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EU의 ‘PIGS 구하기’ 시장 진정시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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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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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남부의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가들의 재무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글로벌 주식시장에 악재가 되고 있다. 긴 호흡으로 보면 이 국가들의 부도 리스크를 소홀히 넘길 수 없다. 2008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행과정에서 민간부문의 부실이 정부로 옮겨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가장 취약했던 구미권의 금융 기관들이 먼저 휘청거렸고 이어 정부 살림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동유럽권이 비틀거렸다. 최근에는 서유럽 국가에까지 옮겨지는 양상이다. 관료들이 살린 경기 회복의 불씨를 민간이 옮겨 받아 제대로 키우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경기 회복이 지지부진하면 ‘영국, 일본 등은 괜찮을까’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이들 국가의 재정적자 문제도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문제겠지만 당장은 PIGS 문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리스 포르투갈 등이 국가 부도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2008년 이후 금융위기에서 빠져나왔던 경로를 떠올려보면 중앙은행이 찍어낸 돈으로 금융 부실을 메우는 과정이었다. 이른바 대마불사의 논리가 관철됐다. 민간의 부실이 세금으로 메워지는 모럴해저드의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어차피 대마불사의 논리로 여기까지 온 상황에서 민간 금융기관보다 훨씬 파괴력이 강한 정부의 부도사태를 국제 사회가 방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남부 유럽 국가들의 부실 문제가 유로지역 내에서 해결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 4개국의 2010년 예상 재정수지 적자는 유로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7% 수준이다. 이 4개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모두 더해도 유로존 전체 GDP의 1.4% 정도다. 수습이 불가능할 정도로 부실 규모가 큰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문제 국가들의 신용부도스와프(CDS) 잔액은 1월 말부터 감소하고 있다. 극단적인 부도 위험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유로화에 대한 선물 순매도 잔액도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후의 기록에 근접하고 있다. 리먼 사태 당시에도 기축 통화인 달러 품귀로 유로화 약세가 나타났는데 현재 유로에 대한 매도 포지션 규모도 당시와 비슷하다. 이렇듯 한쪽으로 과도한 쏠림이 나타나면 시장은 반대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사례가 많았다.

2009년 상반기 이후의 경기 흐름과 자산시장의 반등은 결국 관료들이 만든 것이다. 곧 있을 유럽연합(EU) 특별정상회담과 EU 재무장관 회담에서 구체적인 지원방안이 나온다면 시장은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김학균 SK증권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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