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펼치면 공룡 티노의 쓸쓸한 푸념이 시작된다. 원래는 그림책을 찾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더 이상은 티노를 보러 오는 친구가 없어서다. 휴대전화란 게 그렇게 재밌다면서 다들 책을 등져버린 탓이다.
오랜만에 책을 펼친 어린이 독자를 놓치고 싶지 않은 티노는 한 가지 꾀를 낸다. 책장을 더 넘기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그럴 경우 이야기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테고, 평생 함께 놀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넘기지 말라고 할수록 자꾸 넘겨보고 싶은 게 사람 마음. 티노가 무시무시한 게 나온다고 겁을 주거나, 나무판자로 책장을 막아버릴 때마다 한 장씩 넘겨보는 재미는 오히려 커진다.
결국 마지막 장까지 와 버린다. 또 한 명의 친구가 사라지겠구나 싶어 한탄하는 티노. 하지만 책을 이렇게 그냥 끝내버릴지, 티노와 친구가 될지는 독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티노와 독자의 밀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읽는 사람과 책 속 주인공이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유머러스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책이다. 책 읽는 게 놀이처럼 즐거울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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