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비 4년만에 정계복귀…'사회민주연합' 의장 선출

  • 입력 2000년 3월 12일 19시 49분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대통령(69·사진)이 11일 정계에 복귀했다.

이날 러시아 사회민주정당연합(ROSDP) 의장에 선출된 그는 “러시아에서 사회민주주의의 교두보를 세우기 위해 정계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91년 실각 후 96년 대통령선거에 나선 그는 득표율이 1%에도 못미치자 정치를 중단했다.

그 후 4년 만에 정계에 복귀한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공산당을 포함한 모든 정치세력과 대화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그는 26일로 예정된 대통령선거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대행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푸틴을 ‘지적(知的)이고 진지한 인물’이라고 치켜세우고 있으나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과의 관계는 단절할 것을 바라고 있다.

ROSDP는 지난해 10월 온건좌파를 표방하며 가브리엘 포포프 전 모스크바 시장 등의 주도로 창당되었으나 12월 총선에 불참, 확보한 의석은 없다.

따라서 당분간 고르바초프가 현실정치에서 영향력을 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85년 구 소련공산당 서기장에 오른 그는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를 내세우며 페레스트로이카(개혁)정책을 폈다. 실각 이후에도 ‘사회주의’ 신념을 버리지 않으며 재기를 노려왔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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