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황형준 동아일보 사회부 황형준 기자 공유하기 constant25@donga.com

2007년 입사해 사회부, 경제부, 정치부를 거치며 경찰, 기획재정부, 정당, 법조, 청와대 등을 취재했습니다. 정치와 법, 권력구조 그리고 사람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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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황형준]공수처와 특별감찰관실, 일원화 검토해야 한다지난달 16일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김진욱 처장은 공수처 출범 1년 4개월 만에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숙한 모습을 보여드린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당초보다 인원이 줄어) 처·차장 포함해 검사 25명, 수사관 40명, 일반 직원 20명이 되면서 ‘종이호랑이’가 됐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고 인력난을 호소했다. 전문성과 경험 부족 등에서 드러난 미숙함을 인력 탓으로 돌리긴 했지만, 공수처가 유명무실해졌다는 외부 평가를 공수처 수장도 자인한 것이다. 공수처는 지난해 1월 출범 이후 무분별한 통신자료 조회, ‘고발 사주’ 의혹 관련 위법 수사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한 공수처 관계자는 사석에서 논란을 인정하며 “인력을 보강해 앞으로는 체급에 맞는 수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공수처보다 더 역할을 못한 것은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실이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과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이상의 비위를 상시 감찰하는 기구로 박근혜 전 대통령 대선 공약으로 추진됐다. 2014년 2월 말 국회는 관련법을 통과시켜 차관급인 특별감찰관 외에 5급 이상 공무원 7명을 직원으로 두고 감사원, 대검찰청, 경찰청 등 관계기관에서 파견 공무원을 20명 내로 받을 수 있게 했다. 여야는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놓고 실랑이를 하다 2015년 3월에서야 검찰 출신의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을 임명했다. 이 감찰관은 이듬해 7월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 처가의 가족 회사 재산 축소 신고 여부 등에 대한 감찰을 실시하다 감찰 내용을 언론에 유출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자 사표를 제출했다. 이후 후임 특별감찰관이 임명되지 않으면서 특별감찰관실은 6년 가까이 방치되며 유명무실한 조직으로 남았다. 최근 여당과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고사 상태에 빠졌던 특별감찰관제 부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대통령민정수석실 폐지로 대통령 친인척의 비위 감시 기능 등이 없어진 만큼 특별감찰관을 다시 임명해야 한다는 취지다. 원래 특별감찰관은 2012년 대선에서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의 공수처 공약에 맞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이 내세운 카드였다. 일부 차이는 있지만 중첩되는 면도 적지 않다. 공수처 수사 대상엔 이미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에 소속된 3급 이상 공무원이 포함돼 있다. 특별감찰관의 감찰 대상인 ‘대통령실 수석비서관급 이상’을 수사할 수 있는 것. 특별감찰관 후보는 국회가 추천해야 하는데 여소야대 국면에서 후보를 놓고 기 싸움만 벌이다 시간을 지체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기능이 중복되는 공수처와 특별감찰관이 양립하며 예산을 쓰길 원할까. 수십 명에 불과한 대통령 친인척 때문에 20명 넘는 특별감찰관실을 재가동하기보다는 공수처 수사 대상 7000여 명에 대통령 친인척을 포함시키고 인력을 일부 늘려 주는 게 낫다고 본다. 여야가 이제라도 두 기관이 ‘윈윈’할 수 있는 생산적 논의에 나서길 기대해 본다.황형준 사회부 차장 constant25@donga.com}2022-06-06 03:00
尹, 한동훈 법무장관 임명… 野 ‘한덕수 총리 부결’ 기류윤석열 대통령이 1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했다. 전체 18개 부처 가운데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를 제외한 16곳의 자리가 채워진 것이다. 국회는 20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를 열기로 했다. 윤석열 정부 첫 총리 후보자의 운명도 곧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5시 “윤 대통령이 한 법무부 장관과 김 여가부 장관을 임명, 재가했다”고 밝혔다. 두 장관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는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결국 채택되지 않았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국회에 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한 시한이 지난 만큼 임명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은 또다시 미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 ‘정 후보자에 대한 임명 문제를 결정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토해 보겠다”고만 답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론을 지켜보며 임명 여부를 고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후 6시 반 취임식을 진행했다. 한 장관은 취임사를 통해 “국민이 원하는 진짜 검찰개혁은 사회적 강자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수사할 수 있는 공정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당시 폐지된 증권범죄합동수사단 부활을 선언했다. 민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윤 대통령에게 협치는 독선을 뜻하는 것이었는가”라고 비판했다. 한 장관을 임명하면서 한 총리 후보자의 인준을 둘러싼 야당의 기류도 강경해지는 분위기다. 민주당에서는 “(윤 대통령이) 강을 건넜다”고 말하는 등 한 총리 후보자에 대한 부결에 힘을 싣고 있다. 野 “한동훈 임명, 협치 팽개쳐”… 20일 한덕수 인준 난항 예고 尹, 한동훈-김현숙 임명 강행민주, 20일 본회의 직전 의원 총회… 韓총리 인준안 부결 당론 수순국민의힘 “더이상 국정 발목 안돼”… 정호영 임명 여부가 마지막 변수윤석열 대통령이 1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소통과 협치는 저 멀리 내팽개쳐졌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윤 대통령이 전날 국회 시정연설에서 협치를 강조한 지 하루 만에 한 장관 임명을 강행하면서 다수당인 민주당 협조 없이 처리가 불가능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 표결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한 장관 임명 직후 브리핑을 열고 “한덕수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표결에 부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한 장관 임명 강행에 한 총리 후보자 인준 부결 전략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여야는 20일 임명동의안 표결에 합의했다. 국민의힘은 “한 총리 후보자 인준 문제에 더 이상 국정이 발목 잡혀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野 “이게 尹이 말하는 의회주의인가” 격앙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한 장관이 임명된 직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 후보자 임명 강행은 윤 대통령이 국민을 우습게 알고, 국민의 목소리는 듣지 않겠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20일 본회의에서 한 총리 후보자 인준 여부 투표를 하기 위해 양당 수석부대표 간 협의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며 “윤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의 시대는 국민으로부터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라고 했다.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열고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하려는 수순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부터 한 장관 임명 강행 기류에 거세게 반발하며 “임명 시 여야 협치는 없다”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어제(16일) 시정연설에서 의회주의를 강조했는데, 하루 만에 ‘마이웨이 인사’를 강행하는 게 윤 대통령이 말하는 의회주의냐”고 했다. 총리 인준 외에도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와 하반기 원 구성 등 아직 남은 여야 간 주요 협상 이슈들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여권은 민주당이 추경안 심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6·1지방선거 전까지 추경안을 처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게 최대 1000만 원까지 지원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공약 이행이 차일피일 미뤄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오 원내대변인은 “추경이라든지 원 구성이라든지 개별 사안은 개별 판단한다는 원칙을 고수한다”면서도 “협치를 전혀 안 하려는 태도가 드러난다면 그건 오로지 국민의힘의 의지와 태도, 윤 대통령의 결단에 달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덕수 표결’ 남은 고비는 정호영 임명 여부윤 대통령이 이날 한동훈 장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까지 임명하면서 1기 내각 구성원 중 빈자리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자진사퇴한 김인철 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 2명만 남게 됐다. 결국 대통령이 정 후보자에 대한 거취 여부를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꼬여 있는 정국을 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도 정 후보자를 ‘부적격 인사’로 재차 못 박으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정 후보자의 거취 문제에 대해 이날 “지켜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도 “여론의 추이를 봐서 결정할 문제”라며 낙마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동시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발목 잡기’를 부각시키며 한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 협조를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한 장관을 전격적으로 임명한 건 더 이상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혀선 안 된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갈 길 바쁜 새 정부의 출범을 방해하는 것은 국민이 용납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2022-05-18 03:00
경찰기록만 보고 쓰는 공소장, 보도자료만 보고 쓰는 기사[광화문에서/황형준]“현장에 답이 있다”, “전화 통화만 하지 말고 가급적 취재원을 직접 만나라”고 배웠던 A 기자. 2030년 어느 날 정부와 여당이 ‘언론 개혁’을 내세우며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 기자들은 더 이상 사건사고 현장에 접근할 수 없게 됐다. 살인과 화재 현장 취재는 물론 정부 부처를 찾아 취재원을 만나는 것도 차단됐다. 오직 해당 기관 공보 담당자의 브리핑과 보도자료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 이 같은 법이 통과된 배경에는 언론의 과도한 취재 경쟁과 넘쳐나는 왜곡 보도 및 가짜 뉴스가 있었다. 취재기자의 접근이 하루아침에 전부 차단된 것은 아니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기자들의 경내 출입이 금지됐고, 2007년엔 기자실을 폐쇄하고 정부 부처 사무실 방문 취재를 제한한 이른바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이 도입됐다. A 기자가 기자 생활을 시작한 2019년에는 법무부가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만들어 기자들의 검사실 출입을 금지시켰고 공보관을 통해서만 취재하도록 했다. 언론의 자유가 제한되면서 A 기자는 어느덧 취재 없이 기사를 쓰는 것에 익숙해졌지만 머리 한구석에는 의문이 남았다. 왜 힘 있는 자들이 언론의 감시를 벗어나 알리고 싶은 정보만 알리는 상황이 된 걸까. 향후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을 가정해 본 가상 스토리다. 이 같은 상상을 한 것은 최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대해 한 검사가 한 말 때문이다. 이 검사는 필자에게 “검사에게 수사를 금지하는 것은 기자한테 취재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똑같다. 어떻게 피의자 등 사건 관계인을 조사하지 않고 유무죄를 판단하라는 건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가 취재를 거쳐 기사를 쓰듯 검사도 수사를 거쳐 기소를 판단하는 것이 ‘업(業)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검사들은 피의자나 고소·고발인 등 사건 관계인들을 직접 대면 조사하면서 감(感)을 잡는다. 관계인의 말을 직접 들으며 얼굴 표정과 동작 등에서 그의 심리를 파악하고 거짓말을 하는지 등을 파악하며 사건의 얼개를 그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사권이 박탈되면 검찰은 대부분의 사건에서 경찰 수사자료만 갖고 기소 여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일부 사건에 대해 수사권이 한시적으로 남아 있지만 큰 틀에서 경찰 수사와 검찰 수사를 거치며 이중으로 체크되던 범죄 유무죄 판단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향후 헌법재판소가 공포된 법을 위헌으로 판단하거나 시행 과정에서 이대론 안 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 검찰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거나 보완수사 폭을 넓히는 쪽으로 형사사법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경찰 권한에 대한 통제 방안을 마련하고, 수사 공백 없이 중대범죄수사청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생산적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다. 검찰도 중수청에 수사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혼란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때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황형준 사회부 차장 constant25@donga.com}2022-05-11 03:00
[광화문에서/황형준]‘친정부 검사’ 없애는 게 尹 정부 검찰 개혁 첫걸음#1. “새 정부가 출범하면 이제 나를 반정부 성향이라고 부를지 궁금하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검찰 간부 A 씨는 “원래 모든 공무원은 친정부일 수밖에 없는 거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갈등을 빚던 시절 이 간부는 추 전 장관 편 인사로 평가됐다. A 씨 외에도 이른바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됐던 인사들이 대선 이후 “내가 왜 친정부 성향이냐”라고 주변에 항변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2. 한편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돼 줄줄이 좌천을 당했던 검찰 간부 B 씨는 최근 주변에 “내가 뭘 더 하겠냐. 한적한 지방으로나 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지인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법무부 장관 및 검찰총장 인사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내심 다음 인사에서 중용되길 기대하는 것이다. 대선 이후 검찰 간부 인사를 앞두고 벌어지는 모습이다. 윤 당선인과 가까웠던 인사와 윤 당선인에게 등을 돌렸던 인사들이 엇갈린 운명에 놓인 것이다. 정치권처럼 점령군과 패잔병으로 갈리는 모습이 제3자가 보기에 개운치는 않다. 예전 정부에선 검찰에 대해 친정부, 친정권 성향이라는 표현 자체가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권력의 의중을 파악하고 특정인에 대한 수사를 과도하게 진행해 중립성과 공정성 논란에 휘말린 적은 많았지만 검사동일체 원칙이 지켜지면서 내분을 겪는 일은 많지 않았던 것이다. 어떻게 보면 A 씨 말처럼 검사 모두가 ‘친정부 검사’였던 셈이다. 문재인 정부 초기 중용된 윤 당선인에게도 업보가 있다. 그는 기수를 초월해 파격적으로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에 임명됐다. 이후 자신과 인연이 있는 특수부 검사들을 중용하며 ‘윤석열 사단’을 만들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수혜자였던 윤 당선인은 2019년 7월 총장 취임 이후 현 정부를 향해 칼을 뽑았다. 현 정부는 그를 고사시키기 위해 인사를 통한 보복과 박해를 자행했다. 그 결과 인사평정과 커리어에 따른 검찰 인사 시스템은 붕괴됐고 내부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이제 관심은 새 정부 출범 후 법무부와 검찰 인사에 쏠려 있다. 비정상의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여론도 있지만 “다시 피바람이 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확실한 건 정권이 바뀐 후 ‘친정부 성향’이었다고 중간 간부나 평검사들에게까지 광범위하게 ‘부역자’ 프레임을 씌워 한직으로 내몰면 다시 정치 보복이 반복될 뿐이라는 점이다. 새 법무부 장관 인선과 김오수 검찰총장의 교체 여부를 판단할 때 무엇보다 내부 통합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검찰 간부 인사에서도 친정부와 반정부로 갈라치기 하기보다 능력에 따른 중립적 인사를 통해 내분의 후유증을 극복해야 한다. 나아가 ‘친정부 검사’라는 표현이 더 이상 회자되지 않고, 궁극적으로 어느 정권에도 치우치지 않는 검찰을 만드는 것이 윤 당선인이 시도해야 할 검찰 개혁의 목표일 것이다. 황형준 사회부 차장 constant25@donga.com}2022-04-12 03:00
‘사퇴 종용’ 받은 황무성 전 사장 “성남시장 지시라고 들어”[법조 Zoom In/대장동 재판 따라잡기⑫]《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과 관련해 1월 10일부터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동아일보 법조팀은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 이 사건에 대한 기록을 남기기 위해 매주 진행되는 재판을 토요일에 연재합니다. 이와 함께 여전히 풀리지 않은 남은 의혹들에 대한 취재도 이어갈 계획입니다.》 “대형건설사를 컨소시엄에 넣으라고 계속 (얘기)했는데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은 ‘빼라’고 했다. 이 시장과 반대 의견을 내니 제가 걸리적거리잖나.” 사퇴 압박을 받고 사표를 제출한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1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시장님 지시로 다 이야기 됐다’며 사직서 내라고 세 번 찾아와서 서명했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황 전 사장이 대장동 관련 재판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황 전 사장은 이번 사건에서 사퇴 종용 의혹의 피해자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 등이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를 포함해 대장동 사업을 자신들 계획대로 이끌기 위해 유 전 본부장을 시켜 황 전 사장을 사퇴시키려 한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과 그의 측근들이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당시 황 전 사장이 유 전 본부장과의 대화를 녹음한 녹취록에는 ‘성남시장’이 7번,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이 8번, 유 전 직무대리가 12번 언급됐습니다. 하지만 유 전 본부장이 지난해 12월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수사는 미궁에 빠졌고 검찰은 올 2월 이 상임고문과 유 전 직무대리, 정 전 실장 등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황무성 “난 바지사장… 유동규가 실세”황 전 사장은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유 전 직무대리 등 5명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검찰이 재판에서 “유 전 본부장이 2015년 2월 6일 ‘오늘 사직서를 써달라’고 요구했다”고 하자 황 전 사장은 “유 전 본부장이 그날 3번이나 찾아왔고 오후 10시경 사직서에 서명을 해줬다. 유 전 본부장이 ‘시장님 지시로 유 전 직무대리와도 이야기가 됐으니 사직서를 내라’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지난해 12월 10일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황 전 사장은 “엄청난 권한을 시청 쪽에서 유 전 직무대리에게 줬기 때문에 실세였고 의사결정을 다 했다. 사장인 내가 반려해도 유 전 직무대리가 하는대로 흘러갔다”고도 했습니다. 그는 스스로 “바지사장”이라고도 했습니다. 사퇴를 요구받은 이유에 대해 황 전 사장은 “대형건설사를 대장동 개발사업 컨소시엄에 넣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 전 지사는 반대했다. 내가 시끄럽게 나갈까봐 지휘부가 전전긍긍한다는 내용이 녹취록에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삼성 현대 등 대형건설사로 했다면 리스크가 줄고 수익의 20%만 준다고 해도 했을 것”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실제 대장동 개발 컨소시엄인 ‘성남의 뜰’에는 대형건설사가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이 사직서를 작성하게 된 경위를 묻자 황 전 사장은 “유 전 본부장이 인쇄한 사직서를 가져왔고 거기에 (내가) 서명했다”고 대답했습니다. 검찰이 “언제부터 사직을 요구받았나”라고 묻자 황 전 사장은 “2014년 3¤4월에도 그런 일이 있었고, 2014년 12월 말부터 유 전 본부장이 (사장의 사표를 받아오라고) 닦달을 당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황 전 사장은 또 “2015년 1월 26일 투자심의위원회, 같은 달 27일 이사회, 2월 4일 시의회 보고 등 세 번 모두 공사가 50%의 수익을 보장받는 조항이 있었다”며 “100만 성남시민과의 약속이었는데 어떻게 공모지침서의 내용을 제 마음대로 바꾸느냐”고 증언했습니다. 하지만 황 전 사장이 사직서에 서명하고 일주일 뒤인 2015년 2월 13일 공고된 공모지침서에는 공사의 이익이 사업 수익의 50%를 받는다는 조항이 삭제되고 지분에 따른 배당이 아닌 확정 이익을 받는 것으로 변경됐습니다. 검찰은 올 2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과 유 전 직무대리, 정 전 실장이 황 전 사장의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대해 황 전 사장은 재판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자기들이 다 그만두라고 한건데 녹취록말고 뭐가 더 필요하냐”며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곽상도 “하나은행 관계자 중 내가 개입했단 진술한 적 없어” 앞서 31일엔 같은 재판부 심리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수감 중)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됐습니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로부터 25억여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 전 의원은 별개 재판으로 진행 중입니다. 곽 전 의원은 이날 “관계자 진술이 오염되고 모순된 사실관계가 등장했다가 사라졌다”며 “(검찰이) 추측만으로 영장의 범죄사실을 조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증거기록을 살펴보면 하나은행 관계자 누구도 피고인이 개입했다고 진술한 적이 없다”며 “구속되자 이 부분이 (공소사실에서) 없어졌다”고 했습니다. 검찰 구속영장에는 곽 전 의원이 하나금융지주 간부에게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적혔지만, 실제 수사기록 상에는 관련 진술이 없고 정작 기소 단계에서는 관련 내용이 빠졌다는 뜻입니다. 곽 전 의원은 또 자신에게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불법 정치자금 5000만 원을 건넸다는 남욱 변호사의 진술이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도 폈습니다. 남 변호사가 검찰의 제안에 따라 선처를 기대하고 거짓 진술했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곽 전 의원의 변호인은 “증거기록을 검토해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는 김만배 씨가 스스로 허언이라고 자인하는 발언과 그 허언을 들었다는 몇몇 진술이 전부”라며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이와 함께 곽 전 의원은 1일 ‘재판에 임하는 소감’이라는 글에서도 “증거기록을 살펴보면 1차 영장청구 때까지 조사한 하나은행 관계자 누구도, 2차 영장청구 때까지 조사한 하나은행 관계자 누구도 피고인이 개입했다는 진술을 한 사람이 없었다”며 “피고인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이 부분도 통째로 사라지고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이번 수사는 증거 없이 추측만으로 구속영장 범죄사실이 조작되거나, 피고인의 행위로 인정할 근거도 없으면서 공소사실로 등장하는 등 증거재판주의 원칙이 곳곳에서 심각하게 훼손되어 있음이 이미 드러났다”며 “피고인으로서도 충분하고 원활한 방어권 행사가 필요하다. 재판부에서 이 점을 살펴봐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대장동 재판은 4일 증인신문이 이어지며 곽 전 의원과 관련된 재판은 13일 첫 공판이 진행될 계획입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2022-04-02 12:00
[광화문에서/황형준]법무법인 ‘n분의 1’과 윤석열 당선인의 권력 나누기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12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수1과장을 할 때 일이다. 2011년부터 상처가 곪아터진 저축은행 비리 사건은 금융감독원 조사 등을 거쳐 같은 해 9월 검찰로 넘어갔고 검찰 내에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이 꾸려졌다. 저축은행 관계자들의 불법 대출 의혹이 부실을 감추기 위한 정치권에 대한 로비 및 구명운동 의혹으로 번지면서 사건은 일파만파로 커져갔다. 윤 당선인도 수사팀에 포함됐다. 수사가 몇 달간 지속되면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등 여권 인사들로 수사의 칼날이 향했다. 그러자 청와대로부터 수사팀에 압력이 내려왔다고 한다. 관련된 야당 인사를 찾아내 여야 균형을 맞추라는 취지였다. 그러자 윤 당선인은 수사팀 후배들에게 “그런 것은 못하겠다. 우리 다 같이 때려치우자”며 “다 같이 로펌을 차리고 이름은 법무법인 ‘n분의 1’로 하자”고 했다고 한다. 지분과 수익 등을 후배들과 공평하게 나누겠다는 뜻이었다. 다행히 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당시 야권 중진 의원의 저축은행 연루 의혹이 불거지면서 윤 당선인 등 수사팀이 일괄 사표를 쓰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검사 윤석열은 당시에도 공정하고 정의로운 마인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비화(秘話)는 윤 당선인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부당함을 참지 못하는 정의로운 성격과 아랫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는 수평적 리더십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2006년 4월 대검 중수부 검사 시절 현대자동차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할 때 보여준 윤 당선인의 ‘반항끼’도 유명하다.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구속을 놓고 검찰 수뇌부가 고심을 거듭하자 그는 윤대진 검사(현 검사장)와 함께 정상명 검찰총장을 찾아가 “정 회장을 법대로 구속해야 한다”며 사직서를 내밀며 구속 방침을 관철시켰다. 윤 당선인은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 시절 검찰 수뇌부의 외압을 폭로했고, 특히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거듭된 좌천과 문재인 대통령의 파격적인 서울중앙지검장 및 검찰총장 임명,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이후 현 정부와의 갈등 등 드라마틱한 노정을 거듭하다 결국 야권 대선 후보가 됐다. 불공정과 내로남불에 지친 국민들은 정의와 공정을 내세운 윤 당선인을 결국 20대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윤석열호의 출발은 일단 순조롭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기며 단일화 과정에서 약속한 공동정부도 실천하고 있다. 윤 당선인이 당선 직후 내세운 ‘청와대 광화문 이전’과 ‘대통령민정수석실 폐지’ 공약도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막기 위해 역대 대통령이 누렸던 권위와 특권을 스스로 내려놓겠다는 시도여서 이목을 끈다. 무엇보다 정치권력이 권력을 남용해 검찰 인사와 수사에 과도하게 개입하면서 검찰총장 출신인 자신이 정치권으로 불려 나왔다는 점을 스스로 잊지 말아야 한다. 윤 당선인이 외쳤던 ‘n분의 1’이 국정 운영 과정에서 권력 나누기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황형준 사회부 차장 constant25@donga.com}2022-03-16 03:00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한국안전협회·매일안전신문과 업무협약 체결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가 8일 서울 서초구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본사 2층에서 사단법인 한국안전전문가협회 및 매일안전신문과 업무협약을 맺고 중대재해 예방 및 대응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협약 체결은 올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중대재해에 대한 경영책임자 등의 책임과 처벌이 강화됨에 따라 사업장의 안전진단에서부터 중대재해 예방 및 중대재해 발생시의 법적 대응과 안전경영체계 마련에 대한 언론홍보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등 3개 기관은 △중대재해 예방 및 대응을 위한 공동 연구 △상호 조력 △안전인증서 발급 △대국민 대상 언론홍보 등 다양한 협력 사업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엘케이비앤파트너스는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사건 수사 경험이 있는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 법원에서 산업재해 재판을 수행한 바 있는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 공인노무사 등 이 분야의 전문가들로 드림팀을 꾸려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한 국내 최고 수준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중대재해대응팀 김희준 대표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중대재해의 예방과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상황에서 일선에 있는 기업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해 법률 자문을 포함한 종합컨설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한국안전전문가협회 및 매일안전신문과 상호 협력해 중대재해의 예방부터 대응까지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2022-03-14 05:00
檢, 대장동 전면 재수사 가능성…尹 “진상규명 위해 어떤 조치든 해야”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더불어민주당의 이달 중 ‘대장동 특검법’ 처리 주장에 대해 “부정부패 진상이 확실히 규명될 수 있는 어떤 조치라도 해야 한다. 꼼수 없이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주요 인선과 구성안 발표 후 ‘후보 시절 윤 당선인도 특검에 동의했다’는 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윤 당선인은 “어떤 조치라도 국민들이 다 보는 앞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작년부터 늘 이렇게 주장해 왔다”고 덧붙였다. ‘특검 도입’에 대한 명시적 언급은 없었다. 방법론보다는 ‘꼼수’ 없는 진상 규명에 방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윤 당선인은 이날 인수위원장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임명했다. 부위원장으로는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으로 활동했던 권영세 의원을 지명했다. 선대본 정책본부장을 맡았던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인수위 내 기획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윤 당선인은 “안 대표는 저와 국정운영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선거 이후에도 제가 요청해서 먼저 자리를 가진 바 있다”며 “안 대표도 인수위를 이끌 의지가 있고, 저 역시도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권 의원에 대해선 “풍부한 의정 경험과 경륜으로 지난 선거 과정에서 유능하고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여줬다”면서 “안 인수위원장과 함께 정부 인수 업무를 성공적으로 이끌 것으로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윤 당선인은 인수위에 7개 분과(기획조정, 외교안보, 정무사법행정, 경제1, 경제2, 과학기술교육, 사회복지문화)와 1개 위원회(국민통합위), 2개 특별위원회(코로나비상대응특위, 지역균형발전특위)를 두겠다고 밝혔다. 안 인수위원장은 과학, 의료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살려 코로나비상대응특위 위원장도 겸직한다. 윤 당선인은 “인수위원장이 신속한 손실 보상과 방역, 의료 문제를 책임감 있게 챙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14일부터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로 출근한다.與 “대장동 특검”에 尹 “어떤 조치든”… 검찰 전면 재수사 가능성윤석열 “진상규명 꼼수 없어야” 역대 가장 치열했던 3·9대선의 후폭풍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의혹 등을 둘러싼 특검을 놓고 맞붙게 됐다. 민주당이 3월 임시국회에서 대장동 특검 요구안을 처리하겠다고 나서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어떤 조치라도 해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다만 대선 전과 마찬가지로 여야가 주장하는 특검 도입 방식과 수사 대상이 엇갈리고 있어 특검이 실제로 도입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만약 국회에서 특검 논의가 지지부진할 경우 5월 10일 윤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고 난 뒤 검찰이 대장동 의혹에 대해 사실상 재수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與野, 특검 둘러싼 동상이몽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게 된 윤호중 원내대표는 13일 대장동 특검에 대해 “여야가 의견이 모아졌던 것이기 때문에 3월 임시국회 처리에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대선 운동 기간에 우리 당은 특검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특검 실시에 대해서는 윤 당선인도 동의한다는 말씀을 하신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172석의 힘을 바탕으로 대선이 끝났지만 특검을 거듭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이런 민주당의 주장에 윤 당선인도 이날 대장동 특검에 대해 “국민이 다 보시는데 부정부패 진상을 확실히 규명할 수 있는 어떤 조치라도 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대선이 끝났지만 대장동 의혹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윤 당선인은 앞서 2일 마지막 TV토론에서도 “대선 후 특검에 동의하느냐”는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네 차례 연이은 질문에 “정확히 수사하지 않고 (여권이) 덮지 않았느냐”고 받아쳤을 뿐 특검 수용 여부를 즉각 답하진 않았다. 이에 윤 당선인은 특검 수사보다는 검찰의 재수사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검 도입으로 방향을 잡는다고 하더라도 국회에서 여야가 구체적인 안에 합의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민주당은 상설특검법을 준용해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및 관련 불법대출·부실수사·특혜제공 등의 의혹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요구안’을 172명이 공동으로 발의한 바 있다. 이 전 지사의 성남시장 재임 시절 특혜 의혹뿐만 아니라 윤 당선인의 검사 재직 시절 부실 수사 의혹도 전부 수사하자는 것. 이에 대해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주장하는 상설특검법은 사실상 사건을 덮어버리자는 특검”이라며 “상설특검은 특별검사추천위 7명 중 친민주당 성향 4명이 특검을 정하게 되기 때문에 도둑이 도둑 잡는 수사관을 정하자는 꼴”이라고 받아쳤다. 그 대신 국민의힘은 지난해 9월 이 전 지사를 주요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고 대한변호사협회에 특검 후보 추천권을 주는 별도의 특검법안을 발의했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아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상정조차 못 한 상태다. 이런 여야의 기 싸움과 달리 각자의 속내는 복잡하다. 민주당이 3월 임시국회 내 특검법 처리를 주장하고 나선 건 특검법이 빠르게 처리될 경우 5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기 전에 특검을 임명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다만 민주당 관계자는 “이 전 지사가 결과를 깨끗하게 승복한 상황에서 특검 도입 주장이 자칫 새 정부 출범 직전 발목 잡기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지사가 사법처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국민의힘은 우선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특검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기류가 강하다. 이런 분위기에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과 윤석열 정부의 검찰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담겨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제대로 협상 제안도 하지 않고 언론 플레이만 하는 민주당의 꼼수에 말려들어 갈 필요가 없다”며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로 진상 규명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특검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사실상 재수사 가까운 진상 규명 나설 듯검찰 안팎에선 민주당이 꺼내 든 특검 요구안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검찰이 대장동 의혹에 대해 강도 높게 수사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것. 한 검찰 간부는 “가령 (앞으로) 한동훈 검사장 등 (윤 당선인과 가까운 검사가) 이 수사팀을 맡아 강도 높게 수사하는 것을 민주당에서 막고 싶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나 특검법 도입은 검찰이 아닌 국회의 몫인 만큼 검찰은 정치권의 논의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이날 윤 당선인의 특검 관련 발언에 대해 대장동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국회에서 결정될 사안이고, 국회 결정에 따라 관련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며 “중앙지검에서 다른 입장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정치권과 검찰에서는 특검과 별개로 윤 당선인 취임 전후 검찰의 전면 재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국회에서 특검법이 통과될 경우 특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윤 당선인이 취임하더라도 검찰 수사는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2022-03-14 03:00
다섯 달 동안 공소장만 7개…뇌물부터 김영란법 위반까지 ‘대장동 복마전’[법조 Zoom In/대장동 재판 따라잡기⑧]《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과 관련해 1월 10일부터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이 사건은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대권 도전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동아일보 법조팀은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이 사건에 대한 기록을 역사에 남기기 위해 매주 진행되는 재판을 토요일에 연재합니다. 이와 함께 여전히 풀리지 않은 남은 의혹들에 대한 취재도 이어갈 계획입니다.》 “수사를 시작한 지 다섯달 동안 공소장 7개를 같은 재판부가 받은 것은 거의 처음 본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을 두고 법조계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통상 검찰은 직접수사를 하거나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에서 이첩한 사건을 재판에 넘기는, 즉 공소제기(기소)와 공소유지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이에 따라 통상 기소할 때 만드는 공소장은 1개 사건 당 1개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종종 재판이 시작된 뒤 다른 범죄 발견 시 검찰이 추가 기소하면 재판부는 이를 기존 사건과 병합해 재판을 같이 진행하거나 별개 재판으로 진행합니다. 또 검찰이나 변호인 측 요구로 재판부의 허가를 얻어 공소장을 변경하기도 합니다.● 김만배, 뇌물→배임→청탁금지법 등 세 차례 기소그런 상황에서 이번 재판에선 관련자에 대한 기소가 모두 7차례나 이뤄졌습니다. 먼저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는 지난해 10월 21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를 뇌물 혐의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2013년 대장동 개발업체 관계자로로부터 3억5200만 원을 받고, 2014~2015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측으로부터 700억 원의 뇌물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입니다. 당시 검찰은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녹취록을 입수한 뒤 유 전 직무대리의 뇌물 혐의는 어느 정도 입증했지만 다른 공범과의 관계 등 수사가 미진했던 탓에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대한 배임 혐의를 기소하기엔 이른 상황이었습니다.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가 지난해 10월 18일에서야 귀국한 데다 앞서 같은달 14일 법원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 뒤 검찰은 지난해 11월 1일 유 전 직무대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추가 기소했습니다. 유 전 직무대리에겐 사업협약과 주주협약 등을 통해 공사는 확정 수익만 받고 최소 651억 원의 택지개발 및 상당한 시행 이익 등 나머지 초과이익을 모두 화천대유 측이 갖도록 해 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유 전 직무대리가 2015년 김 씨 등과 결탁해 화천대유에 유리한 공모지침서를 만들고 화천대유 측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도록 배점을 조정했다는 것입니다. 같은 날 검찰이 법원에 청구한 김 씨와 남 변호사 그리고 성남도시개발공사 투자사업팀장으로 근무했던 정민용 변호사 등 3명 구속영장은 11월 4일 새벽 결론이 나왔습니다.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재청구만에 발부됐고 남 변호사 영장도 발부됐습니다. 수사에 협조한 정 회계사에 대해 검찰은 구속영장을 아예 청구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대장동 5인방 중 막내격인 정 변호사 영장은 기각됐습니다. 이후 검찰은 구속기한 만료 전 11월 22일 김 씨와 남 변호사, 정 회계사 등 3명을 기소했습니다. 이들 모두 유 전 직무대리의 배임 혐의 공범으로 기소됐습니다. 정 변호사도 기소를 피해갈 순 없었습니다. 한달 뒤인 지난해 12월 21일 정 변호사를 배임 혐의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최근 공개된 녹취록 등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하나은행 관계자 등과 만나 “무간도 영화 찍는 것처럼 공사 안에 우리 사람을 넣어 뒀다”고 말했는데 ‘우리 사람’은 정 변호사를 의미합니다. 이후 다섯 번째 기소는 의외의 사건에서 나왔습니다. 올해 1월 28일 검찰은 김만배 씨를 추가 기소합니다. 지난해 10월 1차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교도관에게 165만 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김 씨는 서울구치소에 들어갔다가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지갑 등 휴대품을 돌려받으면서 교도관에게 “간식이라도 사먹으라”면서 지갑에 있던 현금을 모두 건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해당 교도관의 신고로 서울구치소 측이 경찰에 신고 내용을 통보한 후 결국 김 씨는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여기까지 언급한 5가지 기소된 사건은 모두 같은 재판부로 배당돼 같은 사건으로 병합됐습니다. 다만 검찰이 지난달 22일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과 남 변호사를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한 사건은 아직 병합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2015년 3월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공모를 앞두고 김 씨로부터 “화천대유 측 컨소시엄 대표사인 하나은행이 컨소시엄에 남도록 해 달라”는 청탁을 받은 뒤 그 대가로 화천대유에 입사한 아들을 통해 퇴직금 등 명목으로 25억여 원(세전 50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남 변호사는 2016년 3, 4월경 곽 전 의원에게 50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입니다. 같은 날 검찰은 곽 전 의원에게 뇌물을 건넨 김 씨에 대해 뇌물공여 및 횡령 혐의로 추가 기소를 했습니다. 김 씨가 뇌물혐의로 처음 기소된 뒤 3번째 기소입니다. 결과적으로 9월 말 검찰 전담수사팀이 구성된 뒤 다섯 달만에 모두 7번 기소가 이뤄진 겁니다. 지난달 기소된 곽 전 의원의 뇌물 혐의 관련 사건들도 모두 대장동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에 배당됐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이 사건까지 하나의 재판으로 병합할지 여부를 고민 중입니다. ● 박근혜 사건에서도 못 본 역대급 최다 기소이 같이 한 재판에서 기소가 7번이나 이뤄진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최근 역대급 재판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에 비춰보아도 이례적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1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뒤 2018년 1월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관련 의혹으로 추가 기소됐고 한 달 뒤 새누리당 공천개입 사건으로 또 다시 기소됐습니다. 하지만 세 가지 사건은 모두 병합되지 않고 별개 재판으로 진행됐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비슷한 시기 국정농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프로포폴 투약 등 세 가지 사건을 겪었지만 모두 다른 재판부에서 진행됐습니다. 이처럼 첫 기소 이래 관련자들에 대한 순차 기소와 추가 기소가 많이 이뤄진 것은 대선 주자가 연루된 사건 특성상 3·9대선이라는 데드라인 하에 수사가 진행된 것과 관련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검찰로서도 정치권 등 여론의 압박을 고려하다보니 최대한 수사에 속도를 냈고 일부 수사가 일단락될 때마다 기소한 뒤 다음 단계 수사를 이어가는 편이 수월했던 측면이 컸습니다. 하지만 변수도 많았습니다.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등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수사는 동력을 잃어갔습니다. 게다가 당장 대선이 임박하면서 사실상 수사는 휴지기에 들어갔습니다. 대선 이후 그간 제기됐던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가 재개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대선 전까지 여야 모두 특검 도입을 강조했던 만큼 대선 이후 지형에 맞게 검찰 또는 특검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따라 이 사건 공소장은 7개가 아닌 그 이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 다음주부터 증인신문 재개이번주 대장동 재판은 지난달 28일과 이달 2일에 각각 10, 11차 공판기일이 열렸습니다. 하지만 일주일 전 기사<>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법원 정기인사로 재판부가 바뀌면서 ‘공판절차 갱신’이 진행됐습니다. 8~11차 공판은 모두 지난 재판에서 이뤄진 증인신문의 녹취파일을 재생하는 식으로 진행됐고 사실상 재판은 제자리였습니다. 공판절차 갱신이 마무리된 만큼 다음주 재판은 3·9 대선을 전후로 7일과 11일 각각 진행되고 증인신문도 재개됩니다. 7일엔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팀 파트장 이모 씨가, 11일엔 정 회계사의 추천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해 전략사업실장을 맡았던 김민걸 회계사가 증인으로 출석합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2022-03-05 12:00
조재연 “대장동 ‘그분’ 의혹, 사실무근…김만배와 일면식도 없다”조재연 대법관이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거론된 ‘그분’ 논란과 관련해 “허위 내용”이라며 “저는 김만배 씨와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단 한번도 만난 일이 없다”고 밝혔다. 현직 대법관이 대선 후보 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연 것은 사상 처음이다. 조 대법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직 대법관으로서 대선을 앞둔 미묘한 시기에 이러한 의혹 보도와 관련해 침묵을 지키는 게 옳으냐 아니면 떳떳하게 국민들에게 사실 여부를 밝히는 게 옳으냐 이 문제를 가지고 고민했다”며 “기자회견을 통해서 궁금해하시는 것을 소상하게 밝히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조 대법관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간 녹취록에 나오는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그분’으로 지목이 돼 왔다. 검찰이 확보한 정 회계사의 녹취록에는 김 씨가 조 대법관을 ‘그분’이라고 지칭하며 “50억 원대 빌라를 사줬다”는 취지로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조 대법관은 최근 언론들이 정 회계사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이 자신이라는 내용의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직접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 등 관련 의혹이 증폭된 것이 이날 기자회견을 연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조 대법관은 “이로 인해서 선량한 국민들을 오도할 염려가 있다는 점을 생각했다”며 “국민의 신뢰를 존립의 바탕으로 하고 있는 사법부가 이로 인해서 그 불신의 부채질을 하는 격이 되고 있다는 점을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나라의 지도자를 뽑는 대통령 선거의 공개 토론에서 그동안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던 대장동 사건의 의혹 실체로 현직 대법관이 직접 거명됐다는 것에 대해서 전국 3000여 명의 법관이 받을 마음의 상처와 이런 보도를 보는 세계의 다른 모든 나라의 시선이, 대한민국의 국격을 보는 시선이 어떨까 이런 점을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조 대법관은 이날 “김 씨와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단 한번도 만난 일이 없다”며 “일면식도 없다. 뿐만 아니라 단 한번도 통화를 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장동 사건에 관련돼 있다는 그 어느 누구와도 일면식도 통화도 없었다”며 “저나 저의 가족이나 저의 친인척중에 대장동 아파트 분양 받은 사람 없다”고 거듭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2022-02-23 14:28
‘국정철학 이해도가 높다’고 쓰고 ‘코드 인사’라 읽는다[광화문에서/황형준]“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법무비서관을 역임해 국정철학 이해도가 높고….” 지난달 17일 청와대는 김영식 신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지명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전임 민정수석이 아들의 입사지원서 논란으로 사퇴하자 전임 법무비서관을 9개월 만에 다시 청와대로 부른 것이다. 이를 두고 법원 내부에선 김 민정수석이 대선 전에 청와대가 관리해야 하는 재판이나 2월 법원 정기 인사에 개입하려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판사 출신의 김 민정수석은 2019년 2월 법원을 그만둔 지 석 달 만에 청와대로 갈 당시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함께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그 후신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만큼 청와대와 대법원 간 가교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인사 발표에서도 어김없이 현 정부에서 자주 사용된 표현인 ‘국정철학 이해도’가 등장했다. 국정철학 이해도가 높다는 뜻은 결국 ‘코드 인사’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문제는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사법부의 영역에서도 코드 인사가 만연하게 됐다는 점이다. 김 대법원장은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 판사들을 중용하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전임 대법원장 시절에 중용됐던 판사들을 ‘적폐’로 몰아세우면서 법원 내 편 가르기를 심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기존 인사제도에 따라 엘리트 경력을 충실히 밟았던 이들은 상당수가 전임 대법원장 시절 중용됐거나 김 대법원장과 같은 모임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요직에서 배제됐다. 이달 법원 인사에서 대법원 재판연구관 5명과 고법 판사 13명 등 중견 엘리트 판사들이 퇴직을 신청한 것도 이 같은 요인들이 중첩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도 상황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검찰총장이던 2019년 8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시작한 이후 윤 후보와 가까운 검사들은 인사에서 연거푸 물을 먹기 시작했고 친정부 성향 검사들은 잇따라 요직을 차지했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등 여러 수사를 놓고 이성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결재를 미루면서 윤 총장에게 각을 세운 것도 혼선을 부추겼다. 지난해 4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 인선 기준에 대해 국정철학과의 상관성을 언급해 논란이 됐다. 누구보다 공정해야 할 총장도 코드 인사의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고백으로 들렸다. 대통령의 철학과 국정과제를 정확히 이해하는 인물이 청와대나 정부 부처에 중용되는 것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법원과 검찰 등 형사사법기관에는 이를 요구해선 안 된다. 그럴수록 수사와 재판의 공정성이 훼손되고 형사사법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커진다는 점을 이번 3·9대선에 출마한 후보들도 잊지 말아야 한다. 황형준 사회부 차장 constant25@donga.com}2022-02-14 03:00
성남도개공, “3200억 배당 나누겠다” 제안한 사업자에 ‘0점’ 줬다[법조 Zoom In/대장동 재판 따라잡기④]《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과 관련해 1월 10일부터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이 사건은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대권 도전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동아일보 법조팀은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이 사건에 대한 기록을 역사에 남기기 위해 매주 진행되는 재판을 토요일에 연재합니다. 이와 함께 여전히 풀리지 않은 남은 의혹들에 대한 취재도 이어갈 계획입니다.》 4일 서울중앙지법에선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 관련된 4번째 공판이 열렸습니다. 이날 재판에선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에 응했던 메리츠증권 컨소시엄 관계자가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초과이익 배당을 제안하는 내용 등을 사업계획서에 담았으나 심사에서 탈락했다고 증언한 내용이 화제가 됐습니다. 대장동 사업 공모에는 메리츠증권 컨소시엄, 하나은행 컨소시엄(성남의뜰), 산업은행 컨소시엄 등 세 곳이 응모했는데 아시다시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됐습니다. 화천대유 측은 결과적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 측과의 유착을 통해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배제함으로써 막대한 이익을 가져갔습니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만약 메리츠증권이 대장동 사업자로 선정됐다면 지금처럼 관계자들이 재판을 받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초과이익 배당 등 제안했는데도 ‘0점’ 받은 메리츠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4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남욱 변호사, 정민용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의 5회 공판에서 메리츠증권 직원 서모 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습니다. 메리츠증권은 2015년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공모한 대장동 개발사업에 컨소시엄을 꾸려 응모했고 서 씨는 이 과정에서 실무를 담당했습니다. 검찰은 이날 서 씨에게 메리츠증권 컨소시엄이 대장동 사업에 응모하면서 냈던 사업계획서에 예상되는 순이익 3200억여 원을 지분 비율에 따라 공사에 배분하는 방안을 제안했던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 씨는 “공사가 낸 큐 앤 에이(Q&A) 자료에 공사의 이익이 확정이라고 돼 있었다”며 “저희는 공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해도 잘 보이려는 마음에서 선택적 옵션을 드릴 수 있다는 취지로 그렇게 기재했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이 “사업자 선정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이런 옵션을 제시한 것인가”라고 재차 묻자 서 씨는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메리츠증권 컨소시엄은 이렇게 초과 이익을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배분하는 방안을 제안했음에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했고 결국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우선협상 대상자가 됐습니다. 김 씨 등 화천대유 측과 유 전 사장 직무대리 등이 향후 대장동 개발이익을 나누기로 약속한 뒤 화천대유가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평가에서 일방적으로 화천대유 측에 높은 점수를 줬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메리츠증권 컨소시엄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심사에서 상대평가 항목인 ‘프로젝트회사 설립 및 운영계획’ 등 항목에서 0점을 받았습니다.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에 따르면 평가와 관련한 내용을 사업계획서에 누락한 경우에만 0점을 주게 되는데, 메리츠증권 컨소시엄은 관련 내용을 계획서에 담고도 0점을 받은 겁니다.화천대유 측 ‘무이자 자금 조달’… “신문에 날 일”메리츠증권 측은 또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사업자금 조달 금리를 2.49%로 낮춰 사업자금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 서 씨는 “저희 생각은 점수를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금리제안이었다. 굉장히 공격적이고 금융기관이 저렇게 하면 마진이 없을 정도로 굉장히 타이트한 것”이라며 “저희는 배점 잘 받기 위해 그렇게 제시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런데도 화천대유 측은 5600억원을 무이자로 제공하겠다는 다소 비현실적인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포함시켰고 이 내용은 결국 이행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 씨는 화천대유 측의 무이자 제공 방침에 대해 “화천대유 법인은 신생법인이라 자산이 없는데 담보가 뭐가 있겠냐”며 “(무이자 제공은) 불가하다. 신문에 날 일”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에 근무하던 정민용 변호사와 김문기 성남도개공 개발1팀장이 유 전 직무대리의 지시로 하나은행 컨소시엄에 높은 점수를 몰아주고 메리츠증권과 산업은행 컨소시엄에 0점을 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당시 유 전 직무대리가 민간 사업자인 화천대유 측에 이익을 몰아주기 위해 성남도개공 직원들의 의견도 무시한 채 민간 사업자의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고, 그 결과 김 씨 등이 막대한 이익을 취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날 재판에는 대장동 사업 응모자들을 평가하는 외부 심의위원을 맡았던 박모 변호사도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박 변호사는 도시개발이나 재무회계 관련 업무 경력 등은 없었지만 경기지방변호사회 추천으로 심사에 참여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그 역시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당시 심의위원들 사이에 한 컨소시엄이 가장 준비를 잘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다른 위원들의 의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고 판단했던 것 같다”고 증언했습니다. 심사에 참여한 다른 위원 중 누군가가 사업에 대한 설명과 PT 등을 하면서 화천대유 측에 높은 점수를 주도록 분위기를 주도했다는 의미입니다. 검찰은 내부위원으로 참여한 정민용 변호사와 김문기 팀장 등이 분위기를 주도한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지만 그는 구체적으로 누가 어떤 의견을 냈는지, 하나은행 컨소시엄에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위원이 누군지 등에 관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다음 재판은 14일 진행됩니다. 정영학 회계사의 측근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으로 근무한 김민걸 회계사 등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입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2022-02-05 12:00
[광화문에서/황형준]한미 법무장관의 상반된 ‘언론의 자유’ 인식“그들은 정부가 하는 일을 국민에게 알리는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보호가 필요하다.” 지난해 7월 미국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연방 검사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기존의 (언론 사찰) 정책은 언론인들이 취재원 공개를 강요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데 있어 국가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갈런드 장관은 정부가 기밀 유출 조사 과정에서 통신회사나 언론사에 기자들의 통화 기록 등을 요구하지 못하도록 법원의 영장 발부를 금지시켰다. 또 기자들이 취재원에 대해 증언하거나 취재수첩을 제출하도록 강제할 수 없게 했다. 물론 언론인이 외국 정부나 테러 조직을 위해 활동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등은 예외로 했다. 이 같은 결정은 러시아가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는 소위 ‘러시아 스캔들’ 관련 보도에서 촉발됐다. 2017년 트럼프 행정부 시절 법무부가 수사 관련 내용을 보도한 CNN 소속 언론인 등 3명의 통화 기록을 수집한 것이 지난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된 것이다. 결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대해 사과했고 갈런드 장관은 이 같은 지침을 내렸다. 미국에서 벌어진 논란은 공교롭게 몇 달 후 태평양을 건너 한국에서 반복됐다. 하지만 정부의 대응은 정반대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 유출 의혹 사건을 수사하며 이를 처음 보도한 언론사 A 기자 등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의 공범으로 보고 수사해 왔다. 이어 일명 ‘통신영장’으로 불리는 A 기자의 ‘통신사실 확인자료’를 법원의 허가를 통해 제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A 기자와 통화한 사람들이 누군지 확인하기 위해 이동통신사에 요청해 받는 ‘통신자료 조회’를 무더기로 실시했고 여기엔 A 기자의 가족과 업무용 카카오톡 대화방 등 참가자들도 포함돼 논란이 됐다. 법조계에선 취재원 색출을 위한 언론인에 대한 통신영장 발부가 취재원 보호라는 가치를 무너뜨리면서 결국 언론의 자유를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검찰 간부는 “통신영장을 통해 기자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난다면 누가 취재에 응하겠냐”며 “언론의 자유가 크게 위축될 수 있고 위헌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통신자료 조회와 통신영장 등 사찰 논란을 정치 공세로 치부했다. 박 장관은 6일 “(통신 조회 등이) 아무 문제없이 이뤄지다가 공수처 수사에서 그 대상이 대검찰청과 언론인이 되니 사찰 논란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제도 개선에 대해서도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그때 법무부도 대안들을 만들어서 제시할까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현 정부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이어 언론중재법 추진 등 알권완박(알권리 완전 박탈)을 시도했던 것을 보면 현직 의원인 박 장관의 이 같은 인식이 이상할 것도 없다. 하지만 법조인과 언론인들 사이에선 진보 성향의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 출신인 박 장관이 언론의 자유에 대한 인식은 점점 퇴보하는 것 같다는 우려가 나온다. 황형준 사회부 차장 constant25@donga.com}2022-01-15 03:00
檢 “동양대 PC 증거배제 편파적”… 조국-정경심 재판부 기피 신청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자녀 입시비리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에 대해 “불공정 재판이 우려스럽다”며 기피 신청을 냈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부장판사 마성영) 심리로 열린 공판기일에서 검찰은 “동양대 PC 등에 대한 재판부의 증거 불채택 결정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오인해 위법 부당하다”며 재판부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직전 공판에서 제3자가 제출한 정보 저장매체의 증거 능력에 관한 지난해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근거로 동양대 휴게실 PC와 조 전 장관 아들 PC 등에서 확보한 자료를 증거로 채택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추후 이의 신청서를 보고 판단하겠다”며 “오늘은 관련 증거 제시 없이 예정된 증인신문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증인 진술과 관련해서 반박해야 할 부분이 있어 반드시 (동양대 PC 등에서 확보된) 증거 제시가 필요하다”며 반발했다.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결국 검찰은 “재판부가 피고인에 대한 편파적인 결론을 내고 재판을 진행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하고 법정을 퇴정했다.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황형준 기자constant25@donga.com}2022-01-15 03:00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 경험… 의정활동에 큰 도움”지난해 21대 총선에서 로스쿨을 졸업한 국회의원이 처음 배출됐다. 30, 40대의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48·사진)과 김남국 의원(39)이 로스쿨 출신 첫 국회의원이 된 것. 앞으로 국회도 사법시험 출신에서 로스쿨 출신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양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박 의원은 한양대 법대와 네덜란드 에라스뮈스대 대학원 통상법 석사 등을 마친 뒤 2004년부터 고 김근태 의원 비서와 임채정 국회의장 비서관 등을 지냈다. 이후 로스쿨이 도입되자 36세 늦깎이로서 2009년 전남대 로스쿨 1기로 입학해 변호사시험에 합격했다. 박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법대를 졸업하긴 했지만 보좌진으로서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며 “법에 대한 심도 깊은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로스쿨에 진학을 했다”고 말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인 박 의원은 특히 변호사를 하면서 아파트 하자소송, 층간소음 갈등 등 다양한 아파트 분쟁 소송 경험이 의정활동에도 도움을 줬다고 한다. 그는 “개별사건에서 가졌던 고민과 문제의식을 법안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며 “가령 내가 발의해 올해 7월 본회의를 통과한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은 작년에 인천 서구에서 갈등 문제 때문에 주택관리소장이 자살한 사건 기사를 보고 발의해 입주자대표회의나 입주민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나 인권침해가 없도록 개정했다”고 했다. 또 “(변호사 자격과 경험이) 제도적 미비 사항 등 문제를 발견하는 데 훨씬 수월해 의정활동의 발판이 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변호사 실무를 4년 하고 서울시 정무보좌관과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내며 행정을 배웠다”며 “변호사 업무를했을 때 만났던 문제들이 입법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다른 전공과 다른 사회경험을 가진 인재들이 모여 다양한 분야로 진출한다는 점을 로스쿨 제도의 장점으로 뽑았다. 박 의원은 로스쿨 출신 의원이 현재 단 2명이지만 앞으로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2021-12-27 03:00
20년 넘은 금융 전문성-인프라 강점…기업 구조조정-인수합병 분야 특화법무법인 한결 금융기업팀은 2018년 A은행이 제기한 채권매매대금 청구 소송에서 피고 측 KDB산업은행의 법률대리인을 맡았다. 신규 수주 감소와 선박건조비용 상승 등으로 선박회사 S사가 워크아웃 절차에 돌입하자 A 은행과 산업은행 등 채권금융기관들은 2009년 말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구성했다. 채권금융기관끼리 회생방안에 대한 의견이 다를 경우에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당시 A은행은 2013년 이를 행사해 채권매매대금 84억 원을 지급받았다. 하지만 이후 A은행이 보증기관과의 소송에서 패소해 A은행의 신용공여액이 늘어나자 A은행은 당시 산정된 금액이 잘못됐다며 200억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2018년 제기한 것이다. 매수 청구 시 보증기관의 신용공여액으로 취급되다가 이후 대출금융기관의 신용공여액으로 확인된 경우에 대해서는 선례나 유권해석례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한결 금융기업팀은 그간 기업구조조정 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응해 올해 4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형로펌 3곳이 1심부터 3심까지 번갈아 A은행 측을 대리했지만 한결을 꺾지 못했다. 한결 금융기업팀을 이끄는 안병용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26기)는 “쟁점도 복잡하고 판례가 없어 법리도 새로 개발해야 했지만 워크아웃 분야에서 중요한 선례를 남겼다는 의의가 있는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결 금융기업팀이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데는 특화된 전문성이 발휘됐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결 금융기업팀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시절부터 금융 전문 부티크 ‘법무법인 한빛’에서 출발해 2014년 법무법인 한결과 합병했다. 20년 넘게 축적된 전문성과 소송 경험, 인적 네트워크 등이 한결 금융기업팀의 강점인 것이다. 이를 토대로 한결은 산업 하나 기업 신한 씨티 부산 등 6개 대형은행과 기업, 신탁사 증권사 등 회사 30∼40개를 자문하고 있다. 한국변호사 8명과 미국변호사 1명으로 구성된 금융기업팀의 ‘맨파워’도 한결의 자산이다. 안 대표는 옛 선물거래소(현 한국거래소로 통합) 사외이사를 지냈고, 금융감독원 제재심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정완 변호사(21기)는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관련 분쟁 및 소송 경험과 파산관재인으로 오래 활동하는 등 도산 분야 전문가다. 강태환 변호사(29기)는 투자금융회사 사외이사와 상호저축은행 등 자문을 장기간 맡아왔다. 금융기업팀은 내년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전면 시행되고 금융기관 내부의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등이 중요한 이슈로 제기될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포괄적 법률 자문과 현안 대응에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완화되면서 기업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 부실 채권 관리 및 회수 등 관련 분쟁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하고 있다. 강정완 변호사는 “기업들이 그간 만기연장을 통해 구조조정을 지연시켜 온 만큼 코로나19가 완화되면 옥석을 가리면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수금융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했다. 1997년 설립돼 내년 창립 25주년을 맞는 법무법인 한결은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여온 건설부동산팀을 포함해 기업자문팀, 노동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2018년 지방선거에 대응하고자 업계 최초로 만든 선거팀은 지난해 4·15총선에서 다수 후보에 대한 선거법컨설팅을 진행했다. 공정거래팀도 올해 신설해 건설 기업 금융 분야에 대한 공정거래 자문도 강화하고 있다. 리걸테크 분야에선 부동산법률AI센터의 ‘부동산 권리분석 모니터링 서비스’가 올 상반기 경기도 반부패조사단의 도내 13개 개발지구에 대한 부동산 투기 중점 감사에 활용됐다. 안 대표는 “한결은 팀 사이에 유기적 협업이 신속하게 진행되고, 한번 연을 맺은 고객이 깊은 신뢰로 이어지며 오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고객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보다 전문적이고 안정적이고 신속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2021-12-27 03:00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상기시킨 이성윤 공소장 논란[광화문에서/황형준]예전 법조 출입기자들은 검찰이 보낸 공소장이 법원 영장계에 도착하면 다음 날 아침 법원에서 공소장을 열람했다.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가 강화되고 본인 사건 공개에 대한 민원인의 항의가 잇따르자 법원은 2017년 9월 법조 출입기자단에 대한 공소장 제공을 금지했다.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관행적으로 공개됐던 정보가 수면 아래로 들어간 만큼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이 약화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하지만 인터넷과 카카오톡 등 메신저가 보편화되면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도 커진 만큼 기자단에서도 법원의 방침에 저항할 도리가 없었다. 이후 언론사들은 첫 재판이 이뤄진 뒤에야 법원으로부터 공소 요지를 제공받거나 국회를 통해 공소장을 입수하는 등 기존에 비해 취재에 어려움이 커졌다. 특히 현 정부 들어 언론의 정보접근권은 점차 제한돼 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 이후 법무부는 2019년 12월부터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시행하며 전문공보관제 도입과 기자의 검사실 출입 금지 등을 시행했다. 이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2월 “언론에 공소장 전문이 공개되어 온 것은 잘못된 관행”이라며 헌법상 무죄 추정의 원칙이 침해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이에 추 전 장관은 국회법을 위반하면서까지 국회가 요구한 ‘울산시장 선거공작 사건’ 공소장을 제출하지 않았고 동아일보는 해당 공소장 전문을 공개하며 문제 제기를 했다. 공소장을 둘러싼 논란은 최근 재점화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 유출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를 유출한 검찰 관계자에 대해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면서다. 법조계에선 공무상 비밀 누설 판례에 따라 “공소장 유출로 인해 국가 기능에 위험이 발생하리라고 볼 만한 사정이 없기 때문에 범죄 성립이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8일 “첫 재판 이전 공소장 공개는 안 된다. (공소장 공개가) 죄가 된다, 안 된다를 떠나서 원칙의 문제”라고 했다.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에 담긴 공소 제기 전 공개 금지 등을 지칭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박 장관의 과거 언행과 차이가 있다. 박 장관은 2016년 국정농단 특검법을 발의할 당시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피의사실 외의 수사 과정을 언론에 브리핑할 수 있다”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형법상 피의사실공표죄도 ‘피의사실을 공소 제기 전에 공표한 경우’에 한해 처벌한다. 공소 제기 후 공소장 공개에 대해선 처벌할 수 없는 것이다. 불과 몇 년 전 비밀 누설에 해당되지 않던 게 몇 년 뒤 같은 죄목으로 처벌받는다면 법적 안정성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것인가. 첫 재판 이전 공소장 공개 금지가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필요하다면 장관 뜻이 반영된 법무부 훈령으로 만들 게 아니다. 국민에게 권한을 위임받은 국회가 민의 수렴을 거쳐 관련법을 제정 및 개정해야 할 것이다.황형준 사회부 차장 constant25@donga.com}2021-12-22 03:00
대장동 원주민들, 남욱-정영학 상대 “30억원 지급하라”경기 성남시 대장동 일대 토지의 원주민들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5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등을 상대로 “30억 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의 이씨 평산종중(宗中)은 3일 천화동인 4∼6호 소유주인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조현성 변호사를 상대로 30억 원의 약정금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평산종중은 당초 대장동 토지를 보유하던 원주민으로 이곳의 땅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2009년 씨세븐 자문단으로 활동한 남 변호사 등과 매매계약에 담보권(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부동산 거래를 체결했고 종중 땅에는 채권최고액 287억 원 규모의 담보가 설정됐다.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당시 씨세븐에 합류해 토지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땅을 매입하기 위한 지주 작업을 했고 남 변호사는 씨세븐의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대장동 민간 개발사업이 좌초되자 저축은행들이 평산종중에 채권액 등을 회수하려는 절차를 진행하며 평산종중의 재산권에 제약이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평산종중 측은 2017년 남 변호사 등에게 구상권을 청구했지만 이들이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패소했다. 최근 남 변호사 등이 대장동 개발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자 평산종중 측은 다시 약정금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7일 화천대유에서 성과급을 100억 원 넘게 받은 것으로 알려진 양모 전 전무를 불러 성과급을 지급받은 배경 등을 조사했다.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는 성과급으로 120억 원+α를, 양모 전무는 성과급으로 100억 원+α를 받았다고 하고, 전 직원에게는 5억 원의 성과급 외에 추가 성과급이 예정돼 있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곽 전 의원 아들이 성과급과 퇴직금 등 명목으로 받은 50억 원의 성격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서 검찰이 양 전 전무를 부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2021-12-08 03:00
대장동 땅주인들 “200억 손해”…남욱-정영학에 30억원 소송경기 성남시 대장동 일대 토지의 원주민들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5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등을 상대로 “30억 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의이씨 평산종중(宗中)은 3일 천화동인 4~6호 소유주인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조현성 변호사를 상대로 30억 원의 약정금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평산종중은 당초 대장동 토지를 보유하던 원주민으로 이 곳의 땅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2009년 씨세븐 자문단으로 활동한 남 변호사 등과 매매계약에 담보권(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부동산 거래를 체결했고 종중 땅에는 채권최고액 287억 원 규모의 담보가 설정됐다.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당시 씨세븐에 합류해 토지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땅을 매입하기 위한 지주 작업을 했고 남 변호사는 씨세븐의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대장동 민간 개발사업이 좌초되자 저축은행들이 평산종중에 채권액 등을 회수하려는 절차를 진행하며 평산종중의 재산권에 제약이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평산종중 측은 2017년 남 변호사 등에게 구상권을 청구를 했지만 이들이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패소했다. 최근 남 변호사 등이 대장동 개발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자 평산종중 측은 다시 약정금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7일 화천대유에서 성과급을 100억 원 넘게 받은 것으로 알려진 양모 전 전무를 불러 성과급을 지급받은 배경 등을 조사했다.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는 성과급으로 120억 원+α를, 양모 전무는 성과급으로 100억 원+α를 받았다고 하고, 전 직원에게는 5억 원의 성과급 외에 추가 성과급이 예정돼 있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곽 전 의원 아들이 성과급과 퇴직금 등 명목으로 받은 50억 원의 성격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서 검찰이 양 전 전무를 부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2021-12-07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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