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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파월 “경제 연착륙 힘들어”… 경기 침체 감수하고 ‘물가잡기 전쟁’

입력 2022-06-17 03:00업데이트 2022-06-17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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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이언트 스텝’ 초강수]
美 28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가운데)이 15일(현지 시간) 워싱턴 연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신화 뉴시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현지 시간) 물가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뒤 7월에도 연속으로 0.75%포인트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으로 미 기준금리가 기존 0.75∼1.00%에서 1.50∼1.75%로 올랐다. 연준은 연말 기준금리가 3.4%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기침체를 발생시키지 않고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경제 연착륙’이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의 부작용으로 꼽히는 부동산 가격 하락, 고용 둔화 등 경기 침체를 감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주택 구입을 고려한다면 재고하라”고까지 했다. CNBC는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미 경제와 세계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통화정책을 실기(失期)해 경기 둔화가 불가피한 자이언트 스텝으로 내몰린 연준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 파월 “연착륙 힘들어진다, 주택 구매 재고하라”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물가 잡기에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공급망 위기,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을 거론한 뒤 경제 연착륙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며 금리 인상의 부작용을 감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휘발유, 식료품 가격 급등 등 공급 측면의 충격은 수요를 조절하는 연준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어서 통화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고 가격 급등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처음에는 상품 가격만 끌어올렸지만 최근에는 서비스 산업으로도 확대됐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생애 첫 주택 구입을 계획하거나 집을 사려는 젊은층에게 보류하라고 권했다. 파월 의장은 “집을 사려는 사람이나 집을 사려는 젊은층이라면 재고할 필요가 있다”며 인플레이션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질 때를 기다리라고 했다.

이를 감안할 때 연준은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 유력하다. FOMC 참석자 18명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 따르면 이들은 연말 미 기준 금리 수준을 평균 3.375%로 전망했다. 3월 전망치보다 1.5%포인트 올랐다. 18명 중 연말 금리가 3.0% 미만일 것으로 본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현재 1.50∼1.75%인 미 기준금리가 연말에 3%대를 넘으려면 연준이 향후 남은 4차례의 FOMC에서 0.50%포인트 인상을 뜻하는 ‘빅 스텝’이나 ‘자이언트 스텝’을 최소 두세 번 단행해야 한다.
○ 美 성장률 전망 하향…정책 실기 비판 고조

연준은 이날 미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낮췄다. 3월 올해 미 경제가 2.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를 1.7%로 낮췄고 내년 성장률도 2.2%에서 1.7%로 하향했다. 연간 4.3% 오를 것으로 예상했던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5.2%로 제시했다. 반면 실업률 예상치는 3.5%에서 3.7%로 올렸다. 물가를 잡기 위해 고용 둔화를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2024년 1분기(1∼3월)까지 경기침체가 일어날 확률을 72%로 제시했다. 3월(9%)보다 8배로 치솟았다.

미 언론은 연준의 대응이 지나치게 ‘뒷북’이라는 점을 비판했다. 연준이 마지막으로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던 1994년 11월에는 경기 과열을 우려해 ‘선제적 인상’에 나선 반면 지금은 물가 상승세가 41년 최고치로 치솟자 ‘뒤늦은 인상’을 단행했다는 의미다. CNN비즈니스는 “1994년엔 지금과 달리 생산성과 노동력이 뒷받침돼 실업률이 낮게 유지됐다”며 이번엔 급격한 금리 인상 뒤 경제 연착륙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우려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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