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계는 한국의 경제위기가 18일과 19일이 고비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유는 두가지다. 18일은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에 대한 제2차 금융지원액 35억8천만달러를 원래 계획대로 줄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날이다. 이날은 또 한국에서 대통령선거가 있다.선거 결과는 19일에 나온다. 두가지 모두 위기해소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돼 있다.
IMF의 2차 지원은 그냥 주는게 아니다. 1차 지원액 55억6천만달러가 제대로 쓰였는지, 한국정부가 IMF와 약속한 구조조정을 잘 이행했는지 등을 따져보고 준다.
따라서 18일에 2차 지원분이 순조롭게 승인된다면 이것은 곧 IMF가 한국정부의 조건 이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신호가 된다. 이같은 신호는 한국에 대한 국제 신인도를 높여 투자자들의 발길을 되돌리게 하고 외환시장의 안정을 회복하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통령선거는 정치적 불확실성을 제거해 줌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회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 대통령과 차기정부에 대한 윤곽이 잡히면 예측가능성이 생기고 투자여건은 그만큼 좋아진다. IMF의 미셸 캉드쉬총재도 선거를 지켜보고 나서 모종의 성명이나 논평을 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단서가 붙는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새 대통령, 더 정확히 말하면 대통령 당선자가 IMF가 제시한 조건들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즉각 보여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국제금융연구소(IIF)의 한 관계자는 그 방안의 하나로 선거가 끝나자마자 대통령당선자는 차기 정권에서 경제정책을 주도할 사람을 특사로 워싱턴에 보내 클린턴 대통령, 캉드쉬 IMF총재, 로버트 루빈 재무부장관 등에게 「IMF와 한 약속을 충실히 지키겠다」는 내용의 친서를 전달토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정부와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대통령선거부터 취임식까지의 정권 인수기간이 약 70일로 너무 길어 불필요하게 위기를 장기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