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코로나 극복 주역 의사들, 세계 원격진료 시장에 도전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5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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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이 코로나19 치료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22일 개최한 ‘웹세미나’에는 25개국 800여 명의 의사가 몰려 한국 의료진의 경험을 전수받았다. 전날 열린 ‘한-중남미 코로나19 대응 웹세미나’에는 칠레, 우루과이 등의 보건당국 관계자 200여 명이 참여했다. 부쩍 높아진 한국 의료의 성가를 확인해주는 장면들이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우리 국민은 의사들의 우수성을 체감했다. 한국은 1000명당 의사 수가 2.3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 꼴찌인데도 의료 붕괴 없이 위기를 잘 넘기고 있다. 치명률은 2.2%로 미국(5.7%) 스페인(10.4%) 이탈리아(13.4%) 영국(13.6%)은 물론이고 독일(3.6%)보다도 낮다. 조건 없이 대구로 달려가 역병과 싸우는 의사들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이렇게 유능한 의사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핵심 트렌드로 떠오른 원격의료에 유독 소극적인 게 아쉽다. 정부는 2월 말 감염병 심각단계를 발령하면서 코로나 전화상담과 처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는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채 시행하면 혼선이 커진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원격진료를 가능케 하는 의료법 개정안은 10년째 국회에 멈춰서 있다.

다른 나라들은 코로나를 계기로 원격의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메디케어 가입자 대상 원격의료 서비스를 허용했다. 2016년 원격진료를 허용한 일본은 크루즈선에 갇힌 환자들을 위해 스마트폰 진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세계 원격의료 시장 규모는 작년 305억 달러로 연평균 14.7%씩 커지고 있다.

‘K컬처’ 이후 나라의 위상을 높일 부문으로 국내외 전문가들은 ‘K메디컬’을 꼽는다. 30년 이상 축적된 한국 최고 인재들과 세계적 정보통신기술까지 글로벌 의료강국에 필요한 조건을 다 갖췄다. 정부는 걸림돌이 될 규제를 치우고 의료계 내에 이견이 있다면 서둘러 조정해야 한다. 코로나로 확인된 의사들의 도전정신이 한국의 미래를 이끌 원동력이 되길 기대한다.
#서울대병원#포스트 코로나 시대#웹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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