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종합화학, 노조 파업에 맞서 직장폐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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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협상 타결안돼 15일째 파업 “울산공장 이어 대산공장도 검토”

한화종합화학(옛 삼성종합화학)이 보름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노조에 맞서 30일 결국 직장폐쇄를 결정했다. 1월 노조가 처음 설립된 지 1년도 안 돼 벌어진 일이다.

한화종합화학은 울산과 충남 서산시 대산읍 등 2곳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이번에 직장폐쇄가 결정된 곳은 울산공장이다. 대산공장은 현재 비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생산라인 가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종합화학 관계자는 “일단은 울산부터 직장폐쇄를 결정한 것이고 추후 상황에 따라 대산공장에 대해서도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종합화학은 지난해 11월 삼성그룹이 한화그룹에 매각을 결정하기 전까지 노조가 없었다. 삼성그룹의 무(無)노조 원칙 때문이었다. 한화그룹으로 함께 매각된 삼성테크윈처럼 삼성종합화학도 올 1월 노조를 설립했다. 현재 한화종합화학 직원 340명 중 205명(60.3%)이 노조에 가입돼 있다. 노조원은 울산에 140여 명, 대산에 6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올 초 이 회사 노조는 ‘삼성’에서 ‘한화’로 간판을 바꿔 다는 것에 대한 위로금 지급을 강력히 주장하면서 사측과 갈등을 빚었다. 결국 한화로의 이전이 완료된 4월 말 회사는 직원 1명당 평균 5500만 원의 위로금을 지급했다.

3월 말 첫 상견례를 시작으로 회사 역사상 첫 임금협상도 진행됐다. 사측은 ‘상여금 600%의 2년 내 통상임금 적용’ ‘일시금 150만 원 지급’ 등의 협상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노조는 ‘상여금 600%의 1년 내 통상임금 적용’ ‘일시금 300만 원 지급’ 등과 함께 임금피크제 적용 기준도 현재 만 56세에서 58세로 늦춰줄 것을 요구했다. 양측의 의견 대립이 장기화되면서 이달 15일부터는 파업에 들어갔다.

사측은 수년째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이 회사는 2012년 1073억 원의 적자를 냈고, 2013년과 지난해에도 500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봤다. 한화종합화학의 주력 품목인 고순도테레프탈산(TPA)은 최근 석유화학업계 차원에서의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될 정도로 사업환경이 어렵다.

이 회사에 따르면 한화종합화학 노조원들의 급여 및 복리후생비는 1인당 평균 9000만 원 수준이다. 1억 원 이상인 노조원도 90명 안팎에 이른다. 복리후생비 등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긴 하지만 동종 업계 수준과 비교했을 때 평균 이상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러나 노조는 올 상반기(1∼6월)에만 12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한화케미칼과 동등한 수준의 상여금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한화#노조#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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