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亞위기 공동대처」기틀 마련

입력 1998-11-18 19:54수정 2009-09-2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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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聯 전통의상 입은 정상들
18일 폐막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의 핵심의제는 아시아 금융위기 극복 및 경제회복이었다. 정상선언문 내용도 주로 이에 관한 것이었다.

이는 회원국들이 아시아 일부 국가의 금융위기가 개별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회원국 공동의 문제, 나아가 범세계적인 문제로 인식하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한국대표단이 가장 큰 성과로 꼽는 것도 이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정상선언문에 반영시킨 점이다. 실제로 김대통령이 선도연설에서 제안한 내용의 대부분이 정상선언문에 포함됐다.

김대통령의 제안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아시아 금융위기 극복 및 경제회복을 위한 확실한 처방을 내놓지 않는다면 APEC의 유용성과 신뢰성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공감대가 이미 회원국들간에 꽤 무르익어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선진국과 개도국간 입장차이로 공론화가 지지부진했으나 김대통령과 한국대표단이 강력히 이를 주장하고 나서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먼저 금융위기국가의 철저한 구조개혁과 자구노력을 촉구하고 시장개방을 역설하면서 작년 밴쿠버회의에서 합의한 조기자유화(EVSL)의 이행지연에 강한 유감을 표시함으로써 선진국 정상들의 호감을 샀다. 제니 시플리 뉴질랜드총리는 선도연설을 통해 한국의 무역자유화노력을 평가했다.

김대통령은 아시아 금융위기 극복 및 경제회복을 위한 경제강국들의 협력 확대와 함께 투기성 단기자본에 의해 선의의 피해를 본 나라에 대한 지원체제 강화 등을 촉구함으로써 개도국의 어려움과 불안을 대변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아시아 경제회복을 위한 회원국들의 공동노력 프로그램이라는 ‘공동선’을 제시함으로써 선진국과 개도국을 한데 묶을 수 있는 틀까지 마련했다.

김대통령의 제안은 우선적으로 한국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한국 수출의 50%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시장이 활기를 되찾아야 한국경제도 되살아난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경제침체에 따른 보호주의 강화로 아시아시장의 문이 좁아질 경우 뼈를 깎는 내부 개혁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의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정상선언문의 이행을 담보할 수 있는 확실한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김대통령이 실효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강조하면서 재무장관회의를 가동시켜 합의사항의 즉각적인 이행체제 마련을 지시하자고 제안한 것도 이 때문이다.

〈콸라룸푸르〓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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