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인우주선 두번째 발사 성공…“우주長城 밑그림”

  • 입력 2005년 10월 1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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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야 기다려라. 중국이 간다.” 중국이 두 번째 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하면서 ‘우주 경쟁’에서 역사적인 한 걸음을 내디뎠다. 사진은 12일 간쑤 성 주취안 우주기지에서 선저우 6호가 오렌지색 불꽃을 내뿜으며 하늘로 치솟는 모습. 주취안=AP 연합뉴스
“우주야 기다려라. 중국이 간다.” 중국이 두 번째 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하면서 ‘우주 경쟁’에서 역사적인 한 걸음을 내디뎠다. 사진은 12일 간쑤 성 주취안 우주기지에서 선저우 6호가 오렌지색 불꽃을 내뿜으며 하늘로 치솟는 모습. 주취안=AP 연합뉴스
《중국이 두 번째 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했다. 선저우(神舟) 6호는 12일 오전 9시(현지 시간) 고비사막의 간쑤(甘肅) 성 주취안(酒泉) 위성기지에서 발사돼 약 10분 뒤 200km의 지구 타원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중국이 2003년에 이어 두 번째로 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미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국제사회에 치열한 우주개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선저우 6호는 매초 7.9km(약 90분 만에 지구 궤도 1회 선회)의 속도로 궤도를 돌고 있다.

우주인들은 119시간(약 5일)의 체공시간 중 1명은 귀환 모듈에서 우주선을 조종하고 1명은 궤도 선회 모듈로 자리를 옮겨 지상 관측, 종자 발아 실험, 인체세포 생장 실험을 진행한다.

▽새로운 ‘스타워즈’=중국은 1992년 ‘전략적 국경’이라는 새 전략 개념을 도입해 우주개발 계획에 힘을 쏟았다. 현재의 지리적 국경은 변화시킬 수 없지만 군사력이 신장되면 전략적 국경은 얼마든지 넓힐 수 있다는 것.

중국의 우주개발은 미사일방어(MD) 체제를 중심으로 한 미국의 ‘우주 패권’과 직접 충돌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지난달 19일 총 1040억 달러(약 104조 원)를 들여 2018년까지 달에 우주 전진기지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국가전략 차원에서 진행되는 중국의 우주개발 계획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옛 소련 몰락 이후 주춤했던 러시아도 최근 2006∼2015년 10년간 106억 달러를 투입하는 우주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도 로켓과 위성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의 우주개발 계획=미국은 중국의 우주 기반 기술이 앞으로 10년 안에 러시아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의 위성발사로켓 창정(長征) 2-F는 성공률 99.7%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중국은 우주개발 계획에 연간 20억∼30억 달러의 천문학적 돈을 쏟아 붓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NASA 예산의 5분의 1 정도이지만 러시아보다는 10배 많다.

중국은 선저우 6호 발사로 유인 우주선 발사 1단계 계획을 완료하고 2단계로 진입한다. 2단계는 선저우 7호(2007년 발사 예정)와 8호를 발사해 우주에 단기 체류하는 우주실험실을 만들어 우주인의 우주 유영을 실시하며, 2010년경 3단계에서는 우주정거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또 달 탐사 계획인 ‘창어(嫦娥) 프로젝트’도 병행 추진하고 있다. 2007년까지 달 탐사위성을 발사하고 2012년까지 달 탐사선을 착륙시키며 2017년에는 달에 사람을 보낸다는 것이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중국 우주개발 일지▼

-1956년 10월=마오쩌둥(毛澤東) 지시로 우주개발 계획 착수

-1970년 4월=첫 인공위성 둥팡훙(東方紅) 1호 발사 (세계 5번째 인공위성 보유)

-1985년=상업용 로켓 발사 대행

-1992년 4월=유인 우주선 발사 계획 발표

-1996년 2월=상업용 위성 발사 로켓 폭발(1985년 부터 28회 발사해 23회 성공, 5회 실패)

-1999년 11월=첫 무인 우주선 선저우 1호 발사

-2001년 1월=원숭이 태운 선저우 2호 발사

-2002년 3월=실물 크기 인형 태운 선저우 3호 발사

-2002년 12월=식물종자 실은 선저우 4호 발사

-2003년 10월=첫 유인 우주선 선저우 5호 발사

-2005년 10월=우주인 2명 태운 선저우 6호 발사


▼“중화민족 역사의 위대한 업적” 13억 인민들 열광▼

“중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이제 달에 갈 날도 머지않았다.”

12일 오전 9시(현지 시간) 두 번째 유인우주선 선저우 6호의 성공적인 발사를 국영 CCTV를 통해 지켜본 중국인들은 열광했다. 선저우 6호 발사는 거센 바람과 함께 눈발이 날리는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강행됐다.

○…카운트다운과 함께 오렌지색 불꽃을 내뿜으며 하늘로 치솟은 선저우 6호는 발사 9분 43초 뒤 42.4도의 각도로 지상 200km의 타원형 예정 궤도에 들어섰다. 오전 9시 33분 페이쥔룽(費俊龍·40), 녜하이성((섭,접)海勝·41) 인민해방군 우주인대대 대령이 우주선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우주선 매뉴얼을 보는 장면이 베이징(北京) 지상통제센터의 화면에 비쳤다. 곧이어 선장인 페이 대령이 “컨디션이 대단히 좋다”는 첫 교신을 지상통제센터에 보냈다.

○…간쑤(甘肅) 성 주취안(酒泉) 위성기지에서 선저우 6호 발사를 총지휘한 천빙더(陳炳德) 인민해방군 총장비부장은 우주선의 비행 상황을 총점검한 뒤 오전 9시 38분 발사 성공을 공식 선언했다. 순간 베이징 지상통제센터에서 초조한 표정으로 발사 상황을 지켜보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는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께 서로 악수를 하며 축하했다. 주취안 기지에서 현장을 지켰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축사를 통해 “선저우 6호의 발사 성공은 중화 민족의 역사에 빛나는 업적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6명의 탑승 후보 우주인은 발사 전날 오후 5시 반 최종 선발에 앞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페이 대령은 “(중국) 국가를 우주에 울려 퍼지도록 하겠다”며 임무 완수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와 같은 조였던 녜 대령은 “우주에 체류하는 5일 동안 우주의 장관을 감상하면서 음악을 듣고 가족사진을 보며 지루하지 않게 지내겠다”고 말했다.

○…중국 매체는 우주선을 타고 나서는 사람들의 호칭과 관련해 한때 ‘차이나노트(Chinanaut·中空人)’라는 신조어를 썼으나 호응을 얻지 못하자 지금은 ‘타이코노트(太空人)’ ‘위항위안(宇航員)’ ‘항톈위안(航天員)’을 섞어 쓰고 있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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