어 이날도 개혁에 대한 사회적 토론과 속도 조절을 주문한 것을 두고 검찰개혁 정부안을 반대하는 여당 강경파를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강경파의 요구도 반영해서 수정안을 냈고 당내 의원총회에서도 정리가 됐는데 그걸 다시 뜯어고치겠다고 나서는 행태는 이해하기 어렵다”며 “대통령은 정부가 낸 검찰개혁안을 지지한다는 뜻을 재차 밝힌 것”이라고 했다.

여권에서는 이 대통령과 당내 강경파가 보완수사권의 예외적 허용 여부를 두고도 입장 차를 보이는 만큼 추후 검찰개혁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그간 당정이 중수청의 행정안전부 배치, 중수청 인력 구조 이원화 등을 두고 충돌하자 당의 뜻을 존중해 왔지만 연달아 메시지를 낸 데는 공소청 수장을 ‘검찰총장’으로 명명하는 것과 보완수사권 존치 문제에선 더 이상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서는 강경파를 향한 자중 요구도 나오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용민 의원은 한 유튜브에서 “(정부 검찰개혁안은) 현재 검찰보다 더 강력한 공소청이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대통령이 직접 정치적 결단을 내리고 책임을 지겠다고 한 상황에서 (당청이) 전면전을 벌이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청 간 이견을 감안한 듯 민주당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당초 19일 본회의 처리 방침에 대해 “미세하게 조정할 부분이 있으니 정책위원회나 원내지도부나 법제사법위원회가 소규모 논의 기구를 만들어서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연기를 시사했다.

● “사법 신뢰도 세계적 수준”… 조희대 대법원장 겨냥도

이 대통령은 법원에 대해서도 경기도지사 시절 무죄가 확정된 공직선거법 위반 및 형님 강제 입원 사건, 윤석열 정권에서 이뤄진 구속영장 기각과 위증교사 무죄 선고 등을 예로 들면서 “정치적으로 정의를 비트는 경우가 있지만, 사법 정의와 인권 보호를 위해 법과 양심에 따라 용기 있게 판결하는 법관들이 훨씬 많다”면서 “우리 사법 신뢰도는 세계적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인혁당 사건, 조봉암 살인 판결, 본인의 대선 후보 시절 대법원의 공직선거법 유죄 취지 파기 환송 등을 ‘사법 부정’으로 규정하면서 “문제 인사에게 엄정한 책임을 묻되 무관한 다수 구성원이 의욕을 잃거나 상처 입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언급한 ‘문제 인사’가 조희대 대법원장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입장에서 조 대법원장의 그간 행보가 마음에 들 수는 없지 않겠냐”며 “다만 조 대법원장의 거취에 대해 청와대가 왈가왈부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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