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G7 『달러 상승 이제 그만』 의견일치

  • 입력 1997년 2월 10일 20시 08분


<<국제외환 시장에서 달러 가치가 2년째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엔화와 마르크화가 하락하는 가운데 서방선진 7개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이에 공동대처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환율이 경제실상을 거울처럼 반영해야 함에도 투기목적의 거래에 의한 시장요인을 무시할 수 없어 정부개입의 효과를 반신반의한다. 또 미국만한 투자적지를 발견하지 못한 국제금융의 큰 손들이 자금을 대거 미국으로 투입하는데다 일본은 인플레 우려로, 독일은 2차대전후 최악의 실업률때문에 달러경제권과 상대가 안된다. 그러나 외화의 역학관계가 2년주기로 바뀐다는 분석도 있어 G7회의 이후의 국제금융시장 반응이 예의주시되고 있다.>> [尹喜相 기자] 독일 베를린에서 8일 열린 서방선진7개국(G7)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담이 달러화가치 향방에 대한 논의를 가장 중심에 둠으로써 향후 외환시장 동향이 세계경제의 주제로 떠올랐다. 마침 일본의 엔화가치는 달러화에 대해 4년만의 최저수준이며 독일의 마르크화가치도 32개월만의 최저수준이어서 이 상황이 어디까지 갈 것인지 관심이 고조돼왔다. 8일 5시간의 마라톤회의가 끝난 뒤 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은 『달러화가치는 오를만큼 올랐다』는 한마디로 입을 모았다. 미국의 재무장관 로버트 루빈도 『달러 강세는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원칙론을 말하면서도 『달러강세는 누릴만큼 누렸다』고 말함으로써 달러환율의 현상 유지를 시사했다. 이들이 지적하는 환율수준은 엔화는 달러당 1백20엔선이며 마르크화는 달러당 1.65마르크선. 지난 95년 G7회담에서 달러 가치 회복 필요성이 제기된 이후 2년사이 달러 가치는 마르크화 대비 25% 올랐고 엔화 대비 50%나 상승했다. 달러가치의 상승은 미국 수출기업엔 해외시장에서 미국 제품의 가격상승을 뜻해 환영받지 못한다. 외국 경쟁상품에 비해 저절로 가격이 오르는 역효과를 낳기 때문. 그러나 거대한 재정적자를 줄이고 균형재정을 목표로 달려온 미국 정부엔 달러가치의 상승은 절실했다. 더구나 달러가치의 상승은 미국경제의 장기호황에 따라붙는 인플레 및 금리상승 압력을 차단하는 수단이 돼줬고 △수입물가의 하락 △달러화 표시자산의 기대수익률 상승 등의 부수효과를 낳아왔다. 한편 유럽은 단일통화(유로화)체제 출범을 앞두고 오는 99년까지 재정긴축을 계속해야 할 형편이어서 달러 강세를 「예정된 수순」으로 여겨왔다. 일본도 엔화가치 하락에 의한 수출회복 이외에 달리 뾰족한 경기부양 수단이 없었기 때문에 달러가치 상승을 원해 왔다. 이같이 달러화가치를 둘러싼 G7내의 각국 이해관계는 지난 2년간 적절히 맞아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미국은 『독일과 일본을 비롯한 각국의 경제성장이 균형을 이루고 인플레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언급, 달러화 강세는 정점에 이르렀다는 시각을 나타냈다. 일본도 『수출주도의 성장정책을 포기한다』고 선언, 이제 엔화가치의 하락에 의존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독일도 『마르크화의 일관된 하락세는 마감할 시점』이라고 말했고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의 각료들도 「달러가치 상승은 이제 그만」이라는 논리에 찬성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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