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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충돌 또한 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을 헤즈볼라의 완전 궤멸 기회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헤즈볼라 또한 이란을 도와 이스라엘을 공격하겠다고 맞서면서 레바논 민간인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레바논 정부에 따르면 16일 기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전체 사망자는 최소 886명이다. 이중 어린이는 최소 111명, 여성은 최소 67명이다.이번 전쟁에 따른 레바논 내 피난민 인구는 104만9328명으로 집계됐다. 약 585만 명인 레바논 인구 중 6명에 1명 꼴로 집을 떠난 것이다. 피난민 중 극히 일부인 약 13만 만명만 레바논 전역에 마련된 600여 개의 공식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대피소에 들어가지 못한 대다수 피난민은 친척 집, 차 안, 거리 등을 전전하고 있다. 이들을 위한 구호물자 전달 등이 쉽지 않다. 피난을 떠나지 않은 레바논 국민 또한 부담이 크다. 국제이주기구(IOM)는 난민이 갑자기 유입된 지역에서는 공공 서비스 차질, 각종 인프라에 대한 부담이 급증했다고 우려했다.헤즈볼라는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단체 등과 함께 ‘저항의 축’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이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이란 편에 서서 미국, 이스라엘 등과 대적해 왔다. 헤즈볼라는 이번 전쟁이 발발한 후 이스라엘 곳곳을 로켓과 무인기(드론)로 공격했다. 16일 기준 헤즈볼가 이스라엘 내 주요 군사 기지를 최소 280차례 공격했다고 이스라엘 측은 밝혔다. 이에 맞서 이스라엘 또한 16일 이번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레바논 남부에서 지상전을 개시했다고 AFP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서 국제법이 금지한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의혹 또한 받고 있다. 백린탄은 인체에 닿으면 뼈까지 녹일 수 있는 살상 무기다.수니파 걸프국 아랍에미리트(UAE) 등도 이란의 무차별적 공격을 받고 있다. 16일 UAE 당국은 남부의 샤 유전이 이란 측 소행으로 추정되는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 유전은 일일 7만 배럴의 원유 생산 능력을 갖춘 UAE의 핵심 시설이다. 같은 날 UAE 동부의 푸자이라 항구 또한 드론 공격을 받고 원유 선적이 중단됐다. 이란은 전쟁 발발 후 미국과 협력하는 UAE,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등 수니파 인접국의 에너지 시설을 ‘정당한 타격 목표’로 삼겠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전쟁 발발 후 세계적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이란이 중동 곳곳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면 세계 원유 시장의 불안정성이 고조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이라크의 친(親)이란 무장단체가 주이라크 미국대사관을 공격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미 행정부가 중동지역에서 자국민에 대한 철수령을 확대했다. 미군기지 공격으로 전사자가 발생한 쿠웨이트에 이어 이라크에서도 대피령을 내린 것이다.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 등 미군이 주둔 중인 대부분의 중동 국가는 대사관 업무도 중단했다. 14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주재 미국대사관은 “이란 및 이란과 연계된 무장단체가 이라크 내 공공 안전에 주요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모든 미국 국민은 즉시 이라크를 떠나라”고 통보했다. 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외교시설, 미국 기업, 미국이 운영하는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 국민은 납치 위험에 직면해 있으며, 미국인 개개인은 표적이 돼 있다”고 경고했다. 대피 경로와 관련해선 “이라크 영공이 폐쇄되고 상업 항공편이 운항되지 않고 있다”며 “육로로 대피해야 한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불과 하루 전만 해도 미국 정부는 “외부 활동을 삼가고 눈에 띄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권고만 내릴 뿐 대피를 지시하진 않았다. 그런데 이날 새벽 주이라크 미국대사관 건물 옥상 헬기장에 미사일이 떨어져 폭발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입장이 바뀌었다. 친이란 무장단체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이라크 미국대사관 폭발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이스라엘에 비해 군사력이 열세인 이란이 드론과 미사일로 보복 공격에 나서는 가운데 일명 ‘저항의 축’으로 불리는 친이란 무장세력을 동원해 후방을 교란하는 전술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단체들은 레바논의 헤즈볼라, 가자지구 하마스, 예멘 후티와 더불어 ‘저항의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미-이란 전쟁 직후 이라크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약한 점을 이용해 미국, 이스라엘을 겨냥한 공격을 늘리고 있다. 앞서 이들은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구 내 아르빌 미군기지 및 영사관 공격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이라크에 자국민 철수령을 내린 것은 2019년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바그다드 일대에 대규모 공격을 감행한 이후 7년 만이다. 당시에는 쿠웨이트나 사우디 등 인접국 대사관은 운영을 지속했지만, 이번엔 미군기지가 있는 모든 인접국 대사관의 비필수 인력에도 철수령이 내려졌다. NYT는 이번 철수령이 “이란 전쟁이 국경을 넘어 확산 중이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호르무즈 해협발 국제유가 급등에 세계 각국이 비축유 방출, 주유비 인상 횟수 제한 등의 비상 조치에 나서고 있다.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 정부는 16일부터 민관 전략 비축유 약 8000만 배럴을 긴급 방출할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11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민간 비축분 15일 치를 방출하고, 이후 1개월 분량의 국가 비축유를 방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공식 방출 결정이 나오기 전 선제적으로 이뤄졌다. 이어 일본 경제산업성은 19일 출하분부터 시중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을 L당 170엔(약 1580원)으로 제한하고, 연료 보조용 기금 잔액 2800억 엔(약 2조6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정유사 등 공급업체에 초과분 전액을 보조할 예정이다. 일본의 중동산 원유 수입 비율은 전체 수입량의 95%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일본에 닿기까지 20일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당장 이달 말부터 원유 수급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다카이치 총리는 “휘발유 값이 L당 200엔을 넘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낮은 유럽 국가들은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폭리를 취하려는 업체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석유 기업들이 기름값을 크게 올려 물가 불안을 가중시킨 전례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 이에 독일은 11일(현지 시간) 주유소의 가격 인상 횟수를 하루 한 차례로 제한키로 했다. 이는 오스트리아에서 시행했던 정책으로, 주유소는 낮 12시 하루 한 차례만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반면 가격 인하 횟수는 무제한이다. 카테리나 라이헤 독일 경제에너지장관은 일부 에너지 기업이 국제유가 급등 국면에서 과도하게 추가 이윤을 취하고 있다며 조속한 반독점법 개정을 촉구했다. 이 밖에 그리스는 석유 판매자의 최대 이윤 폭을 제한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오스트리아는 16일부터 주유소의 유류 가격 인상 횟수를 하루 1회에서 주 최대 3회로 강화할 방침이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겠다는 위협만 가해도 사실상 해협을 완전 봉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기뢰 부설 가능성이 있는 해역에서 항해를 할 선박은 없기 때문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비용은 저렴하고 제거는 어려운 ‘바다의 지뢰’ 기뢰를 부설하고 있다는 CNN 등의 보도가 나오자 국내 군사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내린 진단이다. 기뢰는 해군력이 약한 국가가 자신보다 강한 국가를 상대하기 위한 대표적인 비(非)대칭 무기로 꼽힌다. 미 CBS방송은 이란이 자국, 중국, 러시아산을 포함해 약 2000∼6000개의 기뢰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역시 옛 소련산을 포함해 약 5만 개의 기뢰를 갖고 해군력 열세를 상쇄하고 있다.● 기뢰, 가성비 좋고 제거도 어려워 군사 전문가들은 기뢰를 ‘가성비 극강’의 무기로 꼽는다. 이번 전쟁 발발 후 이란은 대당 2만 달러(약 2920만 원)의 드론을 통해 기당 400만 달러(약 58억4000만 원)인 미국의 값비싼 요격 미사일을 괴롭혔다. 기뢰는 이보다 훨씬 싼 개당 1500달러(약 219만 원)에 불과하다. 기뢰 제거, 즉 소해(掃海)도 쉽지 않다. 미국 해군대학원 보고서에 따르면 기뢰 제거 비용은 부설 비용의 최소 10배이며, 여기에 걸리는 시간 역시 부설 시간 대비 최대 200배에 이른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선박 통행로 폭이 3.2km 정도밖에 되지 않아 기뢰 부설 시 파장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미 해군 연구소는 2021년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단 하나의 기뢰만 부설되더라도 세계 석유 공급의 20%를 차단하고, 중동 전체의 안정성을 뒤흔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호르무즈 해협의 수로가 워낙 좁다 보니 소량의 기뢰만 부설돼도 사실상의 해협 완전 봉쇄”라고 말했다. 미국은 페르시아만에서 이란의 기뢰로 피해를 입은 적도 있다. 이란과 이라크의 전쟁이 한창이던 1988년 4월 미 해군의 4200t급 미사일 유도 프리깃함 ‘새뮤얼 로버트’함이 쿠웨이트 유조선을 호위하는 과정에서 이란의 기뢰와 충돌해 침몰할 뻔했다. 양용모 전 해군참모총장은 “기뢰는 부설된 뒤 해류를 따라 부유하는 경우도 많아 위치 파악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기뢰 부설 시 이번 전쟁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즉각 기뢰 제거하라” 위협 이란의 기뢰 부설 움직임에 미국은 강경 대응으로 맞서고 있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10일 소셜미디어 ‘X’에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 해군 함정 여러 척, 그중에서 기뢰부설함 16척을 격침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설치한 기뢰가 즉각 제거되지 않으면 이란이 맞이할 군사적 결과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썼다. 미국 입장에선 호르무즈 해협에서 얼마나 안정적인 선박 운항을 보장할 수 있느냐가 이번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미국과 우방국의 원유 및 천연가스 수급에 어려움이 생기면 이로 인한 전 세계적 고물가와 비용 증가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국내외의 거센 비판 여론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장관은 제대로 확인을 안 한 상태에서 10일 X에 “각국 선박의 호위에 성공했다”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는 소동을 빚었는데, 이 역시 미국 측의 조바심이 반영된 촌극으로 보인다. 같은 날 로이터통신은 미 해군이 안전을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각국 상선을 호위해 달라는 요청을 계속 거절하고 있다고 전했다.기뢰(naval mine)적의 함선을 파괴하기 위해 물속 혹은 물 위에 설치한 폭탄으로 ‘바다 위의 지뢰’로 통한다. 통상 개당 비용이 1500달러(약 219만 원)에 불과하지만 대형 선박과 잠수함 등을 침몰시킬 수 있어 가성비가 좋은 무기로 여겨진다. 해상전이 펼쳐질 때 약소국이 강대국을 상대로 적극 사용할 수 있어 ‘약자의 무기’로도 불린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겠다는 위협만 가해도 사실상 해협을 완전 봉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기뢰 부설 가능성이 있는 해역에서 항해를 할 선박은 없기 때문이다.”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비용은 저렴하고, 제거는 어려운 ‘바다의 지뢰’ 기뢰를 부설하고 있다는 CNN 등의 보도가 나오자 국내 군사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내린 진단이다.기뢰는 해군력이 약한 국가가 자신보다 강한 국가를 상대하기 위한 대표적인 비(非)대칭 무기로 꼽힌다. 미 CBS방송은 이란이 자국, 중국, 러시아산을 포함해 약 2000~6000개의 기뢰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역시 옛 소련산을 포함해 약 5만 발의 기뢰를 갖고 해군력 열세를 상쇄하고 있다.● 기뢰, 가성비 좋고 제거도 어려워군사 전문가들은 기뢰를 ‘가성비 극강’의 무기로 꼽는다. 이번 전쟁 발발 후 이란은 대당 2만 달러(약 2920만 원)의 드론을 통해 기당 400만 달러(약 58억4000만 원)인 미국의 값비싼 요격 미사일을 괴롭혔다. 기뢰는 이보다 훨씬 싼 개당 1500달러(약 219만 원)에 불과하다. 기뢰 제거, 즉 소해(掃海)도 쉽지 않다. 미국 해군대학원 보고서에 따르면 기뢰 제거 비용은 부설 비용의 최소 10배이며, 여기에 걸리는 시간 역시 부설 시간 대비 최대 200배에 이른다.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선박 통행로 폭이 3.2㎞ 정도밖에 되지 않아 기뢰 부설 시 파장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미 해군 연구소는 2021년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단 하나의 기뢰만 부설되더라도 세계 석유 공급의 20%를 차단하고, 중동 전체의 안정성을 뒤흔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호르무즈 해협의 수로가 워낙 좁다보니 소량의 기뢰만 부설되도 사실상의 해협 완전 봉쇄”라고 말했다.미국은 페르시아만에서 이란의 기뢰로 피해를 입은 적도 있다. 이란과 이라크의 전쟁이 한창이던 1988년 4월 미 해군의 4200t급 미사일 유도 프리깃함 ‘새뮤얼 로버트’호가 쿠웨이트 유조선을 호위하는 과정에서 이란의 기뢰와 충돌해 침몰할 뻔 했다.양용모 전 해군참모총장은 “기뢰는 부설된 뒤 해류를 따라 부유하기 때문에 위치 파악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기뢰 부설 시 이번 전쟁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즉각 기뢰 제거하라” 위협이란의 기뢰 부설 움직임에 미국은 강경 대응으로 맞서고 있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10일 ‘X’에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 해군 함정 여러 척, 그중에서 기뢰부설함 16척을 격침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설치한 기뢰가 즉각 제거되지 않으면 이란이 맞이할 군사적 결과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썼다.미국 입장에선 호르무즈 해협에서 얼마나 안정적인 선박 운항을 보장할 수 있느냐가 이번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미국과 우방국의 원유 및 천연가스 수급에 어려움이 생기면 이로 인한 전세계적 고물가와 비용 증가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국내외의 거센 비판 여론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제대로 확인을 안 한 상태에서 10일 X에 “각국 선박의 호위에 성공했다”는 글을 올렸다 삭제하는 소동을 빚었는데, 이 역시 미국 측의 조바심이 반영된 촌극으로 보인다. 같은 날 로이터통신은 미 해군이 안전을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각국 상선을 호위해달라는 요청을 계속 거절하고 있다고 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지난달 28일 발발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번 전쟁이 이란과 국경을 맞댄 이라크로 확전될 움직임이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이 8일 보도했다. 2024년 이라크 정부 자료에 따르면 약 4612만 명의 이라크 국민 중 약 64%가 이슬람 시아파다. 이로 인해 이라크에선 오래전부터 이란이 지원하는 여러 무장단체가 난립했다. 이라크 내 친(親)이란 무장단체가 이번 전쟁 발발 후 이란을 도와 이라크 주둔 미군을 계속 공격하는 가운데 중동 전역에서 미군과 친이란 세력 간 충돌이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또한 이란을 돕기 위해 전쟁에 발을 담글 뜻을 보였다. 같은 날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후티 지도자 압둘말리크 알후티는 최근 성명을 통해 “(이란을 돕기 위한) 모든 채비를 끝냈다”고 밝혔다. ● 美 vs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 교전 격화최근 이라크 북부에서는 친이란 민병대와 현지 주둔 미군 간 교전이 잇따랐다. 이들 민병대는 개전 후 미군을 향해 이라크 내 미군 기지, 바그다드 공항 내 미국 국무부 시설 등에 수십 차례의 무인기(드론)와 로켓 공격을 가했다. 특히 7일에는 바그다드 내 ‘그린 존(Green Zone)’의 주이라크 미국대사관 또한 최소 세 발의 로켓 공격을 받았다. 그린 존은 고도의 치안과 안보가 유지되는 일종의 요새로 미국 등 주요국 대사관이 있다. 이들 민병대는 2019년 12월에도 해당 대사관을 공격했다. 이에 분노한 도널드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는 2020년 1월 바그다드 공항에서 중동 내 친이란 무장단체에 대한 지원을 주도한 가셈 솔레이마니 당시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으로 암살했다. 미국 또한 민병대와의 교전을 시인했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라크에서 작전을 수행 중”이라며 “이란 연계 민병대로부터 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최근 미 공군 소속으로 추정되는 전투기들이 바그다드 남쪽 주르프알사카르,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 알카임 등에 있는 친이란 민병대의 거점을 수 차례 공습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이라크 민병대를 직접 공격하는 것을 지양해 온 미 국방부의 기존 전술과 다르다. 미국은 2003년 이라크 내 대량살상무기(WMD) 제거를 이유로 이라크를 침공했다. 수니파였던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을 축출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후 친미국 성향의 민주주의 정부를 세우는 데 실패했다. 그 과정에서 미군을 포함한 미국인 약 4500명이 희생됐고 WMD 또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큰 비판을 받았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런 아픈 기억이 있는 이라크에 다시 발을 담그는 것은 가장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일 수 있다. WSJ 또한 후세인 축출 후 중동 주둔 미군이 큰 피해를 입었던 지역(이라크)으로 미군이 다시 끌려 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후티의 참전 가능성 또한 미국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부분이다. 후티는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과 함께 중동 내 친이란 세력, 즉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후티, 헤즈볼라 등에 자금 및 군사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이번 전쟁 발발 후에도 이들을 통해 미국에 맞설 뜻을 밝혔다. ● 美 “사우디 주재 외교관 의무 철수”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도 최근 친이란 민병대의 공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 여파로 8일 미국 국무부는 사우디에 주재 중인 자국의 비필수 외교관 및 그 가족에게 의무 철수 명령을 내렸다. 앞서 3일 이란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주사우디 미국대사관에 드론 공격을 가했다. 사우디의 주요 정유시설 또한 연일 공격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9일 이란, 이라크와 가까운 튀르키예 남동부의 비필수 외교관 및 가족에게도 철수명령을 내렸다. 이 일대 미국 민간인에게도 대피하라고 권고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지난달 28일 발발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번 전쟁이 이란과 국경을 맞댄 이라크로 확전될 움직임이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이 8일 보도했다. 2024년 이라크 정부 자료에 따르면 약 4612만 명의 이라크 국민 중 약 64%가 이슬람 시아파다. 이로 인해 이라크에선 오래전부터 이란이 지원하는 여러 무장단체가 난립했다. 이라크 내 친(親)이란 무장단체가 이번 전쟁 발발 후 이란을 도와 이라크 주둔 미군을 계속 공격하는 가운데 중동 전역에서 친이란 세력 간 충돌이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또한 이란을 돕기 위해 전쟁에 발을 담글 뜻을 보였다. 같은 날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후티 지도자 압둘말리크 알후티는 최근 성명을 통해 “(이란을 돕기 위한) 모든 채비를 끝냈다”고 밝혔다. ● 美 vs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 교전 격화최근 이라크 북부에서는 친이란 민병대와 현지 주둔 미군 간 교전이 잇따랐다. 이들 민병대는 개전 후 미군을 향해 이라크 내 미군 기지, 바그다드 공항 내 미국 국무부 시설 등을 향해 수십 차례의 무인기(드론)와 로켓 공격을 가했다. 특히 7일에는 바그다드 내 ‘그린 존(Green Zone)’의 주이라크 미국대사관 또한 최소 세 발의 로켓 공격을 받았다. 그린 존은 고도의 치안과 안보가 유지되는 일종의 요새로 미국 등 주요국 대사관이 있다. 이들 민병대는 2019년 12월에도 해당 대사관을 공격했다. 이에 분노한 도널드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는 2020년 1월 바그다드 공항에서 중동 내 친이란 무장단체에 대한 지원을 주도한 가셈 솔레이마니 당시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으로 암살했다.미국 또한 민병대와의 교전을 시인했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라크에서 작전을 수행 중”이라며 “이란 연계 민병대로부터 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최근 미 공군 소속으로 추정되는 전투기들이 바그다드 남쪽 주르프알사카르,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 알카임 등에 있는 친이란 민병대의 거점을 수 차례 공습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이라크 민병대를 직접 공격하는 것을 지양해 온 미 국방부의 기존 전술과 다르다.미국은 2003년 이라크 내 대량살상무기(WMD) 제거를 이유로 이라크를 침공했다. 수니파였던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을 축출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후 친미국 성향의 민주주의 정부를 세우는 데 실패했다. 그 과정에서 미군을 포함한 미국인 약 4500명이 희생됐고 WMD 또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큰 비판을 받았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런 아픈 기억이 있는 이라크에 다시 발을 담그는 것은 가장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일 수 있다. WSJ 또한 후세인 축출 후 중동 주둔 미군이 큰 피해를 입었던 지역(이라크)으로 미군이 다시 끌려 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후티의 참전 가능성 또한 미국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부분이다. 후티는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과 함께 중동 내 친이란 세력, 즉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후티, 헤즈볼라 등에 자금 및 군사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이번 전쟁 발발 후에도 이들을 통해 미국에 맞설 뜻을 밝혔다. ● 美 “사우디 주재 외교관 의무 철수”‘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도 최근 친이란 민병대의 공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 여파로 8일 미국 국무부는 사우디에 주재 중인 자국의 비필수 외교관 및 그 가족에게 의무 철수 명령을 내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국무부가 이번 전쟁 발발 후 자국 외교관에게 의무 철수 명령을 내린 것은 처음이다.앞서 3일 이란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주사우디 미국대사관에 드론 공격을 가했다. 사우디의 주요 정유시설 또한 연일 공격하고 있다.미국 국무부는 9일 이란, 이라크와 가까운 튀르키예 남동부의 비필수 외교관 및 가족에도 철수명령을 내렸다. 이 일대 미국 민간인에게도 대피하라고 권고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맞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면서 이곳을 통과한 유조선 수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50척에서 이달 3, 4일 0척으로 급감했다고 영국 해상무역기구(UKMTO)가 6일 밝혔다. 현재 원유를 채운 유조선들은 모두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역에 발이 묶인 채로 대기 중이다. 이처럼 글로벌 에너지 유통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지만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난 휘발유값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며 군사작전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당분간 유가에 구애받지 않고 군사작전을 지속하겠단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쿠르드족과 접촉해 이들이 이란 서부지역을 장악할 수 있도록 공중 지원 등을 제안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 완전 봉쇄에도 트럼프 “기름값 걱정 안 해” UKMTO가 발표한 호르무즈 해협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쟁이 발발한 지난달 28일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 수는 50척에서 다음 날인 1일 3척으로 급감했다. 3, 4일에는 단 한 척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았다. 화물선 운항도 상당 부분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화물선은 98척이었으나 1일엔 18척으로 줄었다. 이후 2일 7척, 3일 1척, 4일 2척으로 사흘간 한 자릿수 통행량이 유지됐다. 전쟁 전 호르무즈 해협의 일일 평균 운송량은 138척 수준이었다. UKMTO는 보고서에서 “일상적인 상업 운항이 거의 완전히 중단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휘발유값이 오르면 오르는 것이고, 난 그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전쟁이 끝나면 가격은 매우 빠르게 떨어질 것”이라며 “가격이 오르는 것보다 이것(군사작전)이 더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정연설에서 “일부 주(州)에선 휘발유값이 갤런당 1.99달러 아래까지 내려갔다”고 주장하는 등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에 신경을 써 왔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톤이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이후 세계 유가는 최소 16% 급등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름)값이 그렇게 많이 오른 것은 아니다”며 “이란 인근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은 계속 열려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트럼프 “쿠르드족 이란 공격은 훌륭한 일”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내 국민 봉기를 유도하고, ‘대리 지상전’ 전력으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쿠르드족에 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계 쿠르드족 지도자들과 통화를 하고 이란계 쿠르드족이 이란 서부지역을 장악할 수 있도록 공중 지원 등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이라크계 쿠르드족 지도자들에게는 공격에 나서는 이란계 쿠르드족에게 물류 지원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라크에 있던 쿠르드족 전투원들이 국경을 넘어 이란군을 공격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훌륭한 일이다.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미국 측이 쿠르드족 지원에 대한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이를 인정한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쿠르드족이 지상전에 대비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인 에르빌의 한 자동차 대리점 주인이 “최근 이란계 쿠르드 민병대가 차량 50대를 구매했다”고 CNN에 말했다. 이들이 구매한 차량은 ‘도요타 랜드크루저 LC71’로 산악지대나 사막 등 험지에 적합한 모델이다. 이라크와 이란의 국경지대는 산악지형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공중 지원을 제안했다는 이란 서부지역이 이곳이다. 한편 WP는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시작된 뒤 러시아가 이란에 중동 지역에 있는 미군 군함과 항공기 위치 등의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6일 보도했다. 최근 이란은 미군의 지휘통제시설, 레이더, 임시 군사시설, 미국대사관 등을 정밀하게 공격하고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맞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면서 이곳을 통과한 유조선 수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50척에서 이달 3, 4일 0척으로 급감했다고 영국 해상무역기구(UKMTO)가 6일 밝혔다. 현재 원유를 채운 유조선들은 모두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역에 발이 묶인 채로 대기 중이다.이처럼 글로벌 에너지 유통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지만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난 휘발유 값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며 군사작전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당분간 유가에 구애받지 않고 군사작전을 지속하겠단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쿠르드족과 접촉해 이들이 이란 서부지역을 장악할 수 있도록 공중 지원 등을 제안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 완전 봉쇄에도 트럼프 “기름값 걱정 안 해”UKMTO가 발표한 호르무즈 해협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쟁이 발발한 지난달 28일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 수는 50척에서 다음 날인 1일 3척으로 급감했다. 3, 4일에는 단 한 척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았다. 화물선 운항도 상당 부분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화물선은 98척이었으나 1일엔 18척으로 줄었다. 이후 2일 7척, 3일 1척, 4일 2척으로 사흘간 한 자릿수 통행량이 유지됐다. 전쟁 전 호르무즈 해협의 일일 평균 운송량은 138척 수준이었다. UKMTO는 보고서에서 “일상적인 상업 운항이 거의 완전히 중단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휘발유 값이 오르면 오르는 것이고, 난 그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전쟁이 끝나면 가격은 매우 빠르게 떨어질 것”이라며 “가격이 오르는 것보다 이것(군사작전)이 더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정연설에서 “일부 주(州)에선 휘발유 값이 갤런당 1.99달러 아래까지 내려갔다”고 주장하는 등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에 신경을 써 왔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톤이 바뀌었다”고 평가했다.로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이후 세계 유가는 최소 16% 급등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름)값이 그렇게 많이 오른 것은 아니다”라며 “이란 인근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은 계속 열려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트럼프 “쿠르드족 이란 공격은 훌륭한 일”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내 국민 봉기를 유도하고, ‘대리 지상전’ 전력으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쿠르드족에 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계 쿠르드족 지도자들과 통화를 하고 이란계 쿠르드족이 이란 서부지역을 장악할 수 있도록 공중 지원 등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이라크계 쿠르드족 지도자들에게는 공격에 나서는 이란계 쿠르드족에게 물류 지원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라크에 있던 쿠르드족 전투원들이 국경을 넘어 이란군을 공격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훌륭한 일이다.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미국 측이 쿠르드족 지원에 대한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이를 인정한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쿠르드족이 지상전에 대비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인 에르빌의 한 자동차 대리점 주인이 “최근 이란계 쿠르드 민병대가 차량 50대를 구매했다”고 CNN에 말했다. 이들이 구매한 차량은 ‘도요타 랜드크루저 LC71’로 산악지대나 사막 등 험지에 적합한 모델이다. 이라크와 이란의 국경지대는 산악지형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공중 지원을 제안했다는 이란 서부지역이 이곳이다.한편 WP는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시작된 뒤 러시아가 이란에 중동 지역에 있는 미군 군함과 항공기 위치 등의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6일 보도했다. 최근 이란은 미군의 지휘통제 시설, 레이더, 임시 군사시설, 미국 대사관 등을 정밀하게 공격하고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국제 유가가 치솟자 미 백악관이 물가 안정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미 행정부는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과 더불어 이례적으로 원유 선물시장에서 거래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정부에게 물가 관리가 ‘필수 과제’로 올라온 것이다. 5일(현지 시간)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란 공격 직후 참모들에게 휘발유 가격을 낮추기 위한 아이디어를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해당 논의를 잘 아는 익명의 에너지 업계 임원은 “백악관이 에너지 가격, 특히 휘발유 가격을 낮추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그 버검 미 내무부 장관 겸 국가에너지위원장 역시 유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연방정부가 개입해 상황을 어느 정도 정상화할 기회가 있다”고 전했다.미 정부의 검토 목록에는 즉각적 효과가 나타나는 조치부터 장기적이고 복잡한 방안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검토 대상에는 전략비축유 방출, 연료 혼합 의무 규정 일시 면제, 미 재무부의 원유 선물시장 거래 참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 정부가 원유 선물시장 거래에 뛰어든 것은 전례 없는 조치로, 이전까지 시장 감독·규제만을 담당해 온 정부가 직접 유가 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등장했다. 버검 장관은 이어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가 유조선에 보험을 제공하는 방안도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금융력과 해군력을 갖춘 국가로서 동맹국들이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받도록 돕기 위해 일정한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한편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바깥의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에 정박 중이던 유조선을 공격했다는 소식과 함께 5일 국자 유가가 급등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1.01달러로 전장보다 8.51%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24년 7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고치이자 트럼프 2기 정권 출범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856.3원으로 전날보다 22.0원 상승했다. 서울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이날 모두 1900원 선을 넘겼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쿠르드족에겐 ‘산’을 제외하면 친구가 없다.” 기원전 3세기부터 단 한 번도 독립 국가를 건설하지 못한 채 중동 산악 지대를 떠도는 쿠르드족의 구슬픈 신세를 일컫는 표현이다. ‘세계 최대의 나라 없는 민족’인 이들은 오랫동안 튀르키예 남동부, 이라크, 시리아 북부, 이란 북서부 등에 흩어져 거주해 왔다. 이런 특성 때문에 ‘중동의 집시’로도 불린다. 고유 언어인 쿠르드어를 쓰며, 대다수가 수니파 무슬림이다. 전체 인구는 약 3000만∼4000만 명으로 추정된다. 튀르키예에 약 1500만 명, 이란에 약 800만 명, 이라크에 약 500만 명, 시리아에 약 200만 명이 있다. 중동 내에서 드물게 여성의 사회 참여가 활발한 편이며 각국 쿠르드족 민병대에도 적지 않은 여성이 포진해 있다. 쿠르드족은 19세기 이후 줄곧 열강과 지역 내 강대국에 이용당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립국을 건설해 주겠다는 영국을 믿고 오스만튀르크(튀르키예)에 대항했으나 1923년 로잔 조약으로 이 약속이 폐기됐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이란 또한 이라크 독재자 사담 후세인으로부터 탄압받던 이라크 내 쿠르드족을 지원하며 이라크 내 사회 분열을 부추겼다. 전쟁이 끝나자 이란 또한 쿠르드족을 외면했다. 쿠르드족과 이란의 갈등은 제2차 세계대전 때부터 본격화했다. 쿠르드족은 당시 옛 소련의 도움으로 1946년 초 이란 북서부 마하바드 일대에 최초의 쿠르드족 자치 공화국이자 소련의 위성국가 성격이 강했던 ‘마하바드 공화국’을 건립했다. 다만 이 공화국은 같은 해 이란 정부군에 의해 붕괴됐다. 마하바드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이었던 카지 무함마드 또한 처형됐다. 그럼에도 쿠르드족은 최근 ‘히잡 의문사 시위’ 등 이란 내 반(反)정부 운동의 핵심 세력으로 부상했다. 2022년 9월 당시 22세이던 쿠르드 여성 마사 아미니는 친척을 보기 위해 고향인 이란 쿠르디스탄주 사케즈에서 수도 테헤란을 방문했다. 그는 테헤란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 경찰에 구금당했고 사흘 후 의문사했다. 이에 반발해 촉발된 시위는 이란을 넘어 전 세계로 번졌다. 이란 내 쿠르드계 정당들은 지난해 12월 28일부터 고질적인 경제난에 항의하기 위해 발발한 반정부 시위에서도 서로 연대하며 무시할 수 없는 정치적 세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쿠르디스탄 민주당-이란, 쿠르디스탄 자유생활당 등 쿠르드계 주요 정당 5곳은 현 이란 정권의 전복 및 자치권 확보를 위해 ‘이란쿠르드정치세력연합(CPFIK)’을 결성했다. 이스라엘은 주변 이슬람 국가에 대항하기 위해 1960년대부터 쿠르드족을 지지했다. 이들이 거주 중인 이슬람 국가의 정부와 계속 갈등을 벌일 수 있도록 무기와 재정 지원 등을 한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017년 “쿠르드족의 독립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이라크 쿠르드족 반군 수천 명이 이란으로 건너가 지상 공격작전을 개시했다고 미국 폭스뉴스가 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여기에 쿠르드족 반군이 “미국으로부터 지원 요청을 받았다”고 밝히며 이들의 개입 수위가 이번 전쟁의 확전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된다.이란계 산악 민족인 쿠르드족은 ‘세계 최대의 나라 없는 민족’으로 불린다. 기원전 3세기부터 튀르키예 남동부, 이라크, 시리아 북부, 이란 북서부 등 중동 지역의 산악지대에 흩어져 산다. 이들은 쿠르드어를 사용하며 고유의 문화와 사회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인구는 3000~400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이 중 이란에는 전체 이란 인구의 10% 수준인 800만 명 안팎이 거주하고 있다. 쿠르드족과 이란 간의 갈등은 과거 2차 세계 대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45년 이들은 당시 이란을 점령했던 소련의 도움으로 이란 서북부에 최초의 쿠르드족 자치 공화국인 ‘마하바드 공화국’을 건설했다. 다만 1946년 1년도 채 안 돼 이란 군에 의해 멸망했다. 당시 초대 대통령이자 쿠르드족의 지도자였던 카지 무함마드마저 이란 군에 의해 처형당하며 쿠르드족과 이란 간의 갈등이 본격화한 것이다. 쿠르드족은 2020년대 이후 ‘히잡 시위’ 등 이란 반(反)정부 운동의 핵심 세력으로 부상했다. 2022년 9월 당시 22살이었던 쿠르드계 여성인 마흐사 아미니가 친척을 보러 이란 수도 테헤란에 갔다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구금당한 후 의문사한 것이다. 당시 경찰은 아미니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하지만 유족 측은 그녀가 구타로 인해 숨졌다고 반박했다. 이후 아미니의 고향인 이란 쿠르디스탄주(州) 사케즈에서 시작된 ‘히잡 시위’는 이란 전역으로 확산돼 수천 명이 이 시위에 동참했다.이어 지난해 말 경제 위기로 촉발된 이란 내 대규모 시위에서도 쿠르드계 정당이 뭉치는 등 정치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2일 쿠르디스탄 민주당-이란, 쿠르디스탄 자유생활당 등 쿠르드계 주요 정당 5곳은 이란쿠르드정치세력연합(CPFIK)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당시 이들은 “우리의 주요 목표는 이란 체계의 전복과 쿠르드족의 자치 권리 확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페인, 영국 등 유럽 주요국 지도자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공습을 위해 자국 내 미군기지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로 한 스페인을 향해 3일 “모든 교역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 2018년 6월부터 중도좌파 성향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집권 중인 스페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줄곧 반기를 들었다. 과거 중남미 대부분을 식민 지배한 스페인은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한 것,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합병 시도에 나선 것에도 거듭 불만을 표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역시 미군기지 사용 이유로 핵심 동맹인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와도 갈등을 빚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최근 수도 런던에 주영국 중국대사관을 큰 규모로 신설하는 것을 허용한 사안으로도 미국과 사이가 좋지 않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의 갈등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스페인과 교역 끊을 것”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워싱턴 백악관을 찾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서 스페인이 미군기지 사용을 불허한 것에 강한 불만을 표하며 “스페인과의 모든 교역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장에 배석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에게도 스페인과의 모든 거래를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과 산체스 총리를 향해 “끔찍하다(terrible). 아무것도 (같이) 하고 싶지 않다”며 분노를 표했다. 스페인산 상품에 대한 금수 조치 가능성을 거론하며 “당장 내일이라도 스페인과의 모든 무역을 중단할 수 있다. 나에겐 그럴 권리가 있다”고 위협했다. 산체스 정권은 최근 미군이 남부 로타 및 모론 기지에서 이란 공습을 위해 각종 비행기를 운용하는 것을 거부했다. 이 여파로 1, 2일 미 공군의 공중급유기 등 항공기 15대가 두 기지에서 철수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교장관은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필요한 사례를 제외하면 (미국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완강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의 교역 중단 위협이 알려지자 스페인 정부는 “우리는 미국의 무역 중단 조치에 대응할 수 있는 필요한 자원이 있다”며 “미국은 국제법과 미-유럽연합(EU) 간 무역 협정을 지키라”고 맞섰다.트럼프 대통령은 스타머 정권이 이란과 가까운 인도양 차고스 제도에 보유한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의 사용을 당초 불허했다가 1일 밤 뒤늦게 ‘제한적 방어’용으로 허용한 것에도 불만을 표했다. 그는 2일 영국이 뒤늦게 일부 사용을 허가한 것을 두고 “실망했다. 두 나라 사이에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 산체스, 국방비 증액-마두로-그린란드 등에 거듭 반기 산체스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 시절부터 그의 각종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의 방위비 증액을 거세게 압박하자 줄곧 “과도하다”고 비판했다.나토 통계에 따르면 스페인은 2024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1.3%를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다. 나토 목표치(최소 2%),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5%)에 크게 못 미친다. 산체스 총리는 스페인에 적정한 국방비 지출 규모는 GDP의 2.1%라고 주장하며 “5%는 우리의 복지 체계나 세계관과 양립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산체스 총리는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 때도 “미국의 일방적인 무력 사용은 중남미 전체의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정치적 해법을 촉구했다.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그린란드 병합 가능성을 거듭 언급한 것을 두고도 “영토 문제를 거래 대상으로 보는 접근에 우려를 표한다. 국제 규범과 동맹 간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페인, 영국 등 유럽 주요국 지도자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공습을 위해 자국 내 미군 기지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로 한 스페인을 향해 3일 “모든 교역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2018년 6월부터 중도좌파 성향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집권 중인 스페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줄곧 반기를 들었다. 과거 중남미 대부분을 식민 지배한 스페인은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한 것,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합병 시도에 나선 것에도 거듭 불만을 표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역시 미군 기지 사용 이유로 핵심 동맹인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와도 갈등을 빚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최근 수도 런던에 주영국 중국대사관의 큰 규모로 신설하는 것을 허용한 사안으로도 미국과 사이가 좋지 않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의 갈등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스페인과 교역 끊을 것”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워싱턴 백악관을 찾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서 스페인이 미군 기지 사용을 불허한 것에 강한 불만을 표하며 “스페인과의 모든 교역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장에 배석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에게도 스페인과의 모든 거래를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과 산체스 총리를 향해 “끔찍하다(terrible). 아무것도 (같이) 하고 싶지 않다”고 분노를 표했다. 스페인산 상품에 대한 금수 조치 가능성을 거론하며 “당장 내일이라도 스페인과의 모든 무역을 중단할 수 있다. 나에겐 그럴 권리가 있다”고 위협했다. 산체스 정권은 최근 미군이 남부 로타 및 모론 기지에서 이란 공습을 위해 각종 비행기를 운용하는 것을 거부했다. 이 여파로 2일 미 공군의 공중급유기 등 항공기 15대가 두 기지에서 철수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교장관은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필요한 사례를 제외하면 (미국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완강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의 교역 중단 위협이 알려지자 스페인 정부는 “우리는 미국의 무역 중단 조치에 대응할 수 있는 필요한 자원이 있다”며 “미국은 국제법과 미-유럽연합(EU) 간 무역 협정을 지키라”고 맞섰다.트럼프 대통령은 스타머 정권이 이란과 가까운 인도양 차고스 제도에 보유한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의 사용을 당초 불허했다가 1일 밤 뒤늦게 ‘제한적 방어’용으로 허용한 것에도 불만을 표했다. 그는 2일 영국이 뒤늦게 일부 사용을 허가한 것을 두고 “실망했다. 두 나라 사이에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 산체스, 국방비 증액-마두로-그린란드 등에 거듭 반기 산체스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 시절부터 그의 각종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의 방위비 증액을 거세게 압박하자 줄곧 “과도하다”고 비판했다.나토 통계에 따르면 스페인은 2024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1.3%를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다. 나토 목표치(최소 2%),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5%)에 크게 못 미친다. 산체스 총리는 스페인에 적정한 국방비 지출 규모는 GDP의 2.1%라고 주장하며 “5%는 우리의 복지 체계나 세계관과 양립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산체스 총리는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 때도 “미국의 일방적인 무력 사용은 중남미 전체의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정치적 해법을 촉구했다.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그린란드 병합 가능성을 거듭 언급한 것을 두고도 “영토 문제를 거래 대상으로 보는 접근에 우려를 표한다. 국제 규범과 동맹 간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부정행위가 속출하면서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했다.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7일 서울 용산구 삼경교육센터에서 ‘대학 AI 활용 윤리 지침(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간담회’을 열고 현장 의겸을 수렵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학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모여 가이드라인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김자미 고려대 교육대학원 컴퓨터교육 교수는 간담회에서 AI 활용 윤리 지침 초안을 발표했다. 초안에는 ‘학문적 진실성’, ‘인간 중심성과 책임성’, ‘투명성과 신뢰성’, ‘공정성’, ‘정보 보호 및 보안‘ 등 5대 핵심 원칙이 제시됐다. AI를 학습 과정에서 보고적 수단으로 활용하되, 기본적인 학문 윤리와 공정성을 췌손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가이드라인은 교수와 학생 모두를 대상으로 적용된다. 교수를 위한 수업·과제·평가 설계 가이드라인도 이번 초안에 포함됐다. 가령 교수는 수업 설계 시 AI의 응답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복합적이고 심층적인 질문을 제시해야 한다. 또 과제를 낼 때는 AI 활용 여부와 방식, 참고 문헌 등 생성물의 출처를 반드시 명시하도록 지시해야 한다. 평가는 오프라인 시험을 권장하되 온라인으로 할 경우 AI가 그대로 모방하기 어렵게 설계해야 한다. 또 평가에서 AI가 오용되지 않도록 학습자에게 이를 명확히 안내해야 한다고 초안은 제시한다. 이번 가이드라인 마련은 지난해 말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서울 명문대에서 AI를 활용한 집단 커닝 정황이 드러나면서 추진됐다. 정부는 교육·AI 전문가가 참여하는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이르면 올해 상반기 내 가이드라인을 완성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번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반영해 가이드라인을 보완한 뒤 각 대학에 배포할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입직 4년차인데 이미 제가 ‘왕고(참)’에요. 업무나 교육 뭐 하나 쉽게 물어볼 사람이 없습니다.”경기 남양주 한 중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박모 씨(29)는 올해 본인이 맡은 2학년 담임 중 학년부장을 제외하고 최고 연차가 됐다. 외곽 지역에 있는 이 중학교에서는 매년 5년 순환근무 임기를 마친 교사들이 떠나고 그 빈자리를 신입 교사가 채운다. 이에 중학교 내 20명 남짓의 교사 중 부장급 교사를 제외한 교사 대부분은 1~4년차다. 박 씨는 “전입 신청자가 없어서 매년 선택권이 없는 신규 교사만 오고있다”며 “고연차 교사들이 업무까지 떠맡아야 할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정주 여건이 좋은 지역에 고연차 교사들이 몰리고 신규 교사들이 외곽 지역에 배정받는 ‘교사 쏠림 현상’이 10년간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 순환전보제가 운영되고 있지만 누적 점수제 등 고연차 교사들이 전출지 선택에 있어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26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지난 10년간 교사 쏠림현상 변화 분석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2014년과 2024년 유·초·중등 교육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전국 초중고 교사 배치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다. 지역별로 서울은 초중고에서 교육지원청 간 ‘쏠림’ 격차가 10년 전과 동일하게 이어졌다. 상대적으로 근무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남성·저연차·기간제 교사가 몰린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신규 교사 비율이 10년 전 지역별로 고르게 유지됐지만 최근에는 지역 간 격차가 벌어진다. 서울 중심에 위치해 교통 접근성이 좋고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A 지역은 고경력 교사들이 몰렸다. 반면 서울 내에서 학부모의 높은 교육열로 교사의 업무 강도나 심리적 부담이 큰 B 지역과 저소득층 또는 다문화 가정 비율이 높은 C 지역은 저경력 교사와 기간제교사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일부 초등학교는 전체 교사 중 신입 교사 비율이 무려 13%에 달했다. 기간제 교사 비율이 28%까지 올라간 학교도 있었다. 다만 중등 신규 교사 비율은 10년 전에 비해 학교 간 격차가 일부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상황도 비슷했다. 충북과 전남은 성별, 경력, 학력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교육지원청 간 차이가 유지됐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교육지원청별 기간제 교사 비율 격차도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초등 기간제 교사 비율은 교육지원청별로 최소 1.8%, 최대 7.0%였으나 2024년 최소 3.2%, 최대 16.8%까지 늘어났다. 10년간 기간제 교사 비율이 약 10.0%포인트 늘어난 셈이다. 임선빈 KEDI 부연구위원은 “누적 경력 중심의 현행 전보 점수 체계에서는 고경력 교사들이 더 많은 점수를 받게 된다”며 “일정 주기나 직전 근무지를 반영하는 순환·주기형 전보 방식을 검토하거나 비선호 지역 근무 교사에게 수업시수·업무 경감, 인력 지원 등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대학을 졸업한 뒤 교단에 서야 하는 예비 교원은 전공 이외에도 여러 현장 경험을 쌓아야 한다.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교대들은 교육부의 ‘국립대학 육성 사업’을 통해 예비 교원들이 국내외 교육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실습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국립대학 육성 사업은 국립대가 국가와 지역의 교육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재정 사업이다. 교육 여건 개선을 넘어 학사 구조 전반을 학생 중심으로 혁신하는 게 목표다.● 해외 인턴십으로 교육 현장 체험 제공 서울교대는 지난해 2월 재학생 34명을 대상으로 해외 초등교육 현장을 체험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프로그램은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와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교육청, 일본 오사카교대 등 3곳을 방문하는 일정이다. 애리조나주립대에서는 여러 교사가 협력해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NEW(새로운 교육 인력·New Education Workforce)’ 모델 세미나에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애리조나주 초등학교 3곳을 방문해 수업을 참관했다. 현지 학생과 영어로 수업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았고 수업을 마친 뒤에는 현지 교사들과 질의응답을 통해 문해력과 독서 활동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이어 미국 페어팩스카운티교육청 소속 초등학교 4곳을 방문해 직접 정규 수업 실습도 진행했다. 딱지치기, 한복 접기, 공기놀이, 제기차기 등 한국 전통문화를 소개하며 글로벌 역량을 키웠다. 오사카교대 가시와라 및 덴노지 캠퍼스에서는 현지 대학 수업과 교육 세미나가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일본 다문화 교육인 ‘다문화 공생 교육’을 수강하며 일본, 대만, 캐나다 등의 학생들과 토론하며 다문화 교육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이어 ‘히마와리(해바라기)’ 특수학급을 방문해 학생들이 직접 만든 게임을 체험하는 등 특수학급에서 학생 중심 활동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인턴십 참가자들은 “교실 현장에 직접 투입돼 생생한 교육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다”며 “교육과 관련해서 국제적 흐름을 살피고 비교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전했다.● 재학생-초등학교 협력해 AI 교육 격차 해소부산교대 학생들은 지난해 8월 지역 초등학생 25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과 로봇에 대한 수업을 진행했다. 지역 내 AI 관련 교육 인프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학생들이 직접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자는 취지다. 어린이들은 1개월 동안 집중 과정으로 로봇·드론 기초 다지기, 로봇·드론 제작 및 관리, 코딩 및 문제 해결 단계 등의 과정을 이수했다. 부산교대 관계자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10차례에 걸친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미래 핵심 역량을 강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업에서 배운 기본 원리를 바탕으로 어린이들은 로봇과 드론을 제작하고 코딩까지 활용해 실제 작동되는지도 살폈다. 이후 AI 관련 경연대회와 유사한 방식으로 모의대회도 열었다. 멘토링에 참여한 학생들은 “로봇을 마음껏 만들고 조종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며 “프로그램 덕분에 로봇과 코딩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초등학생에게 진로 탐색 기회 제공 광주교대는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지역 내 초등학교와 함께 ‘예비 교사와 함께하는 성장플러스’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교대 학생들이 광주교대 목포부설초등학교를 방문해 토론형 수업 등 현직 교사들의 다양한 교육 현장을 참관했다. 초등학생 대상의 ‘광주교대로 찾아오는 진로 탐색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교대 학생들은 어린이와 함께 도서관, 박물관, 문화예술교육센터 등 캠퍼스 곳곳을 함께 탐방했고 설문과 인터뷰 등을 통해 진로 탐색을 돕는 멘토링도 했다. 광주교대 목포부설초 전교생 380여 명이 모두 참석한 ‘예비 교사와 함께하는 수학·과학·소프트웨어(SW) 축제’도 열렸다. 축제에는 수학, 과학, SW 분야별로 11개 부스가 마련됐고 교대 학생들은 초등학생이 주제별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맞춤형’ 체험을 제공했다.‘초등학생 맞춤형 학습지도 프로그램’에서는 광주교대 학생이 광주교대 광주부설초등학교 학생의 기초학력 및 생활 습관 형성을 위한 맞춤형 학습 지도를 했다. 현직 교사가 함께하는 멘토·멘티 그룹별 학습지도와 상담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멘토로 참여한 학생들은 “일대일 학습 지도를 통해 초등학생의 일상적인 학습 습관을 이해하고 동시에 신뢰와 공감을 바탕으로 한 의사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현직 교사 선배와 교류하며 진로 설계공주교대는 지난해 8월 교대 1∼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제3회 예비 교원 리더십 UP 교직 진로 설계 캠프’를 개최했다. 공주교대 관계자는 “예비 교원이 갖춰야 할 교직관을 확립하고 교직 진로 목표 설정을 통한 동기 부여, 교직 다양성에 대한 이해도 향상 등을 지원하기 위해 캠프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캠프에는 교육 행정가, 교수, 교사 등으로 현재 재직 중인 졸업생들이 강사 등으로 참여해 교육 현장에서 느낀 경험을 공유했다. 이 외에도 학생들과 관련된 일화로 소설, 영상학습자료 등을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도 연사로 참여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은 “현직에서 활동하는 선배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질의응답을 통해 생각의 폭이 넓어졌다”며 “미래를 위해 더 열정적으로 더 많은 경험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경북의 한 기숙형 공립중학교는 지난해 교복값이 60만8000원에 달했다. 재킷, 조끼, 셔츠, 넥타이 같은 정장형 교복 외에도 체육복과 생활복을 반드시 사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서울의 한 공립중 교복 가격은 7만5000원에 그쳤다. 정장 교복을 아예 없애고 후드집업으로 간소화한 데다 체육복이나 사복 착용도 허용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교복을 가계에 부담을 주는 ‘등골 브레이커’라고 지적한 가운데 지역별로 평균 교복값이 11만 원 넘게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별로는 가격 격차가 최대 87만 원까지 벌어졌다. 구매해야 하는 교복 품목들이 학교마다 천차만별인 데다 생산·유통 과정에서 대형 업체 중심의 독과점 구조가 계속되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교복 문화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영세·중소업체에도 참여 기회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학교별 교복값 최대 87만 원 차이23일 동아일보와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를 통해 전국 5155개 중고교(중학교 3002곳, 고등학교 2153곳)의 지난해 교복 가격을 전수 분석한 결과, 17개 광역시도의 중학교 평균 교복값은 최대 11만7627만 원까지 벌어졌다. 경기 지역의 평균 교복 가격이 34만3812원으로 가장 높았고, 광주가 22만6185원으로 가장 낮았다. 고등학교 평균 교복값도 시도별로 최대 11만600원 차이가 났다. 강원 지역 고교의 평균 교복값은 34만5018원이었고, 가장 저렴한 광주는 23만4418원이었다. 학교별 격차는 더 두드러졌다. 강원 지역의 자율형사립고의 교복값은 94만8500원인 반면 서울의 한 사립고 교복 가격은 7만4000원에 불과했다. 교복값이 최대 87만 원까지 차이 나는 것이다. 중학교도 최고 가격(경북 60만8000원)과 최저 가격(서울 7만5000원)의 차이가 53만3000원에 달했다. 현재 중고교 교복은 대부분 ‘학교 주관 구매’ 방식으로 유통된다. 학교가 직접 입찰 등으로 교복 업체를 선정하는 것으로, 정부는 고가의 교복 가격을 잡겠다며 2015년부터 이 제도를 도입했다. 여기에 전국 시도교육청 교복협의회는 매년 물가 상승 전망치 등을 고려해 다음 학년도의 학교 주관 구매 가격의 상한선을 결정한다. 올해 교복 상한가(기본 구성 1벌 기준)는 34만4530원으로 정해졌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은 중고교 신입생을 대상으로 30만∼40만 원의 교복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 후드점퍼·생활복 더하면 50만 원 훌쩍 이번 전수 분석에서도 전국 중고교의 70%가량은 교복값이 30만 원대에 몰려 있었다. 하지만 학교알리미에는 필수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동·하복 가격만 공시하는 것이어서 학생들이 많이 입는 생활복과 체육복 등을 포함하지 않은 학교가 적지 않다. 이를 감안하면 실제 학부모와 학생들이 부담하는 교복값은 40만∼50만 원대로 껑충 뛰는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8월 실시한 조사에서도 712개 중고교 중 74%가 정장형 교복과 생활복을 혼용하고 있었다. 서울의 한 고교 학부모 이모 씨(51)는 “정장 교복에다 학교 후드집업, 야구점퍼, 생활복, 체육복까지 다 사느라 50만 원 넘게 썼다”며 “정복은 아이가 입학식 때 입은 뒤 한 번도 입지 않아 헛돈을 쓴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장형 교복은 입학식·졸업식 같은 행사 때만 입고 일상 수업에서는 활동성이 높은 생활복이나 체육복을 착용하는 학생들이 대다수다. 이에 따라 학부모는 물론이고 교육계 내부에서는 불필요한 교복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도 1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지방자치단체별로 교복 지원금을 책정하고 있지만 정장 교복 외에 체육복, 생활복 등 추가 구매에 따른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에 정장형 교복이 꼭 필요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광주·구미 등에서 담합 의혹 잇따라 현재 교복 시장의 75%를 ‘빅4’ 대형 업체(스쿨룩스·아이비클럽·엘리트학생복·스마트학생복)가 점유하는 등 과점 구조가 고착화된 것도 교복값을 일정 수준으로 낮추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주문·발주부터 생산, 도소매 유통까지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이뤄져 가격 결정권이 생산자에게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담합 의혹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날 시민단체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광주 지역의 일부 중고교에서 특정 브랜드 2곳이 번갈아가며 꼼수로 교복 입찰을 받아 왔다고 지적했다. 이들 업체가 회사명과 허위 주소, 대표자명 등을 변경하는 수법으로 수년간 해당 학교의 교복 입찰을 독점했다는 것이다. 이들 업체의 입찰 금액 차이는 2000원에 불과했다. 경북 구미시에서는 6개 교복 대리점이 공동구매 입찰에서 담합 행위를 하다가 지난해 6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이들 업체는 신생 업체의 진입을 막기 위해 4년간 중고교 48곳의 교복 공동구매 입찰에서 233차례나 ‘짬짜미’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일부 업체가 독점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를 깰 수 있도록 교복 생산과 유통 역량을 가진 영세·중소업체들의 경쟁력을 더 높이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올해 고려대와 연세대 정시모집에서 취업이 연계되는 이공계 계약학과에 합격하고도 등록을 포기한 수험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급 반도체 호황으로 관련 기업 실적이 고공행진 중이지만,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선호’가 지속되면서 학생들이 대거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6학년도 정시 모집 전형에서 고려대와 연세대의 대기업 연계 계약학과 합격자 중 등록을 포기한 수험생은 모두 144명에 달했다. 이는 전체 모집 인원인 85명의 약 1.7배 수준으로, 전년(103명)보다 39.8% 늘어났다. 정시 최초합격자 대부분은 사실상 등록을 포기한 셈이다.대학별로는 고려대 계약학과 등록 포기자가 76명으로 전년(58명)보다 31.0% 증가했다. 연세대는 68명으로 전년(45명)보다 51.1% 늘어났다.기업별로는 삼성전자 연계 학과에서 전체 모집 정원 42명 중 74명(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62명·고려대 차세대통신학과 12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SK하이닉스의 계약학과인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는 모집 정원 15명 중 37명이 등록을 포기했다.이외에도 21명을 선발하는 현대자동차 연계 학과(고려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는 27명이, LG디스플레이(연세대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는 7명 모집 정원 중 6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특히 반도체 관련 학과는 업계 호황과 맞물리며 지원자가 쏠렸지만 정작 합격자 중 등록 포기가 모집 정원을 훌쩍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최상위권 합격자들이 다른 대학의 의약학 계열로 이탈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대기업들의 경영실적이 크게 좋아짐에도 불구하고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최종 선택은 매우 다른 양상을 보였다”며 “2027학년도 입시에도 대기업보다 대학 브랜드나 의학 계열에 대한 선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2026학년도 의대 정시모집에서 등록을 포기한 학생은 3개 대학의 4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자연계열에서 등록 포기가 속출한 것과 대조적이다. 19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전국 39개 의대 가운데 2026학년도 추가 모집을 실시하는 대학은 경북대, 경상국립대, 계명대 등 3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대학은 이르면 이달 20일부터 추가 모집을 진행한다. 추가 모집 인원은 경북대 2명, 경상국립대 1명, 계명대 1명 등 4명이다. 올해 의대 전체 정시모집 인원 1043명 중 단 4명을 제외하고 모두 합격한 의대에 등록한 것이다. 이번 추가 모집 규모는 지난해 8개 의대의 9명보다 55.6% 감소했다. 올해 의대 모집인원이 줄면서 합격선이 올라가는 등 의대 간 중복 합격 가능성이 줄어든 탓이다. 최상위권에서 ‘의대 선호’ 현상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입시업체 진학사가 올해 서울대 정시 지원자 3028명을 분석한 결과 자연계열 지원자 45.4%는 다른 대학의 의·약학 계열을 병행 지원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2027학년도에는 지역의사제 전형 도입으로 최상위권 수험생의 ‘서울대-의대 병행’ 지원 전략이 더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