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의 이란제재 모두 거둬야 핵협정재개 가능”

  • 뉴시스
  • 입력 2021년 4월 7일 10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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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합의(JCPOA) 빈회의, 2개 전문가 그룹만들어 합동회의

오스트리아 빈에서 6일(현지시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당사국 회의가 열린 가운데, 회의에 참석한 중국 외교관은 미국의 대 이란제재가 모두 철회되어야만 핵합의 재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날 중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영국 이란 대표들은 비엔나 그랜드 호텔에서 비공개회담을 가졌으며 회의의 가장 우선 주제는 이란에 대한 제재 철회문제와 새로운 핵합의를 이행하는 방법 등이었다.

이 날 회담은 특히 미국 대표단이 빈에 직접와서 JCPOA의 회복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국제적인 관심의 대상이었다.

왕췬 중국 유엔대사는 이 자리에서 미국이 테헤란에 대한 모든 불법적인 제재를 철회해야 하며, 이란 측에서도 2015년 핵합의의 완전한 이행을 재개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왕대사는 현재의 상황은 트럼프의 미국이 핵합의에서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압박을 최대화한 것이 근본적인 이유이기 때문에 미국이 빨리 핵합의로 복귀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열쇠라고 주장했다.

왕췬 대사는 “ 일단 피해를 입은 쪽의 요청이 가해자 쪽 보다 먼저 충족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것은 옳고 그름의 가장 기보적인 문제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모든 제재를 거두어야만 이란도 핵합의에 대한 완전한 이행으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왕대사는 중국은 앞으로도 미국이 가하는 어떤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제재에도 반대할 것이며 각국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중국은 두 개의 전문가 그룹으로 합동위원회를 마련하고, 한쪽 그룹은 제재철회와 핵합의 문제를, 또 한쪽은 미국과의 “긴밀한 접촉”을 주로 맡아서 성사시키는 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왕대사는 두개의 그룹을 되도록 조속하게 만들 것을 희망한다고 했다.

JCPOA 회담의 의장을 맡은 엔리케 모라는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대표 조셉 보렐을 대신해서 유럽연합대외관계청( EEAS)의 사무부총장 자격으로 회담에 나왔다. 현지 언론은 로버트 말리가 이끄는 미국 특별대표단이 바로 옆의 호텔에 묵은 사실을 보도했다.

모라 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건설적인 합동위원회의 회의를 끝냈다”고 자평했다.

이란의 관영 IRNA통신에 따르면 이란측의 압바스 아락치 협상대표(외무차관)는 이번 회의에서 미국이 먼저 제재를 철회하는 것이2015년 핵합의를 회생시키는데 제일 첫째이며 가장 필요한 단계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란의 대표들은 직접 일대일 대면은 예정되어 있지 않지만 조력자들의 도움이 더욱 강화되면서 일종의 셔틀 외교방식이 채택된 것으로 보인다.

6일 회의가 열리기 전에 아락치 대표는 미국 대표와 “어떤 직접 간접의 회담도 하지 않겠다”고 단언하고 오직 JCPOA의 합동회의를 통해서만 대화하겠다고 밝혔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2015년 핵합의를 재개하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지만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는 언급을 한 적 있어 당장 제재를 철회할 가능성은 적다.

AP통신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빈에 자리한 러시아 대표부 미하일 율리아노프 대사는 이날 비공개 회의가 끝난 후 트위터를 통해 이번 회담이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JCPOA 복원은 당장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미국과 테헤란이 JCPOA의 완전한 이행을 복원하기 위해 취해야 할 구체적 조치를 파악하기 위한 임무를 맡은 제재 해제와 핵 문제 등 두 개의 전문가 그룹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며 “이 그룹들은 즉시 작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란핵합의(JCPOA)란 이란이 2015년 미국·영국·프랑스·중국·독일·러시아 등 6개국과 체결한 것으로, 이란이 핵 프로그램 개발을 중단하는 대가로 경제 제재를 해제해준다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란이 비밀리에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면서 중동 영향력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며 2018년 5월 핵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를 선언하고 대이란 제재를 부활했다.

이후 이란의 핵합의 의무 위반 사례는 증가하고 있다. 지난 1월 이란 정권은 포르도 핵시설에서 우라늄 농축 순도를 20%까지 높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5년 이란 핵합의에서 규정된 상한인 3.67%를 훨씬 웃돌지만, 무기급으로 간주되는 90%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이란 핵합의 복귀 의사를 밝혀왔으나, 이란이 먼저 핵합의를 준수해야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있다.

[빈(오스트리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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