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 대선 앞 中 외교사령탑 방한… 사드 앙금부터 털어내야

동아일보 입력 2020-08-14 00:00수정 2020-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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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이르면 내주 한국을 방문한다. 양 정치국원은 우리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격인 중앙외사공작영도소조의 비서장 겸 판공실주임을 맡고 있는 외교안보라인의 최고위급 인사다. 그는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만나 시진핑 주석의 연내 방한을 비롯한 한중관계 현안과 함께 멈춰서있는 남북, 북-미 대화의 재개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 정치국원 방한은 11·3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갈수록 첨예해지는 미중 갈등 국면에서 이뤄진다. 그런 만큼 한미관계에도 민감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이번에 본격 논의될 시 주석 방한이 이뤄지면 한중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을 끝내는 계기가 되겠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경계심을 낳아 한미관계에는 긴장요인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전방위 공세를 더욱 강화하면서 우방국들을 향해 중국 견제노선에 동참할 것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한국에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여, 고체연료 제한을 푼 미사일지침 개정 같은 우호적 조치를 하는 동시에 인도태평양전략과 경제번영네트워크(EPN) 동참, 화웨이 제품의 5세대(5G) 통신망 배제 등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도 긴장하는 눈치다. 시 주석이 5월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온 것도, 이번에 외교사령탑을 한국에 보내는 것도 어떻게든 한국의 반중(反中)전선 합류는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깔려 있다. 중국은 시 주석의 연내 방한 의지를 거듭 강조하면서도 중국 내 한류를 제한하는 한한령(限韓令) 해제는 여전히 미적거리고 있다. 한국을 묶어두기 위한 주변국 관리 외교겠지만 대국답지 못한 책략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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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은 앞으로 미국 대선 과정에서 최고조에 이를 것이고 그 결과와 상관없이 지속될 가능성도 높다. 강대국 싸움에 낀 약소국은 괴롭다. 하지만 중견국 한국이라면 동맹이냐 근린이냐 선택을 강요당하기 전에 분명한 원칙과 규범 아래 기민하고 지혜롭게 대응하는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한한령 해제는 시 주석 방한 때까지 기다릴 일이 아니다. 양 정치국원이 오면 이것부터 말끔히 정리하고 북한의 태도 변화도 끌어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중국#방한#사드 앙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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