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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3월 20일 1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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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그로폰테 교수는 20일 오전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새 디지털시대’를 주제로 강연회(포항제철 고려대 한국전산원 공동주최·동아일보사 KBS 정보통신부 후원)를 갖고 디지털 기술문명이 몰고 올 미래의 변화를 이같이 예측했다.
이날 강연회는 김정배 고려대총장, 김광웅 중앙인사위원회위원장, 오광석 한국전산원기조실장을 비롯해 학생과 일반인 등 1000여명이 인촌기념관을 가득 메우는 성황을 이뤘다.
다음은 강연 요지.
▼ 후진국 정보화 매우 빨라 ▼
▽틀린 예측〓많은 전문가들이 2003년 세계 전자상거래의 50%가 미국, 40%가 유럽, 5%가 일본과 한국에서 이뤄지고 나머지 5%가 후진국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머지 5% 나라의 정보화가 아주 빨리 발전하고 있어 이 예측은 틀렸다.
멕시코의 인터넷 사용자는 30만명이라고 한다. 그러나 멕시코에서는 평균 6명이 돈을 모아 한 계좌를 사서 인터넷을 사용하므로 정확하게는 180만명이다. 즉 우리가 정보화 후진국이라고 꼽는 나라들은 독일 영국 등 선진국보다 변화를 쫓기 위해 더 노력하고 있다.
이는 후진국의 닷컴 회사들이 선진국의 대기업을 추격하는 모습에서도 알 수 있다.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 같지만 후진국의 닷컴회사가 직원 2명을 두고도 선진국에 진출하는 것에서도 벌써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정보화의 걸림돌〓과다한 컴퓨터 구매비용이 문제다. 특히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불필요한 옵션을 제품에 넣어 값만 높이고 있다. 단순하고 값싼 소프트웨어가 공급돼야 컴퓨터가 더 보급될 것이다. 그리고 비싼 통신비용과 통일되지 못한 전자상거래 지불수단이 해결되지 못하면 정보화는 늦어질 수 밖에 없다.
▼ 과다 비용 정보화 걸림돌 ▼
▽일상생활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전자상거래가 보급됨에 따라 소매상으로 대표되는 중개인이 없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제조업체가 소비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소비자가 왕’인 이상을 실현시키고 있다.
4년전까지 대학 졸업생의 90%가 대기업에 취업하던 현상이 이제는 90% 이상이 창업하거나 작은 회사로 진출하고 있다. 부모들은 ‘모험’이 아니냐고 생각하지만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이들이 잃으면 얼마나 잃겠는가. 이는 젊은이들이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게 됐다는 뜻이다.
▼ 대졸 90% 벤처-창업 도전 ▼
▽비타민처럼 먹는 컴퓨터〓앞으로 10년이 지나기 전 우리는 알약 크기의 컴퓨터를 매일 한알씩 먹을 것이다. 그러면 의사는 환자의 기억에 의존해 진단을 내리던 것에서 벗어나 컴퓨터에 저장된 맥박수 심전도 등 정보를 바탕으로 더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꿈이 아니라 벌써 우리 주변에 다가오고 있는 현실이다. 냉장고 세탁기 장난감 등 우리가 쓰는 모든 것에도 아주 작은 컴퓨터 칩이 들어가 더욱 사용이 편리해질 것이다.
<김호성기자> 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