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흥주]이주호 장관이 넘어야할 산

동아일보 입력 2010-09-06 03:00수정 2010-09-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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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한국경제학자의 주된 관심사항이 아니었다.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교육에 있음을 이해한 일부만이 교육정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대표주자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다. 그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 시절부터 많은 교육학자와 함께 교육정책 연구에 참여했고 교육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주도했다.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도 줄곧 교육문제에 전념했다.

교과부의 수장이 된 그를 바라보는 교육계의 반응은 다양하다. 자율과 경쟁으로 대표되는 그의 교육철학은 자유시장 논리에 근거한 경제학적 관점이 다수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철학에 동조하는 이들은 그의 취임을 반기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는 것 같다. 분명한 점은 그처럼 열정을 보이며 한국교육 발전에 젊음을 바치는 정치가도 없다는 사실이다. 그가 성공적인 장관으로 평가받기를 기대하는데 관건은 다음에 달려 있다.

첫째, 자율과 경쟁이 바른 교육정책철학이라 할지라도 배려와 지원 역시 정부의 역할임을 이해해야 한다. 안일한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 성공적이기는 어렵다. 다양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의 성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자율과 경쟁 기조는 결국 학교현장을 좀 더 역동적인 장소로 만들어 학부모의 교육만족도를 제고하는 데 기여한다.

그러나 자율과 경쟁체제에 참여하기 어려운 조건을 가진 학생, 학부모, 교원이 있으며 교육적으로 소외된 학교와 지역도 있다. 이들을 어떻게 배려하고 지원하여 자율과 경쟁에 동참하게 만들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그만큼 시급하다. 뒤처진 학생, 학교, 교원, 지역을 돌보고 이들이 경쟁에 참여하도록 동력을 실어주는 일은 정부가 강조하는 친서민 정책과 사회통합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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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교육현장과의 원활한 의사소통, 의견이 다른 집단과의 조화와 협의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교육정책 중 일부는 교육현장의 적지 않은 저항이 있었다. 6·2지방선거 결과 나타난 민의와 일부 교육감의 행보가 이를 증명한다. 교육현장과의 부단한 의사소통이 더욱 필요하며, 나아가 의견이 다른 지방 교육감과의 지속적인 대화와 협의가 필요하다. 학교현장과의 의사소통을 계속하고 교육감 및 지방 교육정책 담당자와의 격의 없는 의사소통을 통해 포용력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셋째, 정치적 파당적 이해관계에 따라 공교육 정책을 표류하게 만들면 곤란하다. 사회 전분야가 정치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나 유독 교육에서만 정치적 중립성을 규정해 온 헌법적 가치를 다시 한 번 음미할 필요가 있다. 인간의 지덕체 발달을 책임지는 교육 분야는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 내어 개개인의 자아를 실현하는 일관된 목적을 갖는다.

이런 목적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개입되면 결국 교육을 통한 개인의 자유로운 자아실현이 왜곡되기 쉽다. 이 때문에 많은 나라가 정권과 이념에 크게 영향 받지 않도록 교육을 보호하고 있다. 공교육을 둘러싼 이념 논쟁은 결코 국가와 국민 모두에게 이롭지 못하다. 장관은 교육감이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국가 백년대계를 책임지는 교육이 짧은 기간마다 달리하는 정치적 이념 논쟁에 따라 휩쓸리는 현상을 막을 지혜로움이 필요하다.

교육계는 지쳐 있다. 하루가 멀게 새로운 정책이 쏟아지니 교육청도, 학교도, 학부모도 힘들고 고달프다. 교육비리로 전체가 매도되어 교육자의 자존심도 상처를 입고 있다. 교육 현장을 추슬러야 하는 장관의 어깨도 그만큼 무거울 것 같다. 이러한 상황은 그가 성공한 장관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이기도 하다.

김흥주 한국교육개발원 기획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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