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경기]‘경제 온도계’ 證市 훈훈… 조심스런 낙관론

  • 입력 2005년 1월 23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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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을 찾은 주부 박소정 씨(30·서울 송파구 풍납동)는 2년간 미뤄뒀던 남편의 정장을 구입했다. 요즘 백화점은 소비가 약간 살아나는 추세다. 지난해와 달리 세일 기간에 사은품을 주지 않는데도 의류, 해외 명품, 모피 등 전반적인 품목에서 매출이 6∼9%가량 늘어났다. 이에 따라 2003년 초반 이후 계속 침체 국면을 보였던 내수 경기가 2년 만에 회복 국면으로 돌아서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불러오고 있다.》

▽얼어붙은 경기, 기지개 켜나=백화점 매출은 2003년 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단 두 차례(2003년 8월, 2004년 2월)만 빼고 줄곧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신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새해 들어 증권시장의 활황세가 이어지고 백화점의 매출 증가세가 나타나면서 소비 심리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월 백화점 세일에서는 지난해와 직접 비교가 어려운 식품부문(지난해에는 세일 기간 중 설날 선물세트 판매가 겹쳤다)을 제외할 경우 오랜만에 매출이 신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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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은 세일 기간에 추위가 이어지면서 모피는 45%나 매출이 늘었고 잠바나 코트류가 잘 팔린 남성의류도 15%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은 세일 기간에 추위가 이어지면서 모피는 45%나 매출이 늘었고 잠바나 코트류가 잘 팔린 남성의류도 15%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여성 정장(17.6%), 해외 명품(19.2%), 남성 캐주얼 신사복(26%) 등에서 골고루 늘었다. 현대백화점도 여성 정장(44.7%), 남성정장(22%)뿐만 아니라 침구류 및 가전부문(25%)의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백화점 매출 증가는 지난해 말 우량 대기업들과 은행 등을 중심으로 두둑한 보너스가 지급되면서 중산층 봉급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좋아진 데다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소비 심리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승용차 내수 판매도 8만700대로 2003년 12월 대비 5.3% 늘어나는 등 오랜만에 판매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헷갈리는 경제지표=이건혁(李健赫) 재정경제부 장관 자문관은 21일 지난해 신용카드 판매 이용액 자료를 공개하고 “신용카드를 이용한 판매가 3분기(7∼9월)부터 서서히 좋아지다가 4분기(10∼12월) 들어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소비 침체의 핵심 요인이었던 신용카드 거품이 어느 정도 걷히고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이 회복되고 있다는 청신호라는 것.

그러나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산업 활동 동향’에 따르면 소매 판매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도 뚜렷한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이승우(李昇雨)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경제지표가 그동안 부정적인 것만 나오다가 긍정적인 지표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 의미 있는 변화”라고 설명했다.

▽아직 갈 길은 멀다=일부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다소 회복되고는 있지만 전반적인 소비 심리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04년 12월 소비자 전망조사’에 따르면 12월 소비자 기대지수가 85.1로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소비자 기대지수는 현재와 비교해 6개월 후의 경기나 생활 형편, 소비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 심리로 100을 넘으면 긍정적으로 보는 가구가 많다는 의미다.

결국 소비가 전반적으로 활기를 띠기 위해서는 ‘투자 활성화→일자리 창출→가계소득 증가→소비 활성화’라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는 것이다.

공종식 기자 kong@donga.com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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