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취업 37개월째 감소… 길어지는 일자리 빙하기

  • 동아일보

30대 ‘쉬었음’ 11월 역대 최대
60세이상 고령층 고용은 늘어

청년 취업 줄고 10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센터를 찾은 한 젊은 구직자가 실업급여 상담 센터로 들어가고 있다. 홍진환 jean@donga.com
청년 취업 줄고 10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센터를 찾은 한 젊은 구직자가 실업급여 상담 센터로 들어가고 있다. 홍진환 jean@donga.com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가 37개월 연속 줄며 ‘빙하기’ 수준의 한파가 장기화되고 있다. 취업난이 30대까지 퍼지며 구직 활동이나 일할 의사도 없는 30대 ‘쉬었음’ 인구는 지난달 역대 11월 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10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904만6000명으로 지난해보다 22만5000명 증가했다. 이 중 지난달 청년층 취업자 수는 34만9100명으로 전년보다 17만7000명 감소했다. 청년층 취업자가 전년 동월보다 감소하는 추세는 2022년 11월부터 37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청년 취업 한파’가 3년을 넘긴 셈이다. 청년 고용률도 19개월째 후퇴하고 있다.

고령층 고용은 늘고 10일 마포구청에서 열린 ‘2026년 마포구 노인일자리 박람회’에서는 구직자들이 긴 줄을 서 있다. 지난달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가 줄며 3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자 ‘청년 고용 한파’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고령층 고용은 늘고 10일 마포구청에서 열린 ‘2026년 마포구 노인일자리 박람회’에서는 구직자들이 긴 줄을 서 있다. 지난달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가 줄며 3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자 ‘청년 고용 한파’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쉬었음’ 인구는 254만3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2만4000명 늘었다. 이 중 30대 쉬었음 인구는 31만4000명으로 역대 11월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로 나타났다. 사회 초년생이거나 가정을 꾸리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30대는 쉬었음과 실업자가 늘어나는 등 고용 불안이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체 고용시장을 견인한 것은 60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고용이 33만3000명 늘어 전체 고용 증가 폭보다도 컸다.

고용이 한파를 넘어 빙하기로 이어지는데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경영 환경 악화로 기업들이 계속 고용을 줄여온 여파가 30대 고용 불안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소비쿠폰 등 일시적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 대신 일자리가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소비쿠폰 효과 끝나자, 숙박-음식점업 취업 감소 전환
길어지는 일자리 빙하기
제조업 부진에 청년들 취업 미뤄
30대 실업자 30% 늘어 16만4000명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기준 3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고용 부진이 만성화되는 원인으로 제조·건설업 부진이 꼽힌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효과도 떨어지며 내수 경기와 직결된 숙박·음식점업마저 다시 침체됐다. 청년층의 서비스업 취업마저 다시 악화될 우려가 제기된다.

10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2만2000명 줄며 4개월 만에 감소했다. 앞서 올 7월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7만1000명 감소했다가 9월과 10월엔 각각 2만6000명과 2만2000명 늘어난 바 있다. 9, 10월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로 음식점업 고용이 증가했다가 11월 들어 다시 줄어든 것이다.

공미숙 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숙박업은 계속 좋지 않았고, 음식점업이 지난달 마이너스가 됐다”며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음식점업이 좋아졌다가 그 효과가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감소 폭 자체는 소비쿠폰 지급 이전인 7월보다는 줄었다.

건설업 취업자는 작년 동월보다 13만1000명 줄며 19개월 연속 감소했다.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도 4만1000명 감소하며 17개월 연속 줄었다. 수출 호조가 제조업 일자리 확산으로 이어지지 못한 탓이다.

8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센터에서 시민들이 일자리 정보를 열람하고 있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반년째 감소하고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구직급여(실업급여) 누적 지급액은 11조4715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2025.12.8 뉴시스
8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센터에서 시민들이 일자리 정보를 열람하고 있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반년째 감소하고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구직급여(실업급여) 누적 지급액은 11조4715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2025.12.8 뉴시스
제조업 부진은 청년들이 취업을 미루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 쉬었음을 택하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청년층 고용률은 44.3%로 1년 전(45.5%)보다 1.2%포인트 떨어지며 19개월 연속 하락세다. 전체 연령층의 고용률이 63.4%로 전년보다 0.2%포인트 상승하며 역대 11월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제조업 부진은 30대뿐 아니라 40대 ‘가장’들의 고용 불안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대 ‘쉬었음’ 인구는 역대 최대인 데다 실업자도 3만8000명(29.7%) 증가한 16만4000명을 나타냈다. 30대 실업률은 2.9%로 전년 동월 대비 0.7%포인트 올랐다. 전체 인구 실업률 2.2%보다 높은 수치다. 40대 실업자도 6000명 늘었다.

데이터처의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 올 8월 기준 30대 쉬었음 인구의 27.3%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 쉬고 있다’고 답했다. 30대 비경제활동인구 중 향후 1년 이내 취업·창업을 희망하는 비중은 46.5%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다만 데이터처는 “30대는 인구 증가 영향으로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시에 상승해 경제활동 참가율이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청년층#취업자 수#고용 한파#30대 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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