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고속 인수 7분 능선 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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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서스-NH농협서 자금 70% 지원… “5월말께 IBK펀드와 매매계약”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이 그룹의 모태인 금호고속을 되찾아오기 위한 과정의 7분 능선을 넘었다. 금호아시아나는 박 회장과 광주일고 동문인 김영재 회장이 이끄는 칸서스자산운용·칸서스파트너스(이하 칸서스)를 주축으로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한 뒤 NH농협은행 등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금호고속을 인수하기로 했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는 ‘IBK-케이스톤펀드’(이하 IBK펀드)와 금호고속 지분 100%를 IBK펀드로부터 4000억 원 안팎에 인수하는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금호고속이 보유한 금호리조트 지분 48.8%는 제외됐다.

인수 가격을 4000억 원으로 가정해 금호아시아나는 금호고속 우선매수권을 가진 금호터미널이 1200억 원(30%), 칸서스가 800억 원(20%)을 조달해 SPC를 세우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금호터미널의 자금 사정을 고려해 1200억 원 중 700억 원을 1년 내 상환하는 긴급 대출을 통해 지원해주기로 했다. 나머지 2000억 원(50%)은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이 공동 주간사로 나서 인수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거래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실사와 자금 조달 과정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이달 말 IBK펀드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IBK펀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고만 밝혔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금호고속을 당장 온전히 되찾을 수 없는 상태에서 ‘백기사’인 칸서스가 우선 인수하도록 해 급한 불을 끄겠다는 것이다. 금호아시아나는 향후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받을 가능성이 크다.

금호고속은 그룹 지배구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그룹의 모태였다는 점에서 박 회장이 반드시 되찾아 와야 하는 회사다. 이에 올 초 금호고속 직원들은 “금호고속이 다른 기업이나 펀드에 넘어갈 것이 우려된다”며 ‘구사회’를 조직해 IBK펀드의 매각 작업을 방해하는 등 마찰을 빚기도 했다. 3월에 금호아시아나 측은 IBK펀드에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강유현 yhkang@donga.com·신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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