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이어 메콩강이 미중 갈등 새 무대로 급부상

  • 뉴스1
  • 입력 2020년 8월 3일 15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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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지역 6000만명의 생명줄인 메콩강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미중 갈등의 또 다른 전선으로 부상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메콩강은 중국 고산지역에서 발원해 캄보디아와 라오스, 태국, 미얀마, 베트남을 거쳐 남중국해로 들어간다. 그런데 중국이 수력발전이나 관개용으로 댐을 만든 이후 하류 지역에서 극심한 가뭄이 발생하면서 메콩강을 둘러싼 분쟁이 촉발됐다.

가뭄과 중국 댐이 연관이 있다는 하류 국가들 언론 매체의 주장은 미 연구업체인 아이온어스(Eyes on Earth)가 지난 4월 보고서에서 중국의 댐들이 470억㎥(큐빅미터)의 물을 저장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힘을 받았다.

이 보고서는 유엔이 지원하는 ‘지속가능인프라파트너십’과 미국과 메콩강 하류 국가들의 파트너십인 메콩하류이니셔티브(LMI)의 의뢰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중국 칭화대와 중국 수리수전과학연구원이 지난 7월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는 댐이 우기의 물을 저장하고 건기에 방류함으로써 가뭄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고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중국 연구원들은 메콩강이 흘러가는 모든 국가들 가운데 중국이 가뭄이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메콩강 전체 유역에서 가뭄 발생 가능성은 7% 정도지만, 중국 댐들이 있는 메콩강 상류에서의 가능성은 12%라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지면을 통해 아이온어스를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외국 연구진이 메콩강 하류국가들의 가뭄 원인에 대해 터무니 없는 주장을 펴고 있다”며 비판했다.

중국의 연구 결과에 대해 여러 전문가들은 의문을 제기했다. 세계자연기금(WWF)에서 메콩강 관련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마크 고이쇼는 “불규칙한 강수량이 가뭄의 한 원인“이라며 중국 측 주장에 동의했다. 하지만 그는 인간들의 활동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중국 댐과 가뭄이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에서 운영자로 활동하는 브라이언 에일러도 “우기에도 가뭄이 발생했다”고 지적하며, “중국 보고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 대학의 세바스티안 비바 연구원은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적 요인이 가뭄과 연관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의 댐들은 이를 심화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중 간 서로 다른 보고서는 메콩강이 지정학적 분쟁지가 됐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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