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밟는 소리 등 청각 자극으로 심리 안정 주던 ASMR, 영역 넓혀
소리 들으며 자유로운 상상 가능
“음악과 영역 구분도 점점 사라져… 자신과 관련성 느끼며 위안 얻어”

ASMR(자율 감각 쾌락반응)가 진화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2010년대부터, 국내에서는 5, 6년 전부터 인기를 끈 ASMR는 청각 자극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콘텐츠 장르다. 기존에는 낙엽 밟는 소리나 빗소리처럼 듣기 좋은 소리만 모아서 반복하는 콘텐츠가 주류였으나 최근에는 이야기와 결합하며 경계를 넓히고 있다. 주로 팬 층이 두꺼운 인기 영화나 소설에서 소재, 장면, 모티브 등을 가져와 일종의 ‘세계관’을 구축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시청자들은 이를 하나의 놀이로 여기며 소리의 마력에 빠져들고 있다.
유튜브 채널 ‘Tigger ASMR’에 올라온 한 콘텐츠는 언뜻 들으면 책장 넘기는 소리, 필기소리만 가득한 일반 도서관의 백색 소음과 크게 다를 바 없다. 하지만 해리포터 호그와트의 자습실을 소리로 구현했다는 설정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채널 운영자는 ‘투명 망토를 쓰고 공부하는 소리’ ‘필치 아저씨 발자국 소리’처럼 소설 속 구체적 장면과 소리를 연결지어 설명했다.
유튜브 채널 ‘낮잠 NZ Ambience’의 운영자는 몰입감을 위해 직접 쓴 짧은 소설을 덧붙였다. 시청자들은 소리를 들으며 이어질 소설 줄거리를 상상해 댓글로 적는다. 운영자는 “원본이 없는 순수 창작물이다. 판타지 세상의 이야기를 담은 편안한 소리를 만든다”고 밝혔다. 일부 시청자들은 “중세 시대 연회장에서 나와 분수대 앞에서 달을 바라보는 장면의 소리를 제작해달라”고 구체적인 요청을 하기도 한다.

ASMR 트렌드를 포착한 콘텐츠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해 유명 애니메이션 속 대사와 음악을 소음으로 대체한 영상 시리즈 ‘제니메이션’을 내놨다. 음악업계가 생활잡음, 공업소음 등을 음악에 활용하는 ‘앰비언트 뮤직’을 활발히 제작하면서 음악과 ASMR의 경계도 희미해지고 있다.
ASMR 콘텐츠의 성패는 상상력과 결합한 소리가 얼마나 공감을 얻느냐에 달렸다. 심재웅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듣기 좋은 소리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까지 깃든 신선한 콘텐츠를 찾으면서 ASMR도 진화한 것”이라며 “오디오북처럼 듣는 콘텐츠의 성장과 맞물려 ASMR는 취향에 맞게 세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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