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피로 맺은 한미동맹 더 강력하게” 알링턴묘지 헌화로 일정 시작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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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한미 국기 새겨진 마스크 쓰고 참배
“6·25때 한국위해 싸운 미군에 경의”… ‘뉴딜정책’ 루스벨트기념관도 찾아
바이든, 정상회담 직전 文 앞에서… 中과 싸운 6·25영웅에 명예훈장
美 “외국정상 수여식 참석 처음”… 中견제 역할 기대 메시지 담긴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현지 시간) 첫 공식 일정으로 워싱턴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의 비(碑) 상단을 바라보며 가슴에 손을 대고 경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쓴 마스크에 태극기와 성조기가 그려져 있다. 이곳은 6·25전쟁 등 참전용사와 가족 약 40만 명이 잠들어 있어 한미동맹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장소다. 이번이 네 번째 미국 방문인 문 대통령이 이곳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21일 오후(한국 시간 22일 오전)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연다. 워싱턴=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현지 시간) 첫 공식 일정으로 워싱턴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의 비(碑) 상단을 바라보며 가슴에 손을 대고 경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쓴 마스크에 태극기와 성조기가 그려져 있다. 이곳은 6·25전쟁 등 참전용사와 가족 약 40만 명이 잠들어 있어 한미동맹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장소다. 이번이 네 번째 미국 방문인 문 대통령이 이곳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21일 오후(한국 시간 22일 오전)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연다. 워싱턴=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미국의 성지’로 꼽히는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해 헌화한 뒤 “피로 맺어지고 오랜 세월에 걸쳐 다져진 한미동맹을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더욱 강력하고 포괄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文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 발전시켜 나갈 것”
문 대통령은 동행한 미국 측 인사들에게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싸운 미군들에 대해 재차 경의를 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방미 첫 공식 일정으로 찾은 알링턴 국립묘지는 제1·2차 세계대전, 6·25전쟁, 베트남전쟁 등에서 전사한 참전용사 및 가족 약 40만 명이 잠들어 있는 미국 최대 국립묘지 중 하나다. 임기 중 이번까지 4차례 워싱턴을 방문한 문 대통령이 이곳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文대통령 워싱턴 도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뒤 전용기에서 내려 걸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 오른쪽은 영접 나온 에이설 
로버츠 미 국무부 의전장. 그 오른쪽은 이수혁 주미 대사다. 워싱턴=뉴시스
文대통령 워싱턴 도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뒤 전용기에서 내려 걸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 오른쪽은 영접 나온 에이설 로버츠 미 국무부 의전장. 그 오른쪽은 이수혁 주미 대사다. 워싱턴=뉴시스
문 대통령은 국립묘지 내 무명용사의 묘를 찾아 참배한 뒤 묘 앞에 놓인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쓰인 화환에 손을 얹고 잠시 묵념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국립묘지 기념관 전시실로 이동해 무명용사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는 기념패를 기증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기념관을 찾았다. 문 대통령이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에 빗대 ‘한국형 뉴딜’을 주요 국정과제로 내세운 것을 고려한 일정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 루스벨트 대통령의 초상화를 걸고 있다고 한다.

○ 중공군 맞선 용사 훈장 수여식에 文 함께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21일(현지 시간)에는 회담 직전 6·25전쟁 때 중공군의 인해전술에 맞서 활약해 6·25전쟁의 영웅이라 불리는 95세 참전용사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수여하는 행사에 함께한다.

6·25전쟁 때 중공군에 맞서 활약한 공로로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명예훈장을 받는 랠프 퍼킷 주니어 예비역 대령. 랠프 퍼킷 주니어 예비역 대령 페이스북 캡처
6·25전쟁 때 중공군에 맞서 활약한 공로로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명예훈장을 받는 랠프 퍼킷 주니어 예비역 대령. 랠프 퍼킷 주니어 예비역 대령 페이스북 캡처
백악관은 19일 “바이든 대통령이 21일 6·25전쟁에서 용맹을 보여준 랠프 퍼킷 주니어 예비역 대령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한다”며 “문 대통령도 수여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명예훈장은 전장에서 특별한 용기와 헌신을 보여준 군인이 받는 최고의 영예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간담회에서 “두 정상이 함께 명예훈장을 수여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며 “외국 정상이 명예훈장 수여식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중국, 북한에 맞서 함께 피를 흘렸던 혈맹인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기억하자는 메시지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정상회담 당일 우리 정부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에 동참하는 등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으로서 역할을 확대해 주기를 바라는 메시지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백악관 보도자료에 따르면 1950년 11월 24세 중위였던 퍼킷은 미 육군 특수부대인 제8레인저 중대를 이끌고 205고지를 점령하는 과정에서 적군의 수류탄 파편에 맞아 부상을 입었음에도 작전을 지휘하고 부하들에게 자신을 놔두고 대피하라고 했다. 이에 감명을 받은 부하들이 적군의 포격 속에서 그를 안전한 장소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그가 참가한 전투는 바로 평안북도에서 중공군이 인해전술로 국군과 유엔군을 공격하면서 벌어진 청천강 전투다. 백악관이 “적(enemy)”이 누구인지 명시하지 않았지만 중공군인 것이다.

문 대통령은 21일 오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만난 뒤 수여식에 참석하고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이어갈 예정이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박효목 기자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공동취재단
#문재인#조 바이든#한미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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