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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상생임대인제도는 임시방편, 임대차 3법 개편 시급하다[광화문에서/이새샘]

입력 2022-06-28 03:00업데이트 2022-06-28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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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샘 산업2부 차장
정부가 최근 발표한 6·21부동산대책에서 단연 화제는 상생임대인 제도였다. 대책 발표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자신이 상생임대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문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 제도는 새 정부 부동산 정책의 큰 방향이 이전과는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문재인 정부는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 투자’를 일종의 투기로 봤다. 1가구 1주택자라도 본인이 매수한 집에 실제 거주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양도세 비과세, 주택담보대출 등에 실입주·거주 의무를 부여했다. 하지만 상생임대인제도를 비롯해 이번 대책에는 실제 입주하거나 거주하지 않은 집이라도 양도세 비과세 등 혜택을 받을 길을 열어주는 방안이 담겼다.

공적 의무(전월세 인상률 5% 이내)를 지키는 집주인에게 인센티브를 주기 시작했다는 점 자체에도 의미가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개인 간 계약에 관한 민법이기 때문에 지키지 않는다고 정부가 나서 처벌할 수 없다. 지키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집주인과 세입자 양측에 이득이 되도록 균형을 맞춰야 했지만 기존 임대차 3법에는 이런 균형이 없었다. 이번 대책은 일부라도 이런 균형을 맞춰 나가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상생임대인제도는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다. 상생임대인제도가 생기면서 전월세 시장에는 공적 의무를 지키는 임대인이 총 세 종류가 됐다. 기존의 등록임대사업자, 상생임대인, 그리고 임대차 3법에 따라 세입자의 계약갱신요구권을 수용해야 하는 일반 임대인이다. 같은 의무를 지고 있는데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기간도, 받는 혜택도, 이행하는 방식도 모두 다르다. 경우의 수가 다양한 전월세 시장에 한 가지 제도를 추가해 더 복잡하게 만든 셈이다.

게다가 상생임대인은 적용 대상이 매우 제한적이다. 이 제도는 주로 무주택 상태에서 투자 목적으로 자신의 거주지가 아닌 곳에 전월세를 끼고 집을 산 1주택 갭투자자가 대상이다. 그중 집을 산 지역의 집값이 하락세를 보여 시세차익이 줄어들고 있는 사람, 그중에서도 자금력이 부족해 대출금리가 오르면 버틸 여력이 없는 사람이 우선 이 제도를 고려할 것이다. 한시적 제도라 비교적 최근에 집을 샀거나 올해 집을 사는 사람은 이전 집주인에게서 승계한 전월세 계약의 잔여 기간에 따라 대상이 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결국 전월세 시장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임대차 3법 개편이 시급하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임대차 3법 개편안에 대해 “전문기관 연구용역, 실태조사 등을 통해 국민적 공감대에 기반해 국회 논의기구 구성·협의 등 입법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최종적으론 국회에서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임대차 3법은 2020년 7월 개정 당시 여당의 일방적인 독주, 이를 방어하지 못한 야당의 무기력, 그리고 정부의 책임 회피가 만들어냈다. 그로 인한 고통은 2년간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았고 앞으로도 감당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가 책임감을 갖고 하루라도 빨리 개편 논의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이새샘 산업2부 차장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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