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 확대때 한국 참여 방안, 美의회서 논의중”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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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주일미대사 지낸 해거티 상원의원

“한국은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자 협의체) 확대시 이에 참여할 이상적인 후보 국가다. 한국이 쿼드 확대시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의회 동료, 외교관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빌 해거티 미국 상원의원(공화·테네시·62)은 19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쿼드 확대와 관련해 이런 의회 내 움직임을 전했다.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인 해거티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2017~2019년 주일미국대사로 근무했던 아시아 경제 전문가다. 북한과 관련해서는 ‘화염과 분노’ 시기 긴장이 고조됐던 북-미 관계를, 한일 관계에서는 일본의 수출통제와 이로 인해 촉발됐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갈등을 역내 현장에서 지켜봤던 고위 외교관이었다.

해거티 의원은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동아일보와 진행한 전화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새로운 위협에 맞설 새로운 길을 함께 찾기 바란다”며 북한 뿐 아니라 중국이 역내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2000년의 역사를 돌아봤을 때 한국인들은 중국이 (한국에 대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알 것”이라며 “중국과 관련한 여러 이슈들을 다루기 위해 한미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특히 쿼드와 관련해 “이 구도에 한국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방법을 우리가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미국의 (쿼드) 확대시 동맹들이 이에 더 적극적으로 관여하기를 바라며 한국은 그 중에서도 톱 리스트에 올라 있다”고 했다.

공화당 소속으로 대중국 강경파인 해거티 의원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탈취 및 중국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원 등 불공정 경쟁의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의 자국기업 지원은 한국과 미국의 기업들이 중국과 공정하게 경쟁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두 나라는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했다. ‘약탈적(predatory)’이라는 표현을 반복해서 사용하며 “우리는 중국의 반시장적 정책과 군사, 기술 분야에서의 약탈적 행동들에 동맹들과 함께 강하게 맞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일 관계와 관련해 그는 주일미국대사 시절의 충돌 당시 물밑 중재 과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북한이라는 위협은 우리가 함께 초점을 맞춰야 할 대상으로, 우리를 분열시키는 게 아니라 통합시키는 것”이라며 “공동의 위협에 직면해 있을 때 우리는 공동의 이해관계를 갖는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이 충돌하면서도 전례 없이 고조됐던 한반도의 위험 상황에서는 협력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다. 또 “이것은 한국과 일본 뿐 아니라 미국, 전 세계 모두의 이해관계가 걸린 일”이라며 “한일 양국은 미래지향적으로 관계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상하원에 새 대북정책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해거티 의원은 “세부 내용을 공개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완전한 비핵화,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목적이 돼야 하며 북한의 관여를 지속적으로 촉구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정책에서 관여를 최우선순위에 놓아야 한다”며 “동시에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을 보기 전까지 대북제재를 완화해서는 안 된다는 점 또한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 “비핵화를 약속한 이는 김정은이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그가 핵무기를 폐기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거티 의원의 지역구인 테네시주는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제너럴모터스와 합작해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2조7000억 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지어지는 곳. 그는 “나의 고향에서 그 발표가 이뤄질 때 나는 현장에 있었다”며 “한미 양국 간 경제협력은 내가 매우 깊은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고 있는 사안”이라고 했다. “양국은 모든 조건에서 경제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를 바란다”며 “강력한 경제 협력은 더 강력한 안보 협력으로 이어지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조 바이든#해거티#한미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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