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鄭然旭 기자] 신한국당 洪仁吉(홍인길)의원 누이동생(沈完求·심완구울산시장의 부인)의 울산 빈소는 민주계 실세들로 북적거렸다. 홍의원의 한보자금 수수설이 보도된 뒤여서 더욱 그랬다.
5일밤 빈소에는 崔炯佑(최형우)고문을 비롯, 朴寬用(박관용) 徐錫宰(서석재) 김운환 朴鍾雄(박종웅) 金武星(김무성) 金在千(김재천)의원 金爀珪(김혁규)경남지사 金奉祚(김봉조)마사회장 등 부산경남(PK)출신 민주계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일정상 참석하지 못한 金德龍(김덕룡)의원은 조화를 보냈다. 金泳三(김영삼)대통령도 조화를 보냈다.
이들은 홍의원과 심시장을 위로한 뒤 삼삼오오 모여앉아 한보사태가 정치권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면서 민주계의 앞날을 걱정했다. 그러나 이들은 한결같이 결백을 주장, 억울하다는 듯이 울분을 토로했다. 세간에서는 민주계의 그동안 행태를 비판하기도 하지만 이들 사이에 그런 대화는 없었다.
최고문은 기자들과 만나 『일부 언론이 나도 한보의 배후라고 보도하는데 이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최고문은 『내가 한달에 30억∼40억원을 쓴다는 자민련의 논평은 명예훼손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나를 건드려봐야 JP(金鍾泌·김종필 자민련총재)한테도 득될 게 없다』고 격앙된 표정으로 말했다.
최고문보다 조금 늦게 빈소에 도착한 서석재의원은 분향을 마친 뒤 홍의원과 20분간 밀담, 한보와 관련해 깊숙한 얘기가 오갔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았다.
기자들에게 서의원은 『홍의원이나 나나 수천만원 또는 수조원의 대출압력을 넣을 위치가 되느냐』고 반문, 자신들은 대출압력의 주인공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홍의원도 거액수수설을 완강히 부인하면서 『지금은 동생을 먼저 보낸 일로 착잡하다. 모든 의혹은 검찰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그러나 빈소에 들른 민주계 중진들은 기자들에게 『홍의원 관련보도가 사실이냐. 믿기지 않는다』고 되물으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이날밤 홍의원은 서석재 박종웅 김무성의원 김지사 등과 자리를 옮겨 술잔을 기울이면서 울분을 토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